무너져서 사는 것도 나름 괜찮은 삶이다. 아무 말 없는 바다를 향해 혼자 걷는 법도 다독이는 법도 키워야 하니까. 괜찮은 삶일까? 천문대에 올라가 그토록 밝은 별을 볼 때 잊을 수 없었다.
그런 순간도 무너지게 만든다.
부서지는 것도 나름 괜찮은 법이다. 사람은 다 행복하고 불행하고 우울한 법이니까 너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마음먹을 수 있다. 네 잘못이 아니니까, 너무 힘들면 바다에 잠겨 울음을 그치지 않는 방법도 괜찮다. 썩 내일의 얼굴이 부어있겠지만 얼음 하나면 되지 않겠는가. 자신과 타협하면서 무뎌지는 게 나이를 먹는구나, 아니 이렇게 사는 것이 맞나? 하면서도 이만한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포기는 하지 마라. 이건 너무 명령형이지? 포기는 하지 말아 줘,
포기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줘.
나도 포기하지 않아서 십 년이나 더 살았어, 슬픔이 목에 매달려 숨이 가쁠 때 난 웃었지.
내가 포기라는 걸 용기 내서할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
포기라는 건, 네가 온전히 무너지겠다는 약속과 같으니 포기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준다면 언제든지 떠나지 않고 네 곁에 있어줄게. 나의 소울메이트,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서로 꺼내는 말. "나 잘 지내지"라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슬프지만, 견딜 줄 아는 이들이니까 눈물을 삼키고 "좋네"라고 말해줘. 이별은 늘 안타깝고 슬프고 무너지기 마련이잖니.
마음이 불안하고 두려운 친구에게 운동을 배워봐, 등산을 가봐, 게임해볼래, 등의 말을 해. 취미 생활을 만들어봐.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봐. 무뎌지면 한없이 괴로움뿐일 거야. 불안하고 두렵다는 친구를 보면서 난 부럽더라고. 그 감정에 솔직하고 느낄 수 있는 법이니까. 공허해지고 체념을 하는 감정을 느끼지 않아서, 아직 거기는 아니구나, 너의 감정을 잘 헤쳐나가고 있구나, 조금 기특해.
나의 사람들에게.
제 외면은 다정할지 몰라도 제 글이 퍽이나 다정할지는 모르겠어요. 다정하다고 해주시는 분도 계시지만, 제 글은 본디 내 글을 읽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하나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서라도 삶을 부여잡기를,라는 마음으로요. 저도 언제 올지 모르는 사랑을 기다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