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판

by 민지

센 바람이 불듯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타고 싶은 목소리를 낸다
발판과 최대한 가까이 붙여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모양을 잡아본다
일제히 뒤를 바라보는 캥거루가 된다

뒷좌석에 태우기 위해
버스 안 손님…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모여
삼삼오오 입석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어디에 잡아야 할지 몰라서 서성거리는 와중에도
잘 사용하지 않는 터에 삐걱거리는 발판도
들어 올리는 여러 힘도 만들어
그가 들어온다

죄송합니다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기사의 작은 목소리

우리는
드는 방법은 모르면서 이렇게 해야 하는
마음은 다 알아서
태웠다는 안도감이 기쁨으로 에워싼다

잠시 심장이 말캉해진 기분이야
미세한 펄럭거림이 자리 위로 둥둥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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