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입원 6개월 뒤(후기 아님)

분노의 5단계 - 그리고 반성의 시간

by 똑똑한호구

산부인과 두 번째 입원을 경험하고 나는 내 건강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그동안 소홀했던 나를 돌아보고 내 건강에 도움이 되고자 1일 만보 걷기를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완수했다.


지난해 시술을 위해 산부인과에 입원했을 때 실손보험이 있으시면 청구하시라고 병원에서는 이것저것 관련 서류를 준비해 주었다.


시술이 끝난 뒤 비용을 카드로 결제하려고 했을 때 카드 한도가 작아서 카드사에서 한도 증액을 한 다음에야 결제가 되는 것을 겪고, 또 받아 든 병원에서 준 서류를 제출할 보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나 자신. 나는 이렇게 허술하게 엉터리처럼 살았더랬다.


물론 나중에 뉴스에서 하이푸 시술의 경우에 실손보험 청구 시에 보험회사에서 보험청구를 반려했다는 것을 보긴 했지만 여태까지 실손보험 하나 없이 살았던 나 자신을 반성하면서 이제라도 실손보험을 들어보려고 했다.


어찌어찌해서 상담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상담사: "고객님 지난해 하이푸 수술하셨잖아요 그래서 할증(?)이 붙어서 매월 8천몇백원이 추가되세요."

나: "네? 지난해에 한건 수술이 아니라 시술인데요. 그리고 보험청구한 것도 아니구요."

상담사: "고객님 하이푸 수술 그거 자궁근종 때문에 하신 거죠~ 그 하이푸 수술을 왜 하신 거예요?"

나: "제가 불편해서 한 거죠."

상담사: "그러니까 자궁근종이 커지면 어떻게 돼요? 암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 수술하신 거잖아요. 그래서 보험료가 더 올라가요."


읭??? 자꾸 시술을 수술이라고 하시는 상담사분의 말이 거슬리기도 했지만 근종이 암이 된다고 하는 말에서 급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의사 선생님도 그런 말이 없었는데 왜 보험회사에서 암이란 말을...ㅠㅠ


나:"저... 그런데 제가 암 같은 진단을 받고 한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수술도 아니고 시술이구요, 근종을 제거해서 리스크를 제가 없앤 건데 왜 보험금이 더 올라가요?"

상담사:"고객님 저는 회사에서 심사결과 받아서 그냥 말씀드리는 거예요. xx 보험사 심사결과고요, 이렇게 말해도 고객님 받아들이기 어려우실 테니까 다른 보험사에도 한번 알아보시겠어요?"


분노의 5단계(five stages of grief):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거론한 죽음과 관련된 임종 연구(near-death studies) 분야의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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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노의 5단계 중에서 나는 부정, 분노를 거쳐 타협상태에 와 있었던 것 같다.

노련했던 상담사분은 그런 나를 빛의 속도로 알아본 것 같다. 어차피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으니 그냥 다른데 알아보란 얘기...


나는 바로 알아봐 주신 상담사분께 감사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수용의 단계까지 오는데 1~2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난 자동차보험처럼 사고가 나고나면 그 이후부터 보험료가 오르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람은 자동차가 아닌데 말이지.


다른 보험사를 더 알아볼 수 있겠지만 우선은 수용 및 포기의 단계에 이르러 오늘은 반성으로 마무리한다.


노련했던 상담사분이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 시간낭비 하지 않게 쾌속으로 마지막단계에 이르게 한 부분에서 다시 한번 감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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