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직 실패기(3)

업계 1위는 원래 이런 거예요?

by 똑똑한호구

그 후로 나는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 잘못 온 이메일을 보지 못했을까...?? 이 바보야... 이 멍충아... 머리를 쥐어뜯어가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내 잘못만은 아니어서 그랬던 것인지 2~3주 정도 머리를 쥐어뜯은 뒤에 그 회사 인사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고 그 no-show를 일으킨 이후 약 한 달쯤 뒤에 다시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정말이지 일정을 잡은 이메일이 왔을 때, 두 번 보고 세 번 보고 이메일을 몇 번을 다시 열어봤더랬다.


그리고 드디어 그렇게 힘들게 잡힌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총 4명의 외국인이 1시간 동안 소위 압박면접을 진행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온 기가 다 빨려서 녹초가 되었다. 물론 시작은 지난번 노쇼가 된 사건을 사과하는 것부터였으니 어쩌면 녹초가 된 게 당연한 걸지도.


면접의 마지막 무렵에 assginment를 주겠다고 Region manager라는 사람이 말했다. Assignment??? 내가 잘못 알아들은 건 아니지?? 이미 들어간 것도 아닌 후보자에게 숙제라니? 입사 후 90일 이내의 모습을 assignment로 내라고 했다. 일단 알았다고 하고 면접을 끝냈다.


다음날 출근해서 밀린 업무를 하고 있는데 그 회사 인사부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assigment를 내란다. 목요일 오후에 전화해 놓고 금요일까지. by Friday??라고 했더니 주말까지 써서 내도 된다고 했다. 야근이 일상이었던 시절,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던 나는 토요일 학교수업이 끝나고 일요일에 컴퓨터 앞에 앉아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게 assignment라는 걸 만들어서 제출했다. 도대체 이런 걸 왜 내라는 거냐는 질문을 수백 번씩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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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2차 면접의 요청이 왔는데 이번엔 면접이 가능한 많은 날을 알려 달라고 했다.

그때 내 추측은 이미 현업 4명의 면접은 봤으니 높으신 분 면접 스케줄 잡느라고 가능한 시간을 최대한 많이 달라고 하는가 보군...이었고 그래서 3개 정도 휴가가 가능한 날을 줬더니... 이게 무슨 일... 4번의 각기 다른 면접자와 30분씩 3일 모두 면접을 잡은 스케줄이 넘어왔다.


할 수 없이 3일을 쪼개서 반차를 쓰는 방식으로 2차 면접을 4번에 걸쳐서 zoom으로 완료해야 했다. 잦은 휴가가 눈치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대학원 때문에 휴가를 내는 일들이 빈번해선지 주변 사람들은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다.


1차 면접 때에는 그다지 내가 면접을 잘 본 건지 어쩐 건지 알 수가 없었는데 2차 면접은 훨씬 수월했고 심지어 그중에 나와 같이 일했던 동료를 이번에 채용한 사람도 있었다. 레퍼런스를 이미 확인한 상태고 걱정할 게 없다는 인상 좋은 영국의 매니저 덕분에 2차 면접은 점점 이러다 이직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모든 면접이 끝나고 일주일쯤 지났을 때 그 회사의 공식계정으로 이메일이 왔다. 너와의 시간이 좋았고 좋은 기회에 다시 만나자는..... 힘 빠지는 없는 탈락!!! 이메일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들이 나를 먼저 찾아냈고 인터뷰를 제안했고 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면접을 5번이나 봤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탈락이라니...


대체 나 말고 누가 된 거야?!!! 이게 말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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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유가 뭐야???!!!


이유는... 있었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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