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gDu Apr 25. 2023

누구나 잘못은 하지. #1

중요한 건 뒤가 아니라 앞을 봐야 하는 거야.

창문을 닫자 집안이 조용해졌다. 밤의 소리는 더 이상 그에게 닿지 못했다.

평소에 창 밖 풍경을 굉장히 좋아했다. 가만히 앉아 밖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집을 오게 된 이유도 창 밖의 풍경 때문이었다. 왕복 3시간 거리의 출퇴근을 할 만큼 이 풍경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

블라인드를 내려 창 밖 풍경을 가렸다.

소리하나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완벽한 어둠. 


그는 컴퓨터를 켜 무엇인가를 찾았다. 한참을 찾은 끝에 컴퓨터 스피커에서는 피아노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피아노 소리가 고요한 방안을 서서히 채워 나갔다.

마음에 들었는지 컴퓨터를 향했던 몸을 의자에 편한 자세로 기대 본다. 눈을 살짝 감고 생각에 잠긴다.

'위잉~ 위잉~'

핸드폰을 울리는 알람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생각에 집중했다.


난 항상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맡겨진 일은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다.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모든 것이 욕심이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욱 욕심을 냈다. 그 욕심에 나는 몇 번이고 스스로 무너져야 했다. 지금은 더 이상 예전처럼 욕심을 부리지 않지만 과거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결국 내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다. 나였으면 그런 연락을 받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그래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한 거야.'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컴퓨터 스피커에서 들리던 피아노 소리는 끝난 지 오래였다.

그는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창문을 가리던 블라인드를 올리고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바깥공기가 그를 감싸 안았다. 밖의 시끄러운 소리들도 기다렸다는 듯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야경도 이에 질세라 창문 너머 그를 비추고 있었다. 고요하던 방안이 시끌시끌 해졌다.


그는 자책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일은 이미 벌어졌고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자. 지금부터 그런 행동은 하지 않으면 되는 거야. 배려는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 먼저야. 내 마음이 먼저가 아니야.', '방법 따윈 없어, 그냥 하면 돼.' 그가 조용히 속삭였다.

작가의 이전글 내리는 눈에 보이는 어린시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