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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gDu Jan 15. 2023

내리는 눈에 보이는 어린시절

포근한 햇살에 함께 어린 시절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자고 일어나니 밤새 온 눈에 창밖 풍경이 온통 하얗게 변했다. 하얗게 덮인 눈을 보니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어린 시절 겨울이면 마당이 하얀 눈으로 가득했다. 밤새 내린 눈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아침을 먹기도 전에 마당에 있는 눈을 쓸며 한 곳으로 모았다. 아침을 먹고 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놀이의 시작 었다. 옷을 두껍게 챙겨 입고 삽 하나 들고 동네 골목골목 눈을 치우러 다녔다.

눈이 오는 날이면 하루 종일 밖에서 놀아도 힘든 줄 몰랐다. 동네 친구들과 산으로 썰매를 타러 다니고 눈을 모아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했다. 꽁꽁 언 저수지에서 스케이트를 타기도 했다. 넓은 논은 우리가 뛰어 놀기 딱 좋은 놀이터였다. 눈이 오고 난 다음날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 햇살도 따듯해서 놀기 딱 좋았다.

유난히 눈이 많이 오고 바람까지 부는 날에는 밖에 나가서 놀 수 없었다. 그런 날에는 집안에서 엄마가 구워주신 고구마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 집 마당에는 장독대를 묻어 뒀었는데 겨울철이면 엄마가 동치미와 김치를 넣어두곤 하셨다. 눈 오는 날 군 고구마에 장독대에서 꺼낸 동치미와 김치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나도 어린 시절은 사진을 보고 있는 것처럼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지금은 어린 시절처럼 눈이 많이 오지 않아 많이 아쉽다. 눈이 오더라도 금방 녹아버려 눈이 온 풍경을 즐길 시간도 없다. 그래서인지 눈이 오면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평소보다 더 많이 든다. 한순간이라도 더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일까.

이번에 내린 눈은 사진을 찍기도 전에 다 녹아 없어져 버렸다.

언제쯤 다시 눈이 올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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