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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 이명지 Jun 12. 2022

육십, 다시 소녀들의 미국 수학여행 (1)

ㅡ오클라호마에서

2022년 5월 28일. 코로나의 경계를 뚫고 출국했다.

"코로나, 니 아무리 극성 부리봐라! 우리를 막을 수 있나?"


3년 전에 계획했던 여고 친구들과의 미국'수학여행'을 코로나로 인해 두 번이나 연기하고 3년 만에야 겨우 떠나게 됐다.

감사하고 설레고 조심스럽고,

그리고 엄청 힘들었다.

코로나 시국에 미국 입국은 입국 서류가 실로 까다롭고 많았다.


 한국에서 7명의 친구들이 미국인과 결혼해 오클라호마에서 사는 친구네에서 합류해 모두 9명이 미국 서북부 8개 주를 한 달 동안 버스 투어 하는 계획이다.


그렇게 우리 7명은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한껏 설레는 친구들의 표정만은 여고적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떠날 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여행을 위해 우리는 예행연습으로 국내 여행을 짧게, 혹은 길게 여러 차례 했다. 여행 케미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여행 케미가 맞지 않으면 서로 힘들 수 있어 서로의 취향을 미리 알면 배려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러다 보니 여행에 대한 기대치나 설렘이 더 커졌다.

 인천공항~달라스(13시간 )~오클라호마(1시간)

갈아타는 시간까지 합해 거의 하루가 걸려 목적지인 친구가 있는 오클라호마 시티에 도착했다.


 긴 여정 동안 지칠 만도 한데 육십 대의 소녀들은 끊임없이 재잘대며 설렘에 들떠 있었다.

비록 약 봉지만 한 보따리씩 안고 온 나이지만 우리들의 열정을 누가 막으랴!


 드디어 친구 부부와 합류하니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친구 남편 마이크는 미리 15인승 미니 버스를 렌트해 공항으로 몰고 왔고, 각자 두 개씩인 무거운 캐리어를 씩씩하게 모두 실어줬다.

누구는 친구 남편이 팔 선녀를  거느리고 한 달을 산다고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고 했지만,

우리 마음은 한 명의 보디가드가 팔 공주를 모시고 가는 형국이라 미안하고 고맙고 짠했다. 하지만 마이크는 유쾌하고 즐겁게 우리를 맞았고, 내 친구인 자신의 아내에게 "당신이 즐거우면 자신도 행복하다."라고 했다 한다.

크아! 이게 미쿡남자 클래스인가?


아무튼,

우리는 친구네 저택으로 입성했다.

친구가 준비한 한국식 저녁식사를 맛있게 하고 나니 긴 비행으로 울렁거렸던 속이 말끔히 가라앉았다.

 그렇게 첫 밤을 자고, 다음날 시차로 인한 졸음을 쫓기 위해 근처 아웃렛을 잠시 쇼핑했다.

긴 여정의 시동을 거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나이다.

충분히 쉬고 적응해서 천천히 떠나는 일정으로 잡았다.


 저녁을 먹고 리조트 같은

친구네 마을길 산책을 나섰다. 산책 나온 마을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도 나누며 여전히 청순 발랄한(*딴지 걸지 마시라! 우린 진짜 딱 이 마음이니) 육십 대 소녀들의 동네 한 바퀴를 했다.


기대해 주시라!

이 소녀들의 여정을~♡


#육십  #여고 #미국 #달라스 #오클라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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