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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 이명지 Jun 14. 2022

육십, 다시 소녀들의 미국 수학여행 (2)

ㅡ밥 잘해주는 예쁜 친구

ㅡ뉴멕시코를 향하여

2022.06.03


 오클라호마 친구집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충분한 휴식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 함께 있기만 하면 무조건 즐겁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와 파안대소, 울다가 웃다가 한 우리들 똥꾸멍엔 털도 많이 났지싶다.

 첫사랑 남학생 얘기는 가슴에 묻은 지 옛날이지만, 자식자랑 손주자랑도 기꺼이 들어준다. 이건 중요한 문제다. 기꺼이 자식자랑을 들어줄 수있는 친구야말로 진짜 친구다.


 함께 지내다 보니 각자의 달란트가 빛을 발한다. 우리는 매일 파티같은 요리로 식사를 한다. 이 요리는 우리의 벨쉐프가 담당한다. 우리 친구 벨쉐프를 소개하자면, 이름에 '종' 자가 들어있어 우리가 벨쉐프라 부르는데, 궁중요리 전문가로 16년 요리강사 경력자다. 생각해 보시라!

우리가 먹는 요리의 클래스를!

 친구는 기꺼이 주방을 꿰차고 우아한 손길로 환상적인 요리를 해준다. 도착한 다음날 장을 봐 와 김치를 담궈줬다. 육십 평생 김치를 먹고 살아온 우리들도 이렇게 맛있는 김치는 처음이라 이구동성이었고, 김치를 못 먹는다던 미국친구 남편 마이크도 김치를 흡입하는 수준으로

즐겨 먹었다.

 벨쉐프의 손끝은 어떤 반찬도 요리같이 만든다. 심지어 멸치 볶음, 오징어 볶음은 물론 감자를 쪄줘도 그 맛이 환상이다. 그래서 매끼니 요리 교실이다. 우리는 한 수 가르침을

받으며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제 친구가 해준 삽겹살 야채찜에 레드와인을 곁들여 먹으며 우리는 황홀한 기분이 되어 진심으로 찬사했다. 마이크는 매일 이런 고급진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엄청

행운이라고 말했다.


 벨쉐프가 우리를 감동시키는 데는 단지 탁월한 요리맛 뿐이 아니다. 친구들을 위해 기꺼이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을 누비며 정성을 다해

요리를 하고, 맛있게 먹어주는 우리들을 흐뭇해 하는 우리의 벨쉐프. 나는 가끔 그녀에게 "엄마, 밥 주떼요!"하고 혀 짧은 소리를 낸다.

그녀의 밥은 우리 엄마 밥 같아서, 진심 마음의 살까지 토실토실 차오르는 것 같아서...


 시차를 완전히 극복한 우리들은 친구네 썬룸에서 드레스 포토데이를 하고, 최상의 컨디션 상태로 드디어 뉴멕시코를 향하여 10시간의 자동차

여정에 나섰다. 밥 잘해주는 예쁜 친구가 만든 김치와 반찬을 바리바리 싣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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