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가 내게 준 선물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어느덧 6개월이 되어 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나는 118편의 글을 썼고 다섯 권의 브런치북을 연재 중이다.
감사하게도 244명의 구독자도 생겼다.
숫자로만 보면 단순한 기록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하루하루 흔들리던 마음과 작은 결심, 그리고 글을 붙잡으며 견뎌낸 순간들이 다 담겨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른 주제로 글을 쓴다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어떤 날은 아이디어가 반짝 떠올라 글이 술술 써지기도 했지만, 어떤 날은 밤늦도록 노트북 화면만 바라보다가 밤 11시가 넘어 겨우 연재 버튼을 누르기도 했다.
'오늘은 그냥 넘어갈까?'
수없이 흔들리면서도 끝내 나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으려 애썼다.
꾸준함만큼 확실한 힘은 없다고 믿으면서...
그럼에도 나의 몸뚱이는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목 디스크 때문에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조차 힘겨운 날도 있었고, 바쁜 일상에 글이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게다가 공저로 참여한 [코칭 이펙트] 퇴고 작업까지 겹치면서, 글 앞에 앉는 일이 한동안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브런치와 조금 멀어지려던 즈음, [브런치 10주년 기념 팝업 전시회] 소식을 접했다.
[브런치와 함께 이루었던, 혹은 앞으로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을 주제로, 100편의 작품을 선정해 오프라인 전시를 한다고 했다.
마감날까지도 별생각 없다가 뒤늦게 '그래도 한 번 응모는 해보자' 싶어서 한 편의 글을 써서 제출했다.
그. 런. 데. 세. 상. 에. 나.
VIP초대장을 받고 한참을 들여다봤다.
'모든 브런치 작가들에게 다 발송된 건가?'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분명
작가님의 꿈을 브런치 10주년 기념 팝업에 전시합니다.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담아 ~~
라고 되어있다.
"와우~~!!!"
다음날 바로 서울행 기차표를 예매했다.
부산에 사는 33년 지기 친구와 함께, 그리고 서울에 사는 또 다른 33년 지기 와도 만나 1박 2일 여행을 하기로 했다.
셋이서 함께 밤을 보내는 건 결혼 이후 처음이니 거의 20년 만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고, 추억이 되살아난다.
브런치 덕분에 이런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고맙다.
브런치는 내게 꾸준함을 가르쳐주었고,
흔들리던 순간마다 나를 붙잡아주었으며,
이렇게 새로운 설렘으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다시 꿈꾸고, 다시 설레고, 다시 글을 쓰게 하는 이 자리.
브런치에, 그리고 내 글을 읽고 응원해 주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보낸다.
나는 바란다.
오늘의 작은 기록들이 쌓여 내일의 더 큰 이야기가 되기를.
매일의 글쓰기가 흩어진 조각이 아니라 하나의 길로 이어지기를.
그 길 위에서 때로는 흔들리고 주저앉더라도,
끝내 다시 일어나 쓰는 걸음을 멈추지 않기를.
언젠가 그 발자국들이 모여 하나의 궤적을 그렸을 때,
내 이름 앞에 놓인 "작가"라는 두 글자가 부끄럽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