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2025년 11월 29일...
주 5회씩,
각기 다른 주제로 브런치 연재글을 쓰다가 손이 멈췄다.
바쁘다는 핑계로,
쓸 이야기가 없다는 핑계로,
컨디션이 안 좋다는 핑계로,
그렇게 글과 멀어졌다.
'오늘만 쉬자'가 이틀, 사흘이 되고
'이번 주만 쉬자'가 한 달이 되더니
어느새 한 달 하고도 16일이나 지났다.
처음엔 하루, 이틀 글을 안 쓰는 게 마음에 걸렸다.
괜히 불편했고, 괜히 불안했다.
이러다 완전히 멀어지는 건 아닐까.
다시 쓰기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별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또 며칠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글을 쓰지 않아도 세상은 아무런 일 없다는 듯 평온하게 흘러간다는 것.
글을 쓴다고 해서 내 삶이 대단하게 바뀌지 않았던 것처럼,
글을 멈춘다고 해서 삶이 무너지지도 않았다.
그걸 확인한 순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면서도 묘하게 느슨해졌다.
처음의 불편함과 불안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무뎌짐이 남았다.
쓰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
그 익숙함이 편안해질수록
다시 자판 위에 손을 올리는 일은 이전보다 훨씬 더 무거운 숙제가 되어버렸다.
매일 써야 한다는 강박.
잘 쓰고 싶다는 욕심.
그게 쌓이면 좋아하던 일도 조용히 부담이 된다.
그래서 글이 안 써질 때 나를 탓하지 않기로 했다.
이건 포기가 아니라 그냥 잠깐 숨 고르는 중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새해가 시작됐다고 대단한 각오가 생긴 건 아니다.
주 몇 회 쓰겠다는 계획도 없고 연재 목표도 세우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잘 쓰지 않아도,
많이 쓰지 않아도,
다시 쓰는 삶을 살겠다는 마음.
글태기가 끝났다고 말하긴 어렵다.
여전히 첫 문장을 떼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아예 멀어지진 않으려고 한다.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나만의 글쓰기 속도가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
올해의 나는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몇 번이고 실패해도 기꺼이 ‘다시 쓰는 사람’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