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석 달 전 코칭을 시작한 고객이 처음 내게 꺼낸 말이었다.
그녀는 요즘 아침마다 출근이 너무 버겁다고 했다. 분명 몇 년 전만 해도 그 일이 좋아서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조차 한숨이 먼저 나온단다.
"잘해보려고 하는데도, 자꾸 자신감이 떨어져요. 이직을 하고 싶다가도 겁나고… 새로운 걸 해보고 싶지만 뭐가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일'이 아닌 '자기 자신'의 이야기가 되어간다.
"사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 고백이 나왔을 때, 비로소 코칭은 시작된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조언을 듣는다.
"그 나이에 뭘 새로 시작해."
"그냥 다녀. 다들 힘들어."
"너는 사람 상대하는 거 안 맞잖아."
하지만 내 말을 끝까지, 판단 없이, 훈수 없이 들어주는 사람은 좀처럼 없다.
그런 존재가 되어주는 사람이 바로 '코치'다.
조언 대신, 질문으로 마음의 문을 여는 사람.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려주는 사람.
코치는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지금 가장 힘든 건 뭐예요?"
"그 상황에서 어떤 감정이 느껴졌나요?"
"지금 가장 바라는 건 무엇인가요?"
이 질문들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다. 마치 마음 깊숙한 곳에 손전등을 비추듯, 나조차 놓치고 있던 생각과 감정을 꺼내는 열쇠가 되어준다.
그렇다면 코칭과 상담은 뭐가 다를까? 상담은 감정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면, 코칭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상담이 "지금 힘든 이유는 이런 배경 때문이에요"라고 말해준다면, 코칭은 "그렇다면 이제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심리치유보다 '변화'와 '실행'에 초점을 둔 대화, 그게 바로 코칭이다.
10년 넘게 경력이 끊겼던 40대 여성 고객은 나와의 코칭을 통해 다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이제 나 같은 사람은 안 써주겠죠"라고 말하던 분이, 몇 달 뒤엔 "파트타임이지만 다시 출근하는 게 설레요"라고 웃으며 얘기했다.
또 퇴직 후 방황하던 50대 남성 고객은 "이제 뭐 하지…"라는 막막함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강의로 풀기 시작했고, 지금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코칭은 무언가를 억지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다만, 그 사람이 자기 안의 가능성을 다시 볼 수 있게 해 줄 뿐이다.
코칭은 커리어 전환이나 재취업처럼 특정 시점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방향을 잃었다고 느껴질 때, 무언가 바꾸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막막할 때... 그런 때일수록 질문이 필요하다.
꼭 코치를 만나야만 가능한 일도 아니다. 당신이 스스로에게 던진 한 문장의 질문이, 그 자체로 이미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이 길이 맞는 걸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다시 시작해도 괜찮을까?
정답은 없어도 괜찮다. 그 질문에 조용히 머무는 것, 그게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한다.
*오늘의 질문*
: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늘 해야 하는 일, 맞춰야 하는 기준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면 정작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은 점점 뒤로 밀리곤 하지요. 오늘은 잠시 멈춰 서서 이 질문에 머물러 보세요. 지금 당장은 답이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질문을 품는 순간부터, 삶은 조금씩 당신 다운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