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글감 찾기
출판사에서 오늘 새책이 왔다. 고백하건대 진정으로 자랑스럽고 멋지고 가슴 두근거리는 순간이었다. 내 의식이 품은 모든 꿈과 희망과 야심과 몸부림의 물질적 결정체인 내 첫 책이 바로 내 손에 놓여 있다. 위대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책, 나의 책, 나의 책, 내가 창조해 낸 바로 나의 책이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하얗게 핀 배꽃에 달은 환히 비치고 은하수가 보이는 깊은 밤에, 배꽃 한 가지에 서린 봄날의 정서를 소쩍새는 알고 저리 우는 것일까마는, 다정도 병인 양 잠 못 들어 하노라)
국밥
친구여 나와 노세 국밥이나 한 그릇 혀 정답기도 하구나 도란도란 나누는 정
한 그릇 말아먹으니 속이 다 든든허네
소주 생각 간절한데 한잔 기울여볼 텐가 쓰디쓴 그 입가엔 고달픈 청춘예찬
이 또한 즐기면 그뿐, 욕이라도 실컷 하자
나라가 이 꼴이라 내 모양 요 꼴이라
괜스레 탓해보네 우리네 인생살이
어릴 땐 이 나이 되면 멋들어지게 살 줄 알았지
정말이지 나란 놈 큰 인물 될 거라고
배짱만은 두둑하게 큰 소리 뻥뻥 치며
웃으면 그만 인 게지 호탕하게 하하하
한두 잔 꺾다 보니 날은 또 저무는데
우리의 청춘만은 저물지 않았노라
등 한번 토닥여주니 이렇게도 좋구나
시시껄렁 덧없는 농 주거니 받거니
세월이 흘러서도 이렇게만 살자고
지금이 그저 좋은데 무엇이 더 필요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