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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제이 Jul 04. 2024

우린 나쁜 짓을 할 거야.

그래서 앞으로 뭘 할 거냐는 향미의 질문에 무철은 뭘 하고 싶냐고 되레 물었다. 향미가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거 싫다고 했지라고 무철을 향해 톡 쏘아붙이지 않은 이유는 무철이 그 말을 하며 향미의 한쪽 뺨을 깨지기 쉬운 유리잔처럼 정성스레 쓰다듬었기 때문이다. 따뜻한 손길, 무색무취의 남자 무철은 기특하게도 손을 쓸 줄 알았다. 그리고 그 손을 어떻게 써야 향미를 기쁘게 할 수 있는지도. 향미의 뺨을 쓰다듬던 무철의 손은 목덜미를 향해 내려가 잠시 멈춰서 맴을 돈다. 손끝, 손바닥, 손등으로 향미의 몸을 만진다. 쇄골을 부드럽게 쓰다듬은 후 이곳은 처음이라는 듯 그래서 기대가 된다는 냥 향미의 몸 구석구석을 깨어나게 하는 무철의 손. 무철의 손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향미의 척추뼈는 원래 이런 모양이라는 걸 알려주려는 것처럼 휜다. 향미의 몸은 무철의 손이 닿는 족족 움직인다.         


"우선 이 부장부터 내보내고."


향미에게 한쪽 팔을 내어주고 누운 무철이 천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그 말에 무철의 팔을 베고 누워있던 향미가 비스듬히 몸을 세운다. 향미의 시선을 마주한 무철은 고개를 끄덕인 후 눈을 한번 감았다 뜬다. 무철의 말에 대한 만족스러움이 향미의 몸을 달뜨게 한다. 앞으로 함께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부장을 내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면야 마음에 든다.     


"시작이 좋네."


설핏 웃는 무철의 몸에 올라타 허리께에 앉은 향미는 무철을 향해 찡긋 미소 짓는다. 무철의 양 손목을 손으로 움켜쥔 후 향미는 목덜미에 혀를 댄다. 무색무취의 남자는 어떤 맛을 가지고 있을까. 아직 모르겠다. 혀로 목을 몇 번 핥은 후 귓바퀴를 살짝 깨문다. 향미의 얼굴로 무철이 손을 뻗는다. 눈을 그리고 코를 다음으로 입술을 오래 핥은 향미는 다시 무철의 목을 따라 내려간다. 뜨거운 몸을 부르르 떠는 무색무취의 남자 무철에게서 짠맛이 난다. 적어도 무맛은 아닌 남자로군이라는 생각을 하며 향미는 웃는다. 자신의 가슴에 뺨을 대고 누운 향미의 얼굴로 손을 뻗어 뒤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무철이 말한다.       


"우린 나쁜 짓을 할 건데 그 과정은 아마 즐거울 거야."


향미는 뒤통수에 있던 무철의 손을 자신의 얼굴로 가져간다. 무철의 약지를 입에 문 향미가 손가락을 오랜 시간 정성껏 빤다. 


"그 약속 지켜라?"


향미의 입에서 약지를 뺀 무철은 그 손가락을 향미의 약지에 건다. 향미는 생각한다. 즐거운 나쁜 짓이라니, 그게 뭐가 되었든 지금 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거여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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