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한국에서 소설 제일 잘 쓰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김애란'이라고 대답했다. 언제나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아 이런 사람과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얼마나 행운인가. 김애란 작가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했다. 언젠가 한 번 정도는 이 작품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바깥에 선 사람의 이야기. 내가 그 안에 있지 않음을 무던히도 의식하는 사람 이야기. 그 죄스러움. 삶의 부박함. 발제문은 인물의 갈등을 위주로 뽑았으나, 모임에 참여한 인원들은 저마다의 인생의 이야기를 소설 속에 녹여냈다. 그게 김애란의 작품이 가진 힘이겠지.
입동
남편은 왜 복분자가 튄 벽지 아래에 앉아서 우는 아내를 보며 꽃매를 맞은 것처럼 보인다고 했을까요.
-복분자가 튄 상황에서 아내는 왜 시어머니에게 다 망쳤다고 말했을까요.
노찬성과 에반
81p. 머릿속에 난데없이 ‘용서’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찬성이 선 데가 길이 아닌 살얼음판이라도 되는 양 어디선가 쩍쩍 금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 난데없이 용서라는 말은 왜 떠올랐으며, 무엇에 대한 용서일까요.
- 찬성은 에반의 죽음에서 뭘 본 것이었을까요.
건너편
115p. 나는 네가 돈이 없어서, 공무원이 못 돼서, 전세금을 빼가서 너랑 헤어지려는 게 아니야. (중략) 그냥 내 안에 있던 어떤 게 사라졌어. 그리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거 같아.
- 도화는 왜 이수와 헤어지자고 했을까요.
- 이수는 도화와 헤어진 후에 어떻게 살았을까요.
침묵의 미래
- 코로나를 거치면서 문화예술, 특히 관람문화, 영화, 전시 등이 위축되었습니다. 제게 침묵의 미래는 언어가 왜소해지고 단출해지며 끝내 사고가 위축되는 상황을 그린 디스토피아 소설입니다. 지금처럼 문해력이 떨어지고 책을 멀리하며 예술을 즐기지 못한다면 삶은 어두컴컴해질까요. 그보다는 다른 대체 즐거움을 발견하며 인류는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낼까요.
풍경의 쓸모
173p. ‘그 일’ 이후 나는 내 인상이 미묘하게 바뀐 걸 알았다. 그럴 땐 정말 내가 내 과거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 일이 바꾼 건 무엇이고, 그 일은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요.
- 그 일 때문에 과거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 나오는 거란 생각이 든 이유가 뭘까요.
182p. 참 전형적으로 사신다(중략). 어쩐지 두 사람이,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순간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기 십상임을 아는 사람들 같아서였다.
- 알쏭달쏭한 문장입니다. 화자는 아버지를 보며, 등산객을 보며 왜 이런 생각을 했으며, 왜 반복해서 이 문장을 읊조렸을까요.
가리는 손
213p. 재이야, 어른들은 잘 헤어지지 않아. 서로 포개질 수 없는 간극을 확인하는 게 반드시 이별을 의미하지도 않고, 그건 타협이기 전에 타인을 대하는 예의랄까, 겸손의 한 방식이니까.
- 소설의 진행과 다소 떨어진 문장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문장을 어떻게 느끼셨는지 한 번 얘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 엄마는 재이에게서 가리는 손 뒤로 어떤 표정이 있었는지 깨닫습니다. 그 가리는 손 뒤에 있던 것이, 내가 모르는 재이의 무언가를 보고 엄마는 어떤 감정을 가진 것일까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254p. 나이 들수록 사람이 반추라는 걸 하게 되잖아. 복기라 해도 좋고. 요즘 난 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더라. ‘만일 그때 내가 이랬다면…. 이러지 않았다면’하는 너는 안 그래?
- 현주는 현석을 왜 찾았을까요. 두 사람 사이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요.
- 여러분은 무엇을 놓치고 여기에 와 계신가요. 여러분의 가능성에는 뭐가 들어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