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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진 Jul 15. 2020

불안과 공간, 보이지 않은 것들

책 시크릿 하우스, 영화 테이크 쉘터, 독서모임 발제문



책과 영화를 같이 보고 모임을 한다. 이번엔 책 데이비드 보더니스가 쓴 <시크릿 하우스>와 제프 니콜스 감독의 영화 <테이크 쉘터>를 같이 보고 대화를 나눈다. 원활한 대화를 위한 발제문을 올려본다.


1부


1. 데이비드 보더니스는 보이지 않은, 미시사를 연구해서 세세하게 들려줍니다.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면 삶에 영향을 끼치나요? (접착제로 만든 아이스크림, 지방 덩어리 케이크, 설탕을 부은 콜라)


2. <테이크 쉘터>의 커티스는 어느 날부터 악몽을 꾸기 시작하고, 종말에 대한 생각을 떨치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만약 커티스처럼 망상에 시달린다면 어떻게 하시겠나요? 커티스가 보인 행동에 공감하나요?


3. 시크릿 하우스를 읽어보면 콜라는 통각이 자아내는 쾌감을 즐기는 음료입니다. 포장된 고통이라고 표현하죠. 콜라는 성분이 물, 이산화탄소, 설탕 조합에(과거엔 코카인까지)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린 잘록한 병을 손에 들고 멋들어진 기분을 느낍니다. 이처럼 별반 좋을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즐기는 당신의 길티 플레져는 뭔가요?


4. 테이크 쉘터에서 감탄스러운 건 최대 피해자인 아내 사만다의 대응입니다.(누군가는 그녀를 이 시대의 석가모니라고 칭했죠) 제정신이 아닌 남편에게서 달아나 어린 딸을 보호하고 싶기도 하련만 사만다는 남편을 독감에 걸린 사람 정도로 대합니다. 여러분은 사만다의 대처 방식에 공감하나요? 여러분이 사만다라면 삽질하는 남편을 어떻게 했겠나요.


5. 흡음이 잘되는 오페라 하우스가 지어지면서 모차르트는 빠르고 복잡한 음조의 곡을 작곡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음악은 이어폰의 발달로 노이즈 캔슬링까지 하며 듣습니다. 스트리밍의 발달로 음악이 점점 더 짧아지고, 쉽게 넘길 수 있다 보니 후크송 위주의 멜로디를 가집니다. 기술의 발전은 여러분의 음악 감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6. 영화의 대단원은 근심 어린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폭풍이 몰아치고 도망칠 곳은 없습니다. 커티스의 가족은 이제 어떻게 될까요. 결말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요? 감독은 왜 이런 마지막 장면을 넣었을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더 마음에 드는 결말이 있나요?


7. 언어를 구사할 때 모음은 감정적이고 쉽게 구사가 가능합니다. 반면, 자음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그래서 세련된 대화에서는 자음이 많이 포함되게 마련이죠. 그리고 평소엔 초당 10개 정도의 언어음이 발음되는데, 흥분하면 15개까지 올라갈 만큼 말이 빨라진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대화할 때 유의 깊게 신경 쓰는 것이 있나요. 좋은 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게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2부


1. 저자는 집에서 보내는 일상을 좇아 책을 썼습니다. 당신은 집돌이/집순이인가요? (12가지 문항을 준비했습니다) 이유는 뭔가요. 커티스는 왜 집을 벗어나 방공호를 파야 했을까요.


1. 나가는 것 자체가 스케줄이다.

2. 나온 김에 볼일을 다 봐야 한다.

3. 막상 나오면 재밌지만 나오기까지가 귀찮다.

4. 불금에는 집이지 라고 생각한다.

5. 휴일엔 하루 종일 잠옷만 입고 있는다.

6. 내 방에 비상식량은 항상 구비되어있다.

7. 집에서도 바빠서 밖에 나갈 시간이 없다.

8. 통화목록엔 엄마, 집이 대부분이다.

9. 12시간 이상 침대에 누워있을 수 있다.

10. 집에서 핸드폰과 리모컨은 나의 동반자이다.

11. 핸드폰만 있어도 안 심심하다.

12. 약속이 깨지면 행복하다.


2. 테이크 쉘터의 커티스는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어머니가 열 살 먹은 그를 주차장에 홀로 내버려 두고 사라졌다가 며칠 뒤 쓰레기를 주워 먹는 모습으로 발견된 사건을 트라우마처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잊기 어려운 기억을 갖고 계신가요? 평소 두려워하는 이미지가 있나요?


3. 영화에서는 태풍이 자주 등장합니다. 시크릿 하우스를 읽으면 저기압 날씨엔 침실의 공기 밀도가 낮아지면서 향수의 전달 속도가 쾌청한 날보다 강하다고 합니다. 저도 기분이 저기압일 때 향수를 뿌리면 더 좋은 효과를 보는데요. 여러분은 향수를 쓰시나요? 향수는 어떤 효과를 가져다주나요. 냄새는 인간 사이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4. 여러분은 커티스처럼 무언가에 의해, 혹은 이유 없이 불안에 시달린 경험이 있나요. 생생한 꿈, 지속하는 상상이 일상을 꾸리는 데 영향을 끼치나요? 불안을 보는 것만으로, 독서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아는 것이 삶에 영향을 끼치나요?


5. 테이크 쉘터의 커티스는 자신을 괴롭히는 악몽이 망상이건 아니건 가족의 곁에 머무르며 일상을 버틴 채 어떻게든 공황 상태를 다스리는 현실적 방도로, ‘미친 짓’으로 보이는 방공호 파기를 선택합니다. 살면서 비이성적인 선택을 밀어붙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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