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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진 Aug 17. 2018

#10. 소비자가 원하는 Just In Time

[한국보험신문 칼럼] 다다익선과 함께 하는 인슈포트라이트

# 해당글은 한국보험신문에도 게재되고 있는 오명진 작가의 '인슈포트라이트' 칼럼입니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매일 만보 이상을 걸으며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보험료 할인까지 받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은 수익성 높은 사망보험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하던 생보사가 사망보험의 판매실적 감소에 따라 내놓고 있는 새로운 컨셉트의 상품이다. 늘 건강을 챙기고 건강증진형 상품까지 가입했지만 건강검진을 받을 때면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주변에 암과 같은 중증질병 진단을 받는 분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갑작스레 80세 만기 암보험을 추가 가입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가입을 포기한다.

건강검진 직전에 가입하고, 진단결과가 나오면 보험이 종료되는 저렴하고 기간의 부담까지 덜어주는 암보험은 없을까? 

김씨와 같은 40대 직장인이라면 검진 전 보험가입에 대한 니즈는 매우 높아지며, 보험가입에 대한 재정부담까지 덜 수 있는 단기보험이 출시되면 많은 판매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검진 전 가입에 대한 시기의 모럴 해저드와 소액의 보험료로 고액의 보험금이 지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신중한 상품 운영과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을 것이다.

최근 인(人)보험이 아닌 물(物)보험 또는 배상책임보험 영역에서 소비자가 가입을 필요로 하는 시점부터 보장 니즈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이른바 ‘Just in Time’ 개념의 상품이 론칭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카카오드라이버’ 전용 모바일 대리운전보험을 들 수 있다. 단체보험 형태로만 운영되어 연 단위로 가입해야만 하는 기존 대리운전보험을 대리운전 건당보험료를 정산하는 방식으로 바꿔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대리운전기사의 보험가입 부담을 줄였다. ‘카카오드라이버’ 앱을 통해 대리운전 콜을 받고, 고객과 만나 운행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점까지 분단위로 쪼개 보험을 보장받는 것이다. 

온오프를 연결하는 O2O 플랫폼에서 보험시작과 종료의 시점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https://www.trov.com/


‘On-Demand Insurance’를 지향하는 미국의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trov’는 스마트폰, 노트북, 카메라 등 고가의 전자제품부터 자전거, 기타 등 소비자가 소유한 제품들을 미리 등록하고, 외출하기 전 언제든지 분실이나 도난, 파손에 대한 보장이 필요한 시점에 ‘Turn On/Off’ 버튼만 바꿔 누르면 보험이 시작되고 종료된다. 미리 가입하여 필요치 않는 기간까지 보장받을 필요 없이 보장이 필요한 시점에만 버튼 한번으로 보험기간을 설정하는 것이다. 집에 보관하는 동안은 분실, 도난, 파손에 대한 보장이 거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영국의 자동차보험 스타트업 ‘cuvva’는 1년 단위 자동차보험의 보험기간을 월, 주, 일, 시간 단위까지 쪼개 보장하고 있다. 잠시 차를 빌려 타는 경우에 시간 또는 일단위로 보험을 가입하여 이용하는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형태라 볼 수 있다. 국내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도 ‘1Day 자동차보험’을 가입하여 다른 사람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특약이 운영되고 있다.


https://www.cuvva.com/


보장을 단순화하고 기간을 줄이는 미니보험의 등장과 함께 적시에 보험이 제공될 수 있는 가입 편의성에 대한 논의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Day로 보장하는 자동차보험 특약, 골프보험, 등산보험, 레저보험 등은 이미 출시하였거나 활성화되어 판매가 되고 있다. 

또한 여행을 위해 공항에 도착하면 알림과 함께 그 자리에서 ‘on time’으로 가입이 가능한 위치 기반의 여행자보험, 공유자전거를 빌려 타고 내릴 때의 위치와 시간에 따라 보험료가 책정되고 보장의 시작과 종료가 함께 행해지는 자전거보험 등 우리 일상에서 소비자가 필요한 시점에 보험이 제공되는 형태의 기술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보험이 필요하면 보험을 판매하는 곳에서 진열된 상품을 가입하는 전통의 보험은 소비자가 행하는 일상에서 보험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즉시 제공될 수 있는 ‘Just in Time’ 형태의 상품으로 바뀌어 갈 것으로 보이며, 인슈어테크의 발달은 이러한 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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