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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진 Oct 08. 2018

#15. 보험의 비교는 가능한 것일까?

[한국보험신문 칼럼] 다다익선과 함께 하는 인슈포트라이트

# 해당글은 한국보험신문에도 게재되고 있는 오명진 작가의 '인슈포트라이트' 칼럼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어렵지 않게 보이는 마케팅 문구가 있다. '최저가', '가성비 최고' 등 가격비교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장 저렴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마케팅이다. 거기에 고객평점을 가미하면 해당 상품에 대한 신뢰도까지 상승해 구매버튼을 누르게 만들 수 있다. 의류, 가전, 생활용품, 호텔, 여행서비스까지 유형의 상품들은 구매 후 짧은 시간 내에 소비자가 효용을 체감할 수 있으며, 동일제품인 경우 최저가의 상품이 가성비가 가장 좋다고 명확히 말할 수 있다.

무형의 상품이며, 구매 후 바로 효용을 체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유효기간까지 효용을 전혀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품이 있다. 바로 보험이다. 구매 효용을 바로 느낄 수 없는데, 소비자는 보험을 왜 사는 것일까?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손해에 경제적인 효용으로 보상받고자 함이다. 그렇다면,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의 상품들은 인터넷 쇼핑몰의 구매방식과 유사하게 최저가, 가성비 최고 상품을 비교하여 제대로 가입할 수 있을까?

유명 인터넷 포털을 통해 '보험비교'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100여개의 보험대리점 사이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각 사이트별로 다양한 마케팅문구로 광고를 하고 있지만 내용들을 요약하면, '모든 보험사의 보험료와 보장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비교해 드립니다' 정도다. 그런데 정작 사이트에 들어가면 소비자는 알 수도 없는 담보명과 보장내용 및 수많은 유의사항이 복잡하게 나열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광고심의 규정 상 반드시 적게 돼 있는 상품내용과 유의사항이 오히려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비대칭을 심화시킨다. 결국 정보를 알 수 없는 소비자가 '상담신청'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영업을 한다. 이처럼 거의 모든 비교 사이트의 마케팅 방법은 가망고객 정보개더링(수집)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상품의 보장과 보험료를 비교하는 기준과 방법론을 고민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손해보험협회 및 생명보험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를 통해 온라인 보험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 및 선택가능성을 제고하고 회사별 보험료·보장내용을 비교해주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에 부딪힌다. 보험다모아는 국내 보험사가 다루는 상품 중에 일정 수준의 표준화가 가능한 단독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에 한해 비교적 정확한 보험료 비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조차도 표준화된 담보내용을 초과하여 운영하는 경우를 담지 못한다. 대다수 실제 보험의 비교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역시 보험다모아도 담보의 표준화를 통한 가격 비교에 집중되어 있어 회사별 차별화된 보장과 제도, U/W운영에 대한 경쟁력 등 입체적인 비교 분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모든 보험사의 모든 보험종목을 짧은 시간 안에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표준화된 설계를 먼저 설정하고 각 보험사별로 가격을 비교하여 가성비를 논하기에는 회사별 상품운영의 방향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암보험 하나를 놓고 보더라도 암의 보장범위와 면책기간, 삭감지급 기간, 최대 보장금액, 최대 가입가능연령, U/W조건 등 비교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 결국, 소비자와 판매채널이 만나는 접점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정도의 보장과 보험료에 '설계력'이 반영되어 최적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 실시간 반영과 세밀한 소통이 가능한 설계사 체널에서 최적 상품 판매가 그나마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보험사별 비교를 완벽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비교를 통한 가성비 최고의 상품을 추천해주지 못하는 비대면의 한계를 세밀한 상담과 설계를 통해 고객 각각에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해 줄 수 있는 강점이 아직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비대면 채널은 이러한 최적상품 가입을 위한 최고의 설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에서 인슈어테크를 통한 최적의 설계와 비교가 가능하기 위해 수많은 방법론이 시도되고 있지만, 대면채널이 갖고 있는 강점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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