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명진 Aug 14. 2018

#7. 세상에 나쁜 개는 없고, 보험도 필요하다 - 1

[한국보험신문 칼럼] 다다익선과 함께 하는 인슈포트라이트

# 해당글은 한국보험신문에도 게재되고 있는 오명진 작가의 '인슈포트라이트' 칼럼입니다.



                                                               

나홀로 인구의 증가와 고령화 진전에 따라 반려동물 인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미 1000만 반려동물 시대에 돌입하였으며, 아파트 단지가 처음 생길 때 학교, 병원 다음으로 애견용품점과 동물병원이 들어설 만큼 우리 일상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이다.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반려동물보험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했지만 현재는 국내 3개 보험사만 판매 중이다.

국내 판매중인 보험은 반려동물의 질병, 상해를 동물병원에서 치료했을 때 주인이 부담한 수술, 입원, 통원의 비용을 보상해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 부족으로 인한 소비자 인식의 부재와 경험치가 적은 영역에서의 손해율 리스크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측면 등 활성화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0.02%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영국의 20%, 미국의 10%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가입률이다. 왜 타깃층이 넓고 광범위하며 니즈 또한 높은 시장에서 국내 반려동물보험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까? 반려동물 보험을 대하는 인식의 차이, 보험상품 경쟁력 저하, 동물병원의 의료시스템 미비 등 3가지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매년 8만여 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주인이 동물병원 치료비 등 경제적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서이다. 해외 반려인의 인식과 달리 국내 반려인은 치료비 보장에 대한 니즈가 있지만 보험가입을 의료보장을 위한 대비책이 아닌 단순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험가입을 꺼리고 실제 고액의 병원비가 발생하는 경우 반려동물을 버리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보험료를 단순비용으로만 인식하게 된 이유를 매력적이지 않은 보험상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3개 보험사가 판매중인 상품은 일본의 의료비보험과 구성이 유사하며, 배상책임, 용품 도난 및 파손, 애견실종, 애견장례비 등의 다양한 특약을 판매중인 영국 또는 미국에 비해 매우 한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는 돈에 비해 보장의 범위가 넓지 않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 보험사 입장에서 일본 등의 해외사 요율을 도입하여 운영하다보니 손해율 리스크를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따라서 보험기간을 1년으로 한정하여 갱신시 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는 불편함, 6세 이하로 연령을 제한하여 실제 의료보장의 니즈가 발현되는 6세 이후 연령의 보장공백, 슬개골 탈구 등의 부담보 특약 확대, 판매당 수수료가 높지 않아 채널의 소극적인 판매와 마케팅 등으로 시장이 성장할 수 없는 구조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같은 질병으로 인해 치료를 받는 경우 동물병원 간 진료비용 격차가 최대 6.7배까지 발생한다. 동물병원 의료수가가 표준화되어 있거나 진료비를 고시하는 등의 정보공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반려인의 보험에 대한 인식, 보험사의 방어적인 상품의 운영을 논하기에 앞서 반려동물보험이 성장하기 위한 전제는 바로 이 의료수가 표준화의 장치 마련이다. 동일 진단코드로 인한 치료비용의 수가가 정해지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액의 예측이 불가하다. 또한, 질병분류 코드의 부재 및 일부 수의사의 질환코드 기재 누락 등으로 질병별 빈도 및 심도 파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발생통계를 토대로 위험률을 개발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상품개발을 위한 가장 큰 장벽이라 할 수 있다.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해 진료비 수가를 표준화 또는 고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우선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통계의 충분성은 보험사 상품의 다양성과 차별화를 위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보험가입의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보험사, 동물병원, 관련기관의 협업이 필요하다. 보험가입시 보험사가 요구하고 있는 반려동물 등록에 대한 시스템을 기존 동물병원 및 공공기관에서 목걸이, 내장칩 등으로 동물을 등록하는 방식에서 개체인식의 신기술을 도입하여 언제 어디서든 짧은 시간 안에 개체를 인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환해야 하며, 동물병원 보험사 간 협업을 통해 보험금 지급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의 가입 편의성 제공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6. 보험의 아이폰을 꿈꾸는 미니보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