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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화장실 표지판'을 부술 수 있는가?

영화 히든피겨스를 보고 느낀 HR의 역할

by 인싸담당자 신민주

지난 주말, 2017년 개봉한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를 N차 시청을 했습니다.
가끔 봤던 영화들을 또 보면 몰랐던 내용들도 알게 되고
새로운 인사이트도 생겨 자주 즐겨하는 취미입니다.
1960년대 NASA의 우주 개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흑인 여성 수학자 캐서린 존슨의 실화를 다룹니다. 처음 볼 때는 단순히 감동적인 실화라고만 느꼈지만, 다시 보니 60여 년 전 IBM 컴퓨터가 도입되던 장면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AI 시대와 묘하게 겹쳐 보였습니다.


1. 차별은 성장을 가로막는 비용이다.


영화의 배경인 1960년대 미국 남부, 짐 크로우 법은 '분리하되 평등하다'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흑인 여성들을 '유색인 전용 서관 구역에 가두고 있었습니다. 캐서린 존슨이 겪었던 비효율은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가기 위해 왕복 800m를 매일 걸어야 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미국의 명운이 걸린 우주 경쟁에서 한 천재 수학자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자리를 비우고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는 것은 조직의 생존과 혁신을 저해하는 가장 큰 비용이자 위험 요소임을 증명합니다.


HR은 조직 내의 모든 형태의 차별과 관행적인 소외가 곧 '생산성 저해 요소'임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인재의 잠재력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방치하는 리더는 결국 조직의 핵심 역량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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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BM이 AI가 된 시대


기술 발전은 양날의 검입니다.
IBM의 도입은 새로운 진보였지만, 동시에 인간의 자리를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IBM 컴퓨터의 부정확한 계산 결과는
결국 우주 비행사 존 글렌을 '인간 컴퓨터'인 캐서린 존슨에게 돌아가게 했습니다.


AI가 기본적인 계산과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더라도,
결국 생명이 달린 최종적인 결정과 새로운 미개척 분야에 대한
문제 해결은 인간의 깊은 통찰력과 윤리적 신뢰에 달려 있습니다.
HR은 직원들이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단순 반복 업무 능력이 아닌,
데이터를 해석하고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내는
'역량의 깊이'를 개발하도록 돕는 교육과 경력 개발 로드맵을 제공해야 합니다.



3. 리더십의 본질: 모두가 같은 색 소변을 본다.


영화 속 최고 책임자 해리슨이
유색인종 화장실 표지판을 부수며 던진
"나사의 모든 직원들은 같은 색의 소변을 본다"는 선언은
단지 인종차별에 대한 도덕적 분노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성과 우선의 실용적 결단'이자
'보편적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리더십의 본질이었습니다.


조직 안에서도 이와 비슷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보다 행동 하나가 더 큰 변화를 만들 때가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네가 맡아보는 게 어때?"
"오늘 회의는 후배가 먼저 의견을 말해보자."


이 짧은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던 문'을 여는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HR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은
때로는 ‘불편함을 감지하고 드러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을 찾아내고,
그 벽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조직문화 담당자의 존재 이유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히든 피겨스'는 미래에도 성공할 조직이 갖춰야 할 원칙을 가르쳐줍니다.
기술은 IBM에서 AI로 진화했지만,
인재를 중시하고 그들의 역량을 믿어주며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여
최고의 성과를 끌어내는 조직문화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조직은 '숨겨진 인물(Hidden Figures)'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화장실 표지판'을 제거하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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