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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일을 한다는 것, 스티브잡스와 호손실험

by 인싸담당자 신민주

스티브 잡스가 매킨토시 개발 당시 남긴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1980년대 초, 매킨토시의 부팅 시간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한 잡스는
이를 담당하던 엔지니어에게 찾아가
“부팅 시간을 단축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엔지니어는 기술적 어려움을 설명했지만,
잡스는 단순히 ‘빠른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논리 대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킨토시를 사용하게 될 거야.
만약 우리가 부팅 시간을 10초 줄일 수 있다면,
500만 명의 사용자가 매일 컴퓨터를 켤 때마다 5000만 초를 절약하게 되는 거야.
1년으로 따지면 수십 명의 인생을 구하는 것과 같지 않겠나?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이 말에 엔지니어는 다시 몰입했고, 결국 부팅 시간을 28초나 줄였다고 합니다.
잡스는 단순히 ‘기술적 효율성’을 요구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는 엔지니어가 자신의 일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가를 깨닫게 한 것이죠.



1. 의미 부여가 만드는 몰입 : 호손 실험


제가 인사관리 이론서에서 가장 먼저 배운 사례 중 하나가 ‘호손 실험’이었습니다.
1920~30년대 시카고의 웨스턴 일렉트릭 호손 공장에서 진행된 실험은
조명 밝기, 작업시간, 휴식시간을 조절하면서 생산성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조명을 밝게 해도 생산성이 오르고,
심지어 어둡게 해도 생산성이 올랐다는 점이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핵심은 ‘조건의 변화’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 나를 관찰하고 내 일에 관심을 기울여 준다’는 인식이
동기를 부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과는 이후 인간관계론의 발전으로 이어졌습니다.
과학적 관리론이 효율과 규율을 강조했다면 인간관계론은 사람이 사회적 존재이며
인정과 소속감을 통해 몰입한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단순히 임금이나 작업조건만으로 동기부여 되지 않고
자신의 일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받을 때 더 몰입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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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가 전하는 작은 의미 부여의 말


저는 영업이나 매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동료와 식사할 때면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장난스럽지만 나름 진심을 담아,
“○○님 덕분에 제가 월급을 받습니다.”


짧은 한마디지만 상대는 웃으면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 순간, 자신의 일이 회사와 동료들에게
실질적인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것이죠.


심지어 이 말 한마디에 감동을 받았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느꼈습니다.
‘작은 의미 부여의 언어가 사람의 몰입을 바꿀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요.
그래서 구성원들 본인이 어떻게 하면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 느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3.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 = 의미를 연결해주는 사람


사람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인생의 절반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그렇다면 이 시간을 단순히 ‘노동’으로만 보낼 것인가,
아니면 나와 타인에게 동시에 의미 있는 일로 만들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일이 회사와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보여주고,
동료 간에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하고,
작지만 꾸준히 “당신의 일은 가치 있다”는 신호를 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스티브 잡스가 엔지니어에게 던진 말처럼,
또 호손 실험과 인간관계론이 보여준 것처럼,
사람은 ‘내 일이 의미 있다’는 인식에서 진짜 몰입을 경험합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누군가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고,
누군가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의미를 잊지 않게 도와주는 것.
그것이 제가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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