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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커니 May 12. 2023

45세 스타트업 1년 차의 취업 전과 후

취업한 지 벌써 1년


벌써 1년이 되며 출퇴근 때 타는 1호선이 어느새 익숙해졌네요.


벌써 취업한 지 1년이 되었네요.

그동안의 1년을 되돌아봅니다.



'주 1회 출근, 재택근무, 시간제'


작년 이맘때 일을 제의받고 고민을 했어요.
대표님의 배려인지 의심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처음 제시된 근무 조건은 

시간은 짧았고
출근의 부담도 적었어요.
만, 고정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죠.


저에게 맞는 자존감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호시탐탐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었는데요.

또 막상 기회가 오니 고민이 되더라고요.


가장 컸던 고민은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였어요.

중요한 건 '잘할 수 았을까?'가 아닌

할 수 있을까?' 였던 거예요.


하지만 아이를 기숙사에 보내고
집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저를 보며
일에 집중이라도 해서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고요.

또 오랜 전업주부 생활이
제 자존감을 갉아먹고 있는 거 같아서
자존감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 같아서

일단 하고 보자고 생각했어요.

결국 일을 하기로 결정했고
벌써 1년이 되었네요.

비록 주 1회 출근이지만
오랜만에 사회생활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요.
감개무량하게도 제가 대학 입학하던 해인

96년생의 직장 동료도 생겼어요.
저의 착각일지 모르나
일 얘기를 할 때만큼은
나이 차이를 느끼지 않고 있답니다.




96년 생과의 회식은 어쩌다 한번 짧게 끝납니다.                                     회식 싫어하기는 96년 생이나 96학번이나 똑같더라고요.





업무를 마치 게임처럼


하나하나 미션을 클리어하듯 일을 해나갔어요.
처음 시작은 회사의 SNS 관리였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SNS 마케팅을 하고 있었고요.

물론 매우 전문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하는 어려운 마케팅은 아닙니다.
주위 직원들이 저에게 잘한다는 얘기를 할 때는
자존감 낮은 저는 아줌마 위로 차원에서
해주나 보다 생각했어요.
그들의 칭찬을 그저 웃어넘겼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들이 저 좋으라고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해줄 이유는 없데 말이죠.

한 번은 한 직원분이 3일 내내
잡고 있던 회사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를
수정해 달라는 대표님의 전달을 받고
"이건 수정이 아니라 다시 써야 해요."라고 하고는
3시간 만에 완성했고요.
대표님의 눈물 흘리는 감동의
이모티콘을 받았을 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그제야 비로소 내가 인정이란 걸
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젠 회사와 관련한 외부로 나가는 자료를
제가 작성하거나 검토하는 경우가 많아요.
SNS는 물론이거니와 보도자료나,  
판매를 위한 상세 페이지 작성,
설문 자료 시 멘트나 회사 홍보 문구 등등이요.

이렇게 점점 일이 확장되고 늘어나면서
인정받는다는 사실에
정말 성취감을 많이 느낀 1년이었어요.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어요.

회사에서 인정을 받는다고 전과 비교해서
달라지는 것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요.

승진 제의를 받았을 때도 달라지는 게 없지만
그게 뭐라고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하나하나의 과정 속에서
자존감만큼은 조금씩 커가는 걸 느꼈어요.

처음에는 솔직히 남편한테 일 얘기를
잘 못하겠더라고요.
내 일을 비하하고 일 같지도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도 부끄러웠어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일을 하고 성취하는

제 자신이 뿌듯했었나 봅니다.

밖으로 얘기는 못하지만 블로그랑 이곳에만
저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든요.
최강 I의 모습을 보였던 때인 거 같아요.

하지만 요즘은 일에 대해
말을 하는 편이고요.
전과는 다르게 좀 더 당당해졌음을 느꼈어요.
친구에게도 농담 반 진담 반
회사의 핵심인력이라고 자랑도 하고요.

이렇게 일을 하다 보니 성취감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자존감 높지는 거 같아요.


저만의 자존감 높이는 방법은
바로 인정을 받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네요.
그 인정이 비록 작은 인정일지라도
그 성취감이 비록 아주 작은 성취감이라 할지라도
자존감은 높아지는 거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자존감이 확 높아

자신감 뿜뿜한건 아니고요.

일상 속에서 아주 조금씩 식물이 자라듯
그렇게 저의 자존감은 높아지고 있

느끼게 되더라고요.


전에 남편과 대화할 때

자주 이기려고 노력했었다면요.

지금은 그러지 않아요.

친구 관계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대화 속에서 여유가 생김을 느껴요.

회사에서 인정을 받으니 그 외의 상황에서는

굳이 인정 욕구를 드러내지 않게 되더라고요.



열심히 준비해 봅니다.


이것이 발전인가?

한 가지 더 달라진 점은요.

자존감이 높아지니 자연스럽게
용기도 생기더라고요.
요즘 기존에 하던 일 외에
새롭게 맡은 일이 있어요.
강의인데요.

회사에  SNS 과정 강의 의뢰가 들어왔고
그 프로젝트 PM이 되어 진행 중이에요.
총 20회 차 강의를 기획하고 강사를 섭외하며
교재 제작까지 전체 과정을 준비 중이에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서

그동안 제가 해온 SNS 관련 일들을 정리해서

블로그와 글쓰기 파트 강의는
제가 하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내가 뭐라고 이런 강의를 하나
싶었지만 곧 제 맘을 다잡았습니다.
'' 이기에 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음을
인정하고 저만 할 수 있는 부분들에
집중하려고 해요.


저 참 많이 달라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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