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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오키나와

-琉球-オキナワ-Okinawa-

by 뚜벅이 Mar 06. 2025

<사전준비>

오랜만에 가는 해외가족여행.

1월에 3박 4일로 따듯한  남국의 오키나와로 결정했다.


키워드는 오키나와의 역사, 전쟁, 기지. 

갈 곳은 소설 속의 공간을 좇아 류큐왕국의 유적, 태평양 전쟁의 흔적, 미군 기지

주된 관광은 B급 먹방??


미리  <오키나와 이야기>(아리사키 모리테루), <빨간 기와집>(가와다 후미코)을 읽었다. <오키나와 이야기>는 오키나와의 과거, 현재를 알기 쉽게, 전체적으로 쓴 책이라, 오키나와 입문용으로 좋다. 최초의 조선인 일본군위안부로 커밍아웃한 배봉기의 일생을 다룬 <빨간 기와집>은 읽을수록 먹먹해지지만, 오키나와는 한국인하고도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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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오키나와여행이어서 관광안내책자를 2권이나 구입했건만, 정보가 빈약했다. 오키나와의 역사와 현재의 정치, 사회, 역사적 문제에 대해서 알기 어렵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골프, 휴양지, 렌터카, 먹거리, 쇼핑뿐. 

일단 우리는 자유여행으로 콘셉트를 잡고, 인터넷에서 오키나와 평화투어코스를 참조로 해서 일정을 짰다.  

관광 반, 답사 반. 아이들과 함께 가니 덜 힘들게.


<숙소> 

토요코인 아사히바시에키마에. 뚜벅이들에게는 모노레일 역 근처이고 국제거리 근처라 여행이 편리할 듯.


<일정>

1일 차 

제주항공 - 13:20 인천출발, 15:30 나하도착    

나하 시내 관광


2일 차 - 전쟁과 평화

슈리성투어

오키나와평화기념공원, 히메유리의 탑

국제거리 공설시장, 평화거리


3일 차 - 미군기지

만자모

미치노에키 가데나

고자

아메리칸빌리지     


4일 차 - 오키나와의 역사

오키나와현립박물관

16:45 나하 출발 19:05 인천 도착      


https://www.google.com/maps/@26.2127817,127.6532505,13.17z/data=!4m2!6m1!1s1MIlAJq0aEoPIqihiE4eS4bV0IEeDVmg?authuser=0&entry=ttu

         


1일 차 – 나하시내


제주항공 13:20 인천출발, 15:30 나하도착

모노레일로 나하시 아사히바시에키로 출발

모노레일은 2량이고, 공항에서 호텔까지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후쿠오카공항도 시내에서 가까워서 편리했는데, 여기는 더 가깝다.     


숙소는 아사히바시에키마에 토요코인.

일본 갈 때 늘 토요코인이라, 10박을 채워 1일 무료를 사용했다. 

친절한 직원이 제일 비싼 토요일 대금으로 결제해 줬다. 럭키!


로비에서 3-9시 사이 오키나와 현지 맥주인 오리온맥주아와모리소주가 무료로 공급되어, 즉시 시음.

가벼운 라거맛의 맥주가 여독을 풀어준다. 아와모리는 도수가 낮은 종류를 비치해서 그냥 그랬다.     


짐 풀자마자 호텔에서 도보로 잭스스테이크에 가서 저녁 식사.

브런치 글 이미지 3

전통적으로 오키나와에서는 주로 돼지고기를 먹었는데, 스테이크는 미군기지문화의 영향이라고 한다.

도시 여기저기에 스테이크집이 많이 보인다.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지, 관광객들 상대인지 잘 모르겠지만, 잭스스테이크는 일본인들도 많았다.


오키나와 최초의 스테이크집답게 ‘Simlpe is the best’였다. 

단순한데 고급스럽다. 점잔 빼지 않고 밥반찬으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수프, 양배추샐러드, 쌀밥, 고기 모두 맛있다.

빵대신 밥도 있고, 버터맛이 강하지 않은 스테이크가 오키나와사람들 입맛에 맞게 바꾼 것이겠지.

자체 소스도 있고, 레트로한 분위기가 멋있다.


역시 일손은 부족한지, 아르바이트하는 동남아시아계 사람들이 많다.

도착하자마자 미국문화와 짬뽕된 오키나와음식을 맛본다. 일단 합격점.     


거리풍경이 1월의 한국과 다르다. 기온 20도. 

가로수가 전부 퍼렇다. 꽃도 피어있고. 

여유로운 풍경. 도시가 작아서 붐비지 않는다.


소설에서 읽은 소철, 후쿠기, 히비스커스, 가쥬나무, 하와이안무궁화가 피어 있다.

의외로 가로수가 무성하지는 않은데, 사철 푸른 풍경이 낯설다. 

히비스커스히비스커스

저녁 먹고 국제거리로 고고.

가는 길에 아사히바시에키 지척에 있는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거대한 가쥬나무를 본다.

작은 신각과 금줄이 둘러져있다. 용암 위에 자란 나무란다.

하, 오키나와스럽다. 처음 본 가쥬나무에 감격. 왜 신목인지 알겠다.


오키나와현청사 건물은 독특하다. 격자구조 건물에 식물을 심어, 식물빌딩느낌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에서 보는 듯한 미래적 분위기.


청사 앞에는 헤노코기지건설 반대를 외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일본국 정부와 대립하는 유일한 현 오키나와.

오키나와현청사 앞 기지건설반대 펼침막오키나와현청사 앞 기지건설반대 펼침막

현수막을 보며, 블루씰아이스크림, A&W 햄버거, 88 스테이크, 망고하우스, 각종 기념품가게를 지난다.

오키나와현지에서만 판매하는 블루씰은 사방에 있는데, 아이스크림은 터키아이스크림처럼 찰기가 많은 느낌이다. 친스코맛이 맛있다.

미국서 맛본 루트비어가 그리워, A&W 햄버거에 들르려 했지만, 배가 너무 부르다. 담 기회에. 


국제거리는 남대문시장이다. 전부 관광객 상대 기념품점과 식당이다. 

간혹 한글간판도 보인다. 불고기, 순두부 등.


여기 사람들은 점잖다. 기본적으로 서두르지 않고, 과하게 친절하지도 않다.

오사카나 도쿄에서 보는 격렬한 호객행위는 없다.

가만히 길에 서서 손님을 부를 뿐, 귀찮게 하지 않는다.

현민성이겠지.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 기념품 티셔츠에도 자주 등장한다.

조금은 체념 섞인 낙관적인 표현.

뜻대로 되지 않는 역사의 굴곡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なんくるなぃさ
('어떻게든 된다'는 의미의 오키나와 방언)





2일 차 - 전쟁과 평화

슈리성투어

오키나와평화기념공원, 히메유리의 탑

미치노에키이토만 휴식

국제거리 공설시장, 평화거리


호텔에서 조식을 마쳤다. 여전히 호텔에 종이신문이 비치되어 있다.

공짜라 여행기념으로  <류큐신보>를 한 부 챙긴다. 

신문은 1893년에 설립된 오키나와 최초의 신문이다. 1948년에 발간된 <오키나와 타임스>도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대표적인 두 신문을 포함해서 지역신문의 점유율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일본 본토 중심이 아닌, 기지문제를 비롯해서 오키나와현 독자의 문제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1면은 사진을 찍어 여행날짜마다 기록한다. 습관이다.

현지의 신문을 여행기간 동안 보는 건 흥미롭다.


방에서 텔레비전을 틀었더니, NHK오키나와다. 노토반도에서 난 지진재해방송이 길게 나온다.

가고시마에 운석이 떨어지고, 화산이 분화했다는 소식도 나온다.

간간이 방언이 나온다. 타이완에서는 반중정서가 이겨, 3 연속 집권당이 장악했단다. 

동아시아는 반공적 보수정권이 우세다.   

   

류큐신보류큐신보


오키나와타임스오키나와타임스

2일 차에 오키나와 남부 전쟁 관련 유적지를 투어 하기로 했다.

여행 책자에 남부는 버스 타고 여행하기에 차가 자주 안 오고 불편하다고 해서 류큐버스 1일 오키나와남부 관광버스 프로그램을 급박하게 끊었다.

1인당 6천엔. 버스터미널에서 9시에 탑승. 

관광객은 일본인 포함 달랑 7명에 버스기사와 가이드 언니.

     

슈리성내 슈리문 복원과정슈리성내 슈리문 복원과정

먼저 국제거리를 지나, 슈리성에 도착했다. 

평지만 있는 나하라고 생각했는데, 슈리성은 높은 고지대에 있었다. 전체적으로 중국식 성과 건물 느낌.


슈리문이 불타서, 한창 복원 중이었다. 흥미로운 건, 슈리성내는 무료다. 

언덕에서 요미탄 바다까지 보이는 풍경은 죽이지만, 실제 유적은 별로 볼 게 없다.

유료는 불탄 슈리몬 복원과정이라는 것이다. 450엔이나 하는데, 아마 복원비용에 보태는 듯하다. 

의외로 만족이다. 문화유적을 직접 복원하는 과정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크레인과 전기톱, 대패로 편백나무를 자르고, 맞추는 실제 과정을 볼 수 있으니. 아이들도 의외로 흥미로워했다.


불탄 잔해도 전시해 놓았는데, 여러 번 불타 복원 시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했던 것을 이번에는 전부 나무로 하는 모양이었다. 1992년에 슈리성을 복원했는데, 2019년에 다시 슈리몬이 불타버렸다.

관람시간이 짧아 더 둘러보지 못하는 것은 버스투어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이겠지. 

다시 천천히 볼까 했는데 시간이 없었다. 가이드가 2천엔 지폐에 그려진 슈리몬과 비교해 보라 했는데, 4일간 2천엔 지폐를 구경도 못했다.


다카야마 하네코의 <슈리의 말>(2020)이라는 소설은 재밌다.

오키나와의 변화무쌍한 근현대사를 SF방식으로 표현해서, 2020년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9


다음으로 나하를 빠져나가 난조시로 간다. 

가는 길에 오키나와 남부 도로 주변 풍경에는 어디나 사탕수수다. 

시마우타에도 소설에도 등장하는 사탕수수의 ‘솨아솨아’ 소리는 듣지 못하고 보기만 했다. 

갈대처럼 생겼다. 어디에도 논은 없고, 밭이다. 

목화씨를 전래한 문익점처럼, 기근을 해결한 고구마를 전래한 인물이 오키나와의 위인으로 추앙받는 이유이다.  

오키나와의 사탕수수오키나와의 사탕수수

오키나와월드로 갔다. 민속촌느낌이다. 2시간이나 시간을 주기에 여유 있게 둘러보았다. 

오키나와 어디나 조금 낡은 지방도시 같은 느낌이 있는데, 여기도 그렇다. 

그러나 콘텐츠는 충분하다. 콤팩트하게 오키나와의 자연, 문화, 예능을 보기에 좋다. 아이들도 좋아했다. 


먼저 옥천동 석회암 동굴을 1시간가량 850m를 걸었다. 

한국 동굴과 달리 아열대 지방이라 그런지 동굴 안이 오히려 덥다. 

일 년 내 온도 21도, 습도 90%라니. 


석회가 녹아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실제 맞기도 한다. 

종유석 끝에 석회가 녹아 마치 젖이 흐르는 모양으로 기암괴석이 만들어져 있다. 

지면에는 맑은 지하수가 흐른다. 

옥천동 석회암 동굴옥천동 석회암 동굴

이 물은 음용이 가능했다. 오키나와 전쟁을 다룬 소설들에는 이런 동굴이 많이 나온다.

패전 직전, 오키나와인, 일본 군인들, 조선인 위안부들이 <가마>라 불린 마지막으로 대피한 동굴 안에서 습하고 무더워 힘들어하는 광경이 묘사되어 있다.

오늘 본 동굴과는 다르겠지만, 이런 곳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뒤엉켜있는 장면을 생각하니, 섬뜩하다.


긴 상승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동굴을 빠져나오면 작은 식물원이 있다.

오키나와에 흔한 각종 과일수와 식물들이 있는데, 커다란 바나나나무에서 기념사진.

소설에서만 보던 식물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기쁜 시간.


오키나와 소설에는 가쥬나무가 자주 등장한다. 가쥬나무가 왜 신성한 신목인지 그 형상을 보고 드디어 알았다.

수염처럼 낭창낭창 가지들이 늘어지고 엄청 크게 자라는 거목들이었다.

외견만으로도 신성해 보이는 나무다. 

가쥬나무가쥬나무

식물원에서 나오면 옛 조카마치(城下町)의 건물들이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푸른 하늘, 붉은 기와, 석회암 돌로 된 담. 색색 식물들.

마을 어귀에 신성한 거목 가쥬나무에 금줄이 둘러져 있다. 신목이라는 표시겠지.


오키나와 전통 가옥들이 몇 채있는데, 붉은색 기와지붕마다 시사(師子)가 한 마리 한가운데 앉아있다.

무섭기보다 귀여운 표정이다.

보통 기와 양끝에 그런 액막이 동물상이 있는데, 오키나와는 지붕 한가운데 있는 것이 독특하다.
액은 직진하는 성질이 있어서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이시간도(石嚴堂)가 세워져 있고, 담은 부러 구부러져 있다.


정원에는 오키나와현 대표꽃인 데이코노하나, 히비스커스 등이 있다.

더워서 물건은 공중에 높이 저장하는 높은 창고(高倉)가 발달해 있다.


전통가옥에서 부쿠부쿠차라고 하는 말차에 거품을 잔뜩 일으킨 차를 맛본다. 입보다 눈이 즐겁다.

오키나와월드 내  전통가옥오키나와월드 내  전통가옥

조카마치에서 나와, 투어에 포함된 뷔페로 점심 해결. 

맛은 평범했지만, 돈 주고 사 먹지는 않을 우미부도(海葡萄)나 모즈쿠를 비롯해 오키나와 독특의 해조류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향토 요리는 맛이 짜고 밋밋하다. 매운 양념도 없고, 기름에 볶은 요리인 참프루가 많다. 

두부, 계란, 돼지고기를 많이 사용해서 단백질이 많은 식단이다. 건강에 좋을지도. 


허기를 달래고 나니, 전통예능공연. 에이사공연을 하고 있다. 

격렬한 사자탈춤과 북, 화려한 춤이 의외로 신난다. 손뼉 치며 동참. 

기지의존산업에서 벗어나 전통예능인 에이사를 발굴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되었을까? 

딸이 저 연기자들도 고등학교 부카츠(部活:동아리활동)에서 에이사를 하고, 대학 가서 아르바이트하다, 직원이 되는 걸까 한다. ㅋㅋㅋ 에이사는 한국의 사물놀이처럼 흥겹다.

 

에이사보고 버스로 돌아가며 10분 정도 뱀전시관으로. 하브라고 하는 독사가 흔하고 유명한 듯하다. 

온갖 뱀종류와 뱀가죽으로 만든 산신(三線)과 뱀술을 전시해 놓았다. 

거길 지나니 이제는 뱀술공장과 다양한 뱀술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병에 똬리를 튼 뱀들이 잔뜩. 

훈제한 뱀들을 탱크에 넣고 술을 만드는 과정이 전시되어 있다. 


뱀꾼이 한두 마리 뱀을 잡아 뱀술을 만드는 한국과 전혀 다르게 공장화되어 있다. 수요가 꽤 있는 모양이다.. 

뱀을 이용한 모든 상품을 모아놓은 오키나와식 뱀즈쿠시(ハブづくし)에 아이들이 질려한다.


오키나와월드는 작지만 투어로 보기에 적절한 공간.      

 

다음으로 15분 정도 달려 이토만을 지나 오키나와 평화기념공원으로.

가이드의 목소리는 오키나와전쟁을 이야기하며 애절하고 느리게 변했다.

1945년 6월 23일에 오키나와에서는 총사령관 우시지마가 자결함으로써 전쟁이 끝났다고, 그때 항복하면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의 참혹함을 피했을 거라는 설명에 납득이 갔다.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위령비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위령비

평화기념공원은 제주 4.3 공원과 흡사했다. 

태평양바다에 면한 마부니언덕에 평화자료관, 봉안당, 사망자들의 이름을 새긴 평화의 초석이 있다. 

 대한민국 출신 희생자 명단  대한민국 출신 희생자 명단 

국적, 인종을 막론하고 희생자는 전부 기록했다는 설명대로, 타이완, 북한 , 한국 출신들의 이름을 새긴 평화의 초석이 있다. 현재도 계속 희생자 명단을 업데이트하고 있단다.

30분 밖에 정차하지 않기에 서둘러 조선인들의 이름 앞에서 묵념하고 공원을 둘러봤다.

이런 절벽으로 후퇴를 시키다니, 패배하면 갈 곳이 없지 않은가. 죽음 외에. 


버스가 대기하는 장소 건너편에 바로 한국인 위령비가 보여 다시 묵념. 아이들이 의외로 숙연해진다. 

수많은 이름들 앞에서, 더 나갈 곳 없는 절벽 앞에서 전쟁의 참혹함이 피부로 느껴진 것일까? 

관람이 30분만 더 길어도 좋았을 텐데. 아쉽다. 

투어의 폐해다. 장사할 곳이 아니니, 바로바로 패스다.      

히메유리의 탑히메유리의 탑

 

다음은 <히메유리의 탑>으로 간다. 

오키나와여자사범학교, 고등여학교 출신 학생들이 전쟁에서 육군병원에 동원되었다가 많은 희생을 치른 것을 기념하여 자료관과 위령비가 있다. 오키나와 곳곳에 위령비가 있다. 

섬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주민들이 전쟁에서 사망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육군병원 방공호 자리에 위령비가 있어,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잠시 묵념.


400엔을 내고 자료관을 돌아보았다.

자료관에는 전시기 학생들의 일상과 잔혹한 패전 직전의 오키나와가 전시되어 있었다.

마지막 패배 후, 인솔교사가 ‘이제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라, 나도 알아서 살겠다, 돕지 못한다. 살아남아라’고 했단다. ‘각자도생’이 전쟁의 현실이겠지. 수많은 여학생들이 희생되었단다. 

오키나와 중부에 상륙한 미군들이 남부까지 몰아가서, 갈 데가 없어진 탓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착잡하다. 

그 넓은 평화기념공원에서 달랑 30분인데, 왜 여기서 40분이나 머무르는지. 돈을 내는 곳은 오래 머무른다.     

돌아오는 길에 미치노에키 이토만에 들러 기념품과 생선회를 먹었다. 

‘미치노에키’는 도로휴게소다. 

현지인들은 지역 특산물도 사고, 현지에서 나는 싱싱한 해산물을 먹기 좋은 곳이다. 

다양한 회를 종류별로 굴껍데기에 조금씩 놓고 판매해서 뷔페식으로 구입해 먹는 게 조금 귀엽다. 

오키나와는 어딜 가나 흑설탕, 소금, 산핑차(쟈스민차), 히비스커스차, 이와모리, 시콰사를 판다. 달고 짜고 시큼한 맛이다.


이토만에서 나하로 오는 길에 자위대 기지를 차창으로 보았다. 해안을 따라 엄청난 규모다. 

미군 기지만 큰 게 아니라 자위대 기지도 규모가 장난 아니다. 

한국과 다르게 군사시설인데 철조망만 들러놓아 밖에서 건물이 다 보인다. 

남국의 패러다이스라 하기에는 전쟁의 상흔과 기지가 너무 많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 다시 저녁을 먹으러 국제거리로 고고.

초밥이 먹고 싶어 스시로에서 회전초밥. 조금 실망. 

더운 지역이라 생선을 날것으로 많이 먹지 않는지 생각보다  맛있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누가 회전초밥에 침을 뱉은 후로 레일에 초밥이 다니지 않아, 보는 재미가 없다.      


다시 현청을 지나 국제거리로 가서 공설시장과 평화거리를 산책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7

메도루마 슌의 소설 「평화거리라 이름 붙여진 거리를 걸으며」(1986)를 상기하며, 기대하고 갔지만,

7시가 넘으니 이미 파장 분위기라 볼 게 없다. 

메도루마 슌 <평화거리라 이름 붙여진 거리를 걸으며> 표지메도루마 슌 <평화거리라 이름 붙여진 거리를 걸으며> 표지

<기적의 1마일>이라 불리는 국제거리는 전쟁에서의 부흥과 기지의존으로 생겨난 장소이다. 


천황이 전후 처음으로 이 거리를 방문했을 때, 전쟁의 피해자인 소설 주인공 할머니가 평화거리에서 천황을 향해 시위한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등장하는데, 이들이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시간을 살며, 오키나와전투의 트라우마적인 기억이 현재에 침입해 들어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천황제에 대한 오키나와인의 상징적인 저항을 그리고 있다. 


그 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만 바글바글하다. 어디에도 오키나와 현대사의 아픈 굴곡은 드러나지 않는다.

돈키호테에 저렴한 쇼핑을 목적으로 관광객들이 모여들 뿐. 


국제거리에는 오키나와 전통음악인 시마우타와 향토요리를 즐길 수 있는 이자카야가 여러 곳 있었다.

샤미센 반주에 맞춘 시마우타도 계속 들리고. 소설에 등장한 민요를 연주하는 가게가 이런 곳인가 싶다. 


기념품으로 아와모리샾에서 오키나와를 디자인한 티셔츠를 하나씩 샀다. 꽤 지출이 컸다.

결국 남편 티셔츠는 사이즈가 없어 실패. 눈이 너무 높다.

시사도 유리공예도 이쁜 게 많고, 친스코와 흑설탕도 사서 호텔로 고고.

아들은 친구들에게 줄 아와모리가 든 초콜릿을 구입. 


오늘도 편의점 패밀리마트를 털어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오리온 맥주와 함께 여독을 푼다.

맥주가 맛있다. 추억의 뽕따푸딩도 먹고. 애들은 이 저렴한 푸딩에 추억이 많다.

편의점에서 발견한 오키나와만의 먹거리. 

<오키나와아메리칸> 코너가 있다. 포크타마, 햄버거류 등을 판다.

기지문화가 오키나와에 이런 먹거리를 만들었나 보다. 

 

오키나와만의 먹거리도 발견.  ‘朝すば’.

'아침소바'라는 뜻인데, 튀기지 않은 면에 심심한 국물의 국수가 의외로 담백하니 맛나다. 

이런 맛을 좋아하나 보다. 이 컵라면은 질리지 않고 매일 먹겠다. 의외의 득템. 


호텔 조식에서는 오키나와 명물이라는 <포크타마샌드>라는 스팸과 계란이 든 주먹밥이 나왔다. 

가게에서는 한 개 400엔이나 하는 주먹밥을 공짜로 맛보니 좋다. 

그냥 스팸주먹밥인데, 이게 여기 대표 음식이란다. 

부대찌개처럼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물품으로 탄생한 음식인 듯. 

하와이에도 이런 음식이 있다니, 거기서 유래했는지도 모르겠다.


호텔 식당에는 시쿼사 주스가 꼭 있다. 시큼한 맛이 더위에 잘 어울린다.

한국에 홍초가 있듯, 여기는 시쿼사나 히비스커스가 있다. 

이 시큼한 맛을 사랑하는 듯. 

히비스커스차의 강렬한 붉은색이 맘에 든다.




3일 차 - 미군기지를 생각하다

만자모

미치노에키 가데나, 고자, 아메리칸빌리지     


3일 차.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만자모를 가기로 했다. 

거리가 2시간이나 되니, 투어 버스를 이용하고 싶지만, 불필요한 수족관이나 파인애플농원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 그냥 일반 버스로 가기로 했다. 

관광안내소에서 설명 듣고 시간표를 얻어 1일 버스패스 2천 엔짜리를 구입했다. 

 

터미널에서 8시 5분 20번 버스 타고 출발. 일반 시내버스다. 

나하에서 우라소에, 아메리칸빌리지, 가데나, 요미탄, 만자모까지.

애들은 금방 꾸벅꾸벅 졸고, 나는 연신 창창밖 풍경에 빠져든다. 

똥손인 나를 대신해 남편이 사진을 열심히 찍는다. 


여전히 정리권을 뽑아 현금으로 내는 방식. 여기는 교통카드가 안된다. 

오키나와는 교통비가 비싸다. 모노레일도 버스비도 훅훅 오른다. 

만자모까지 1400엔. 패스라 다행이다. 안 그러면 교통비가 장난 아니었을 것이다. 


버스는 더위를 가리는 차양도 있고, 안내방송은 간간이 오키나와 방언으로 하는데,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녹음을 하려다 타이밍을 놓쳐 실패. 

마치 연변에 갔을 때처럼, 의식적으로 오키나와어를 생활 곳곳에서 들리고 보이도록 정책적으로 하고 있는 듯하다. 맘에 든다. 

일본 본토에 흡수되지 않으려는 눈물겨운 노력이다. 

기억한 단어는 '멘소레'. 어서 오세요라는 '이랏샤이'와 같은 의미이다.      


버스 광고에 눈에 띄는 게 있다. 우라소에라는 지명이 나카니시로 바뀐단다. 

소설가 마타요시 에이키가 평생을 우라소에에 살며, 소싸움과 구갑묘와 기지와 위안부를 그린 곳이다. 

왜 이름을 바꿀까? 오사카 이카이노 재일조선인 집단거주지처럼, 과거의 우라소에에 얽힌 기지와 전쟁의 기억을 지우려는 것일까?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하여튼 우라소에를 지나며 마타요시 에이키의 <소싸움장의 허니>(1983)를 상기한다. 


 우라소에는 류큐왕국 발상지라 한다. 

<소싸움장의 허니>는 우라소에 있는 투우장에 허니라 불린 어린 양공주를 데리고 소싸움을 보러 온 미군을 어린 소년이 나무 위에서 바라보는 구도로 되어 있다. 덩치 큰 소와 덩치 작은 오키나와소가 싸우는 장면은 압도적으로 우세한 미군 치하에 놓인 오키나와를 상징한다.


그 싸움을 바라보고 있는 소년 '나'의 수치심과 시선이 흥미로운 소설이다. 


나하를 빠져나와 우라소에, 차탄초(北谷町), 가데나초, 요미탄손까지 해안선을 따라 계속 미군기지다. 

비디오로 촬영을 하니 기지가 끝나지 않는다.

미군기지미군기지

아마 <캠프 키즈너>인 모양이다. '화장지에서 미사일까지'라는 말로 유명한 미군보급기지라 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이 보급기지에서 모든 물품들이 전선에 보내졌다고 한다. 

그렇게 후텐마, 가데나까지 이어지는 모양이다. 


나하 시내에서 볼 수 없는 기지 오키나와의 실상을 버스에서 접한다. 

철조망으로 되어 있고, 담이 없으니, 속도 다 보인다.

평택 험프리기지가 세계에서 제일 큰 미군 기지라는데, 얼마나 큰 것일까?

오키나와의 기지도 끝도 없이 30분 이상 이어지는 듯하다.

해안에서 바로 기지가 이어지고, 높은 언덕으로 보이는 건 후텐마일 듯.

오키나와 중부는 미군 기지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점차 평지에서 지대가 높아지는 듯하고 류큐무라 근처에서는 열대 삼림으로 풍경이 바뀌었다. 

무성한 열대림. 만자모 도착. 


가는 길에 오키나와 전통 묘지가 있어 구경했다. 

구갑묘는 아니지만, 뼈를 수습해서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한다. 

걸어 올라가는 길에 태평양전쟁에서 희생당한 이 지역주민들의 위령비를 미장원 뒤에서 발견. 

아직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만자모는 풍경이 멋지다. 해식절벽.

중국인과 한국인이 다수다. 너무 짧아 2번 돌았다. 

제주도 느낌이 강한데, 한 등산복 입은 한국 아주머니가 ’ 여기도 방풍나물이 있네 ‘ 해서 뿜었다. 

역시 한민족은 나물에 사족을 못쓴다.

우리 할머니는 출산을 도우러 베를린 고모 집에 가서 지천에 널린 고사리가 아까워 그걸 다 뜯어 나물을 했다 하니, 말해 무엇하리. ㅎㅎㅎ 

애들은 오미쿠지를 뽑는다. 둘 다 대길. 다행이다. 

 

만자모만자모

만자모에서  120번 버스를 타고 오완에 내려 62번 버스로 갈아타고 한국의 도로휴게소에 해당하는 미치노에키가데나에 도착. 

휴게소에 전망대가 있어, 바로 기지를 조망할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휴게소에서 허기 해결. 대박이다. 휴게소 음식이 훌륭하다. 

소바도 맛있고, 하와이안도넛이라는 것도 푹신하니 맛나고, 버거는 최상. 

빵도 패티도 수제인데, 너무 맛있다. 여기서 먹길 잘했다.

 

식후에 전망대로. 멀리 가데나기지의 전투기가 보인다. 

Kadena Air Base嘉手納飛行場.  미국 태평양 공군(PACAF)의 가장 큰 군용 비행장이다. 

조망하는 동안에도 기지로 비행기들이 이착륙한다. 

아들은 비행기 종류를 구분하며,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 관심을 보인다. 


휴게소에 이 장소성을 상징하는 독특한 물건이 있다. 소음측정계이다. 

전망대에도 자료관에도 설치되어 있다. 

기지 주변의 소음과 악취는 기지피해의 대표인데, 기지전망대에는 56-60 데시벨이 왔다 갔다 한다. 

아들 말로는 전투기 소음은 120 데시벨까지 올라간단다. 

기지와 민간인 거주지가 너무 가깝다. 

  

전망대에 설치된 소음측정계전망대에 설치된 소음측정계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데나기지전망대에서 바라본 가데나기지

오키나와에서 몇 숫자가 기억에 남는다.

 0.6 vs75   0.6%의 면적에 75%의 미군 기지가 밀집한 오미나와의 현실.

1972        아메리카 치하에서 일본으로 복귀

7.30        복귀 후 일본식으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차량통행을 변경한 사건


3층 자료관에서 가데나 기지 오키나와인들의 투쟁을 본다. 남일 같지 않다. 

소음으로 수업이 안된다는 가제나 기지 주변 학교들. 

여름이면 전투기 소음으로 창문을 열 수 없는 나의 근무지가 떠오른다. 

동아시아 미군 기지의 공통된 상황. 

전쟁과 평화는 요원한 것일까? 

  

휴게소 앞에서 다시 62번 버스를 타고 기지를 따라 아메리칸빌리지로 향한다. 

이 가데나기지의 주변 기지촌이 '고자'이다. 

이제는 '오키나와시'로 바뀌었다. 기지의 흔적을 지우듯. 


고자폭동의 고자, 사키야마 다미 소설의 <구자환시행>에 실린 소설의 배경인 그 고자이다.

'クジャ=고자'라는 지명 자체가 미군들에 의해 잘못 불리면서 고자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사키야마의 소설 때문에 여기에 꼭 오고 싶었다. 

버스 안에서 보는 고자는 인구가 많이 사는 듯한 느낌이다. 

기지에 붙어 아파트, 상가가 쭉 형성되어 있지만, 많이 퇴락해 있다. 

기지촌의 유흥업이 쇠락하고, 해변가에 반환된 기지에 아메리카빌리지라는 유원지를 만들어,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고자신용금고를 비롯해, 고자가 들어가는 간판이 많다. 

오래된 선시티 시장 아케이드, 낡은 아파트는 활기가 없다.


사키야마 다미 <구자환시행>사키야마 다미 <구자환시행>
 "여기에 살고 있으면, 태양이 떨어지는 것과 함께 지옥에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된다고 하는데, 우리 같은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은 전혀 없는 듯한 요즘 세상은. 그래도 온 세상 사람들 생각이 어찌 되었든, 사실은 정말로 위험해. 미친 군인들이나 유령이 이 근처 골목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깜깜한  이 길을. 여자 혼자 휘청휘청 걷는 것은. 아무리 우리 같은 닳아빠진 여자들이라도 말이지."

 

소설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숀카네가>에 그려진 것처럼, 마치 존재하지 않는 양 기지에 의존한 장소 고자가 퇴락해가고 있었다. 

소설에는 오키나와 요나구니섬의 전통 민요 숀카네를 부르는 민요술집에 근무한 매춘부들이 죽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먼 섬에서 고자의 기지 주변으로 흘러들어온 그녀들이 오키나와가 일본에 복 귀하고 나서도 본토의 차별에 노출되고, 기지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은 영혼들이 성산업이 퇴락하고 마치 과거가 없는 양 다른 공간으로 변모되어 가는 고자의 모습이 소설에서는 재현된다.


그러기에 소설 제목도 ’고자 幻視行 ‘이다. 현실이 아닌 환상으로 보는 고자. 

현재는 이름도 오키나와시로 바뀌고, 기지촌의 삶도 소거되고 은폐되어, 당시의 현실은 당사자인 그녀들의 방언으로 재현된다. 

사키야마의 소설은 방언이 종횡무진하고, 전혀 친절하지 않은 소설이다. 

알고 싶으면 알려고 노력하라는 시선이다. 

왜 그런 태도가 나오는지는 오키나와의 버스방송에서 알았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오키나와 방언. 

그것을 표준어로 획일적으로 표현하기는 곤란하다. 문자가 아닌 소리로 전달하는 것.

 

오키나와에서는 일본어 표기가 낯설다. 

외래어가 아니니, 히라가나로 표기하지만, 오키나와방언 특유의 장음, 복모음의 다용으로 표기가 낯설게 느껴진다. 

사키야마 다미 소설의 낯선 일본어 표기는 그녀의 전유물이 아니라, 오키나와의 현실임을 새삼 인지했다. 

버스에서도 표기는 표준어로, 방송의 음성은 오키나와식으로 읽어 서로 달라서 당황스러운 적이 있었다. 

표기와 발음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차탄초만 해도 그렇다. 한자로 北谷인데, 발음이 chyatan이다. 

본토에 없는 한자 발음이다. 

버스가이드 말로는 훈독과 음독을 혼용하는 주바코요미(重箱讀)가 많다고 한다. 

      

고자에서는 미국식 재즈나 락이 발달했다고 하듯, 현재는 가데나 기지 제2게이트 주변에 뮤직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음악이 유명한 도시이다. 고자시 홈피(고자의 역사https://www.kozaweb.jp/aboutKozaPages/show/12)를 참고하니. 

 

1945년 9월에는 난민 수용소가 설치된 시정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인구가 증가한 지역에 시제가 설치되어 에치고 촌이 고자 시가 되고 1956(쇼와 31) 6에치고 촌은 고자 촌으로 개칭동년 7월에 시로 승격해 고자 시가 탄생했다고 한다. 전후 인접한 가데나에는 미군 기지가 건설되고 미군을 대상으로 한 상업과 오락 서비스가 차례차례 생겨나면서 고자시의 경제는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고 한다. 미국이 재즈의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미국인 손님들로 붐비는 고자에서도 재즈 밴드의 수요가 높아져 음악의 거리가 되었다.

 

1970년 12월 20일, 미군이 이토만시에서 여성을 차로 치어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장기간에 걸쳐 오키나와인의 인권을 무시한 미국 통치에 반발하여, 미군 차량을 소탕한 「고자 폭동 발생한다. 베트남 전쟁기에는 반전송을 중심으로 한 포크송이 유행하여, 고자에서 사도야마 유타카 같은 유명한 포크싱어가 나왔다고 한다. 


1972년 오키나와 현은 27년간의 미국 통치에 끝을 고하고 일본 복귀.


1974년 4월, 고자시는 미사토무라와 합병해 「오키나와시」가 되었다.


2006년, 오키나와시에 「뮤직 타운 구상」이 실현을 향해서 움직이기 시작해, 「고자 뮤직 타운·음악시장」이 오픈하였다.


현재의 오키나와시는 기지에 의존한 성산업에서 벗어나 '음악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기지에서 흘러나온 재즈, 락, 포크송, 전통의 시마민요, 에이사 부흥이 결합해서 현재의 오키나와 음악이 있는 것이겠지.


https://youtu.be/BK87SgTNSuQ?si=BBNvLsEi0NNTVYvv

사도야마 유타카

「ドゥチュイムニィ」(=혼잣말)
作詞・作曲 佐渡山豊 


わったー島や沖縄ぬ 
コザの街るやいびいしが

中の町んかい家ぐわぁ借とーる 
いっぺーぼうちら童ぁやさ

唐の世から大和ぬ世 
大和の世からアメリカ世
アメリカ世からまた大和の世 
ひるまさ変わいるくぬ沖縄

人に飼われた鳩よりも 
すずめの方が俺は好き
金吾バチの出目金よりも
海に生きるタコが好き

錆びたナイフを眺めては

切れるナイフに憧れた
研がれたナイフを手にしても 
悲しくなるのは何だろう

同じアジアの空の下 
恨みに重ねるあだ花よ
心いさめる憂愁の 
風よ優しく吹いてくれ


...


あなたのうつる鏡には 
僕らの時代が見えますか
僕らのうつる鏡には 
貴方の歌が聴こえます

疑うことから始めようか 
信じることから始めようか
時々こんがらがることもあろう 
優柔不断の曼珠沙華

 

사도야마 유타카는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포크싱어이다. 


그의 <혼잣말>은 사키야마 다미의 소설 제목에도 등장하고, 노랫말 가사와 소설 정서가 대단히 연결되는 점이 많다. 첫 소절 "우리들의 고향은 오키나와의 고자입니다만,-- " 시작해서

'중국의 지배를 받았다가 야마토의 지배를 받았다가 아메리카지배에서 다시 야마토지배로 바뀌어온 오키나와"라고 하는 구절에 오키나와의 현대사가 드러난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태춘의 'L.A스케치'가 연상된다. 

고자출신 사도야마처럼, 정태춘은 평택 출신 포크송싱어로서 고향이 미군 험프리 기지에 편입되자, 대추리투쟁에 적극 참가했다. 

그가 L.A에 가서 아메리칸드림이 깨진 미국을 노래했다. 

미국의 실체를 이렇게 까발린 노래가 한국대중음악에 또 있을까?


L.A. 스케치

작곡 정태춘 · 작사 정태춘 · 노래 정태춘


해는 기울고 한낮 더위도 식어

아드모어 공원 주차장 벤치에는 시카노들이

둘러앉아 카드를 돌리고

그 어느 건물보다도 높은 가로수

빗자루 나무 꼭대기 잎사귀에 석양이 걸릴 때

길 옆 담벼락 그늘에 기대어 졸던 노랑머리의 실업자들이

구부정하게 일어나 동냥 그릇을 흔들어댄다

커다란 콜라 종이컵 안엔 몇 개의 쿼터 다임 니켈


남쪽 빈민가 흑인촌 담벼락마다

온통 크고 작은 알파벳 낙서들

아직 따가운 저녁 햇살과 검은 노인들 고요한 침묵만이

으음 프리웨이 잡초 비탈에도 시원한 물줄기의 스프링클러

물젖은 엉겅퀴 기다란 줄기 캠리 차창 밖으로 스쳐가고

은밀한 비버리 힐스 오르는 길목

티끌 먼지 하나 없는 로데오 거리

투명한 쇼윈도 안엔 자본보다도 권위적인

아 첨단의 패션


엘에이 인터내셔널 에어포트 나오다

원유 퍼 올리는 두레박들을 봤지

붉은 산등성이 여기저기 이리 끄덕 저리 끄덕

노을빛 함께 퍼올리는 철골들


어둠 깃들어 텅 빈 다운타운

커다란 박스들과 후진 텐트와 노숙자들

길가 건물 아래 줄줄이 자리 펴고 누워

빌딩 사이 초저녁 별을 기다리고


그림 같은 교외 주택가 언덕

길가 창문마다 아늑한 불빛

인적 없는 초저녁 뽀얀 가로등

그 너머로 초승달이 먼저 뜬다


마켓 앞에서 식수를 받는 사람들

리쿼에서 개피 담배를 사는 사람들

버거킹에서 늦은 저녁을 먹는 사람들

아아 아메리카 사람들


캘리포니아의 밤은 깊어가고

불 밝은 이층 한국 기원 코리아 타운

웨스트 에잇스 스트리트 코메리칸 오피스

주차장 긴 철문이 잠길 때


길 건너 초라한 아파트 어느 골목에서

엘에이 한 밤의 정적을 깬다

“백인들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미국에서 백인들 잘 못 보겠-“

따당 따당땅 따당 땅 땅


한국 관광객 질겁에 간 떨어지는 총소리

따당 따당땅 따당땅      



또 한 명 재일조선인 가수 아라이 에이치(新井英一, 박영일, 1950) '청하(淸河)로 가는 길'(1995)도 떠오른다. 

강제징용으로 포항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부친과 재일조선인 어머니사이에서 후쿠오카에서 태어났다.

본토 미군 기지 술집에서 노래하다 미국으로 갔다가 돌아와서 한국을 방문한 그가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노래이다.

<청하로 가는 길> 중 5장 '미국'에는 이런 노랫말이 있다. 

"너는 누구냐는 물음에 나는 코리안 저패니즈"


공간도 주제도 다르지만 비슷한 연배의 변방에서 혼종적인 자신들의 아이텐티티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벼려낸 아시아의 노래꾼들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큰 흐름이라는 것이 역시 있는 모양이다. 


어디선가 시마민요 '숀카네'가 들리는 듯한 환청.

https://youtu.be/g5-bHOInM80


흥미로운 거리 풍경중 하나.

오키나와에서 타이완대학으로 유학 가는 입시학원이다. 

거리가 가까우니, 일본 본토가 아니라 타이완 대학으로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타이완, 국립, 사립 대학에 다수 합격시켰다는 선전이 붙어 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4

고자에 주쿠(宿)라 불리는 학원이나 아동센터 간판이 많았다. 

나하 시내에서는 자주 보이지 않았는데. 일하는 여성들이 많아 돌봄이 필요한 것인가? 

사키야마 다미도 고자에서 학원선생으로 국어를 가르치며 소설을 썼다고 한다. 

최근 오키나와는 한국이 인기라고 하는데, 한국어 학원도 보인다.

한국어 학원 간판한국어 학원 간판

고자에는 퇴락한 영어 간판도 많다.

아메리칸빌리지는 고자 시내에서 언덕을 내려가 해안가에 만들어졌다.

미서부 샌디에이고 유원지를 모델로 해서 만든 장소라 한다. 


그다지 크지 않은데, 스타벅스가 있는 걸 보니 유동인구가 좀 되나 보다. 

미군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지만, 대부분은 관광객이다.

너무 더워 외투를 벗다 딸이 새 휴대폰을 분실할 뻔했다. 

오전에 뽑은 '대길' 덕분인지 지나가는 관광객이 찾아주었다. 휴----


선셋비치에서 동중국해의 물에 발을 담갔다.

1월의 겨울에 바닷물이 따듯해서 여기저기서 발을 담그고 있다.

해안은 자갈이 없이 모래만 있다. 물도 맑고. 


지바고라는 카페에서 마침 오늘이 내 생일이라 커피와 케이크로 분위기를 냈다. 

이번 여행은 7년 만의 온 가족 해외여행이기도 하고, 애들과 내 생일이 껴있어 평소보다 여유롭게 보냈다

둘째가 여행 떠나기 전에 ’ 우리 여행은 늘 답사 아냐' 하고 조금 불만스러워했는데, 이번에 좀 여유롭게 다녔다. 


마트 이온(Aeon)이 있어 들렀지만, 살 게 없다. 천 엔짜리 아이크림 몇 개 선물로 사고 다시 나하로 가는 버스로.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옆도 또 기지다. 기지 안 잔디축구장에서 열심히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축구를 찬다.     

 

오키나와타임스 앞에서 내려 '미카사'라는 오키나와 가정식 요릿집에서 저녁을  들었다. 초고령화 사회답게 종업원 평균 연령이 60을 넘어 보인다. 현금 온리. 

고야참플, 소고기가지볶음, 소고기부추볶음,  짬뽕을 주문했다. 음식이 맛있다. 가정식인데, 중국요리, 본토요리가 섞인 듯. 밥을 받으면 모두 카운터에 놓인 버터를 넣고 비벼 먹는 게 신기하다. 버터라이스인가.

고야참플은 내 입에는 별로 쓰지 않아서 맛있었는데, 아이들은 한 점씩 맛보라고 주었더니, 쓰다고 두 번은 사절이다. 아직 애  입맛이다. 

재미있는 건 짬뽕. 국물 있는 면요리가 아니라, 덮밥이다. 

양파와 고기를 잘게 다져 계란으로 덮은, 가쓰동같은 요리법이다. 

기억에 남을 생일이다. 오키나와에서 생일이라니.

 

오키나와 짬뽕오키나와 짬뽕

나하 거리에는 본토에 없는 이색적인 자판기가 있다. 

오로지 스리라차소스와 다시 국물만 파는 압도적인 비주얼의 자판기. 

처음에는 현청앞에서 발견해서 뭔가 했더니, 시내 여기저기에 있다. 

음식에는 스리라차를 쓴 걸 보지 못했는데 도대체 뭐지? 


검색을 해보니 2020년 일본회사에서 발매했는데, 코로나가 터져, 대면이 아닌 비대면 자판기로 판매를 확대했다고 한다. 그래도 그렇지 only 스리라차소스, only 다시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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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자판기와 스리라차소스자판기


배도 꺼트릴 겸 <준쿠도서점>에 들렀다. 

오키나와 관련 서적이 하나의 코너로 모여 있어 편했다. 


가와 미사의 <관광과 성-영합과 저항의 오키나와전후사>(2023)라는 신간 득템. 

미국과 일본의 관계 속에서 휘둘려온 오키나와 현대사를 기지 주변의 성산업과 관광이라는 키워드로 분석했다. 일본복귀 후 해양박람회 개최 이후 미군기지 의존에서 본토 의존이 심화되면서 성산업이 관광과 어떻게 결부되는지 흥미롭게 기술했다.


오키나와 현대소설들이 빈번하게 그리고 있는 전쟁기의 조선인 위안부, 전후의 미군 상대의 온리(only), 기지촌 매매춘, 그리고 현대의 일본 남성들의 기생관광까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오키나와의 오랜 상흔이 여실히 드러난다.

<관광과 성> 표지<관광과 성> 표지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이번에는 편의점 로손에 들러 간식 보급. 오늘은 커피젤리를 안주삼아 맥주 한잔. 

긴 하루였지만, 간접적으로 고자를 본 건 좋았다. 

이번 여행의 가장 주안이기도 했는데, 후텐마기지는 가지 못했다. 

다음번에 한 번 더 계획해 봐야지.



4일 차     

오늘은 느긋하게 조식을 먹고 오키나와현립박물관으로 갔다. 

첫날 버스투어로 슈리성을 봐서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오무로마치라는 나하의 강남역(?)에 하차. 

명품샾이 있다는 갤러리아백화점도 있고, '요후쿠의 아오야마'도 있다. 깔끔한 신도시 느낌.


10분 정도 걸어 박물관 도착.

오키나와말로 성을 가리키는 ’구스쿠‘ 양식의 건물.

오키나와현립박물관오키나와현립박물관

안에 들어서니 구석기시대 인류의 진화를 다룬 특별전과 상설전. 

구석기시대 뷜렌도르프의 비너스상이 있다 해서 비싼 1200엔 표로 들어갔더니, 상설전은 별도란다. 

너무 하네. 기획전은 영어 설명도 없어 아들은 툴툴. 

그래도 이렇게 다양한 비너스가 있다는 건 새로 알았다. 유럽, 러시아, 호주의 상이 있다.

구석기 시대에 임신한 여성의 몸은 다산과 풍요를 기원했다고 하는데, 근대 동아시아에서 여성의 몸은 식민지와 기지와 자본주의의 물결에 험하게 휘둘리기만 하였으니. 음.... 

현립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비너스 복제품들현립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비너스 복제품들

오키나와 구석기시대 인간의 모형은 성기까지 자세하게 복원했다. 

키도 작고. 현재 일본 인류와 관련이 없다고 한다. 

현대 일본인은 대륙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많으니.


아쉬워 다시 상설전 표를 구입해서 관람. 

구석기부터 류큐왕국, 일본치하, 미군정기, 현재까지 자료는 많았다. 

'Keystone of the Pacific'으로서 미군기지에 농락된 오키나와의 현대사가 눈에 띈다. 

미군 깡통으로 만든 샤미센, 잉글리시 스피코라고 쓰인 인력거. 

비싸지만 먼저 와도 좋았겠다. 기념품점에서 드디어 시사 획득. 귀엽다.

 


오키나와는 시마다 맨홀 디자인이 다르고 유니크하다. 딸이 발견했다. 

채색을 해서 지역마다 다르게 다양하게 만들었다. 그 감성이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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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탄, 챠탄, 카데나의 맨홀 디자인


호텔 가기 전 1일 1 스테이크 한다는 계획은 실패했으나, 공항에서 허기지지 않게 얏빠리스테이크 2호점에서 배부르게 먹기로 했다. 호텔 조식과 투어점심으로 생각보다 외식 횟수가 줄어, 가지 못한 식당이 많아 조금 아쉬움을 남기고 스테이크 와구와구.


잭스보다는 평범한 맛이지만, 다양한 소스와 밥과 샐러드 무제한은 매력.

가격도 저렴하고 가성비 스테이크집이라고 하면 되겠다.

바로 뒤에 88 스테이크도 있어, 스테이크 경쟁이 치열한 듯.


여기는 오키나와타임스, 방송국이 몰려있는 곳이라 건물 뒷골목에 밥집이 많은 거리이다.

어제 먹은 미카사도 근처에 있었다. 

마지막으로 블루씰 아이스크림을 하나 물고, 루트비어도 겟해서 호텔로.

루트비어는 미제가 맛있네. 자판기에서 산 일제는 까스활명수 맛이 너무 강해서 별로였다.

왜 한국에서는 루트비어를 수입하지 않는 걸까? 



모노레일로 공항으로

나하공항은 작고, 국내선이 더 중심이라 쇼핑가도 국내선에 몰려있다. 

결국 또 한 번 휘리릭 과자쇼핑. 이시가키섬 망고를 사용했다는 로이스초콜릿을 아들이 사고 싶다 해서 구입. 오키나와 산호는 반출금지라는데 산호를 태워 구운 커피라는 오키나와 특산 35 커피를 샀다. 

    

오키나와는 조용한 지방중소도시 느낌이다. 여유 있고 한적한 지역. 

조금 심심하고. 뭐라고 할까. 자연 외에 별로 없는 미국 서부 느낌도 나고. 

절도 신사도 교회도 미술관도 많지 않다. 

대신 위령비와 기지 바리케이드가 많다.


근대 이래 일본, 미국과의 역사 속에서 상흔이 많은 장소임에도, 특유의 여유로움과 인내심으로 표면적으로는 그 들끊는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슈리문에도 '禮의 國'라고 한 것처럼.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관광과 성>을 읽다, 발견한 것. 

오키나와에서 술을 맛있게 먹으려면 예를 지켜야 한다고 한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2가지. 하나는 군가를 불러서는 안 되고, 둘은 전쟁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 

오키나와 전 주민의 1/4이 전쟁으로 희생을 당했다. 

그런 곳에서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 군가를 부르고 함부로 전쟁이야기를 해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으리라. 점잖은 그들의 표정뒤에 숨은 전쟁의 상흔이 새삼 느껴진다.    


스스로 '참플문화'라고 하는 것처럼, 중국, 일본, 미국의 문화가 혼재되어 일본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소설에서 읽은 오키나와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여행 목적은 달성했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여행을 겸한 것이라 일정이 아쉬움도 있지만, 아이들이 크면 또 이런 기회가 언제 있을는지. 공항에서 골프장으로 렌트차량으로 휙휙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오키나와는 휴양지에 불과하겠지만, 서해안을 버스 타고 가면서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 기지촌 오키나와가 뚜렷했다. 오키나와의 미래는 미군기지와 일본의 무관심 속에서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1월에 헤노코기지 착수에 반대하는 오키나와인들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국가의 직권으로 공사를 감행하는 처분을 내렸다. 


류큐에서 일본으로 다시 오키나와로, 오키나와의 현재와 미래도 여전히 암중모색. 


표면적으로는 에메랄드 바닷물처럼 잔잔하지만, 이면에는 언제 끓어 넘칠지 모르는 압력이 이미 포화상태인 오키나와를 본 여행이었다.        





언급한 작품 목록


빨간 기와집 : 일본군 위안부가 된 한국 여성 이야기 / 가와다 후미코(川田文子) 지음 ; 오근영 옮김 꿈교, 2014.


오키나와 이야기 : 일본이면서 일본이 아닌 / 아라사키 모리테루(新崎盛暉) 지음 ; 김경자 옮김 역사비평사, 2016.


슈리의 말 / 다카야마 하네코(高山羽根子) 지음 ; 손지연 옮김 소명출판, 2023.


平和通りと名付けられた街を歩いて(평화거리라 이름 붙여진 거리를 걸으며) : 目取真俊初期短編集 / 目取真 俊(메도루마 슌) 지음; 影書房, 2003.


소싸움장의 허니(闘牛場のハーニー) / 마타요시 에이키(又吉栄喜) 지음; 곽형덕 편역 소명출판, 2020. (오키나와 문학 선집, 소명출판 2020에 수록.)


見えないマチからションカネーが(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숀카네가) / 崎山 多美(사카야마 다미) 지음; クジャ幻視行(구자환시행)花書院, 2017.


観光と「性」: 迎合と抵抗の沖縄戦後史 (관광과 성: 영합과 저항의 오키나와 전후사) / 小川 実紗(오가와 미사) 지음; 創元社, 2023.


ドゥーチュイムニィ(혼잣말) / 佐渡山豊(사도야마 유타카) 작사・작곡・노래; 1973.


LA 스케치 / 정태춘 작사・작곡・노래; 1993.


淸河への道(청하로 가는 길) / 新井英一(아라이 에이치) 작사・작곡・노래; 1999.


新与那国ションカネ(신요나구니 숀카네) / 요나구니 섬 민요; 大島保克(오시마 야스카츠)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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