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

승무원의 꿈(1)

by 민지글

승무원을 준비했던 적이 있었다.


어릴 적 보통의 여자아이들처럼 승무원의 유니폼과 화려한 라이프에 막연한 동경이 있었지만,

연애나 결혼시장에서 유리한 화려한 연예인급 미모를 가진 언니들의 직업 정도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졸업을 앞둔 나는 해외취업이 하고 싶었고, 그 중 외국 항공사 승무원,

'외항사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외국 항공사에서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었다.

해외에서는 승무원이 한국처럼 선망의 직업이 아니고, 내국인만 채용하는 한국과는 달리

특정 국가 항공사의 경우 외국인만 채용하는 곳도 꽤 있었다.





여행하면서 일하는 직업, 승무원


여행을 좋아했고, 해외에서 살고 싶기도 했고, 외국인들과 함께 일하는 나를 꿈꿨다.


막연히 해외취업을 꿈꿨지만 뾰족한 스펙이나 기술도 없는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내가 가진 것은

나이, 밝은 이미지, 침착함, 약간의 해외 경험과 영어 실력이었다.

서비스직이지만 비행기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인지

비슷한 다른 직업들에 비해 복지나 수입도 꽤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젊었을 때 경험해 보기에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평생직업에 대한 개념이 사라진 시대이다.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최소한의 경험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책상에 앉아서 끝도 없는 시험공부만 하다가 흘러간 시간에

졸업을 앞두고 명확한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고 어른들의 조언들은 딱히 와닿지 않았다.


굳이 승무원이 아니더라도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배경, 성별, 나이를 가진 사람들과 일해보는 경험과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생각보다 그들이 원하는 인재상에 꽤 부합하다고 생각했다.






외항사 승무원 준비하기


서울 호스텔 직원 (2022)


승무원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안정적인 직업이 아닌 경험치, 여행, 해외취업이 목표인 나의 불안정한 가치관과

주변에 승무원이 없기에 생소하기도 하고 승무원의 프레임 때문인지 설득되지 못했다.

어른들에게 나의 승무원의 꿈은 화려한 겉모습을 쫓는 연예인 지망생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어렸고 각자의 경험에 갇힌 생각들은 어쩔 수 없겠지만.

시집을 잘 가기 위해서도, 화려한 라이프를 쫓기 위해서의 이유도 아니었기에,

최대한 많은 정보와 확신들이 필요했다.


외항사 승무원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최대한의 국내외 자료들을 찾아보고,

준비생들의 스터디 모임에 나가보거나,

승무원 학원에도 가서 상담을 받기도 했다.

주로 국내 승무원 정보가 많기는 했지만

블로그, 카페, 유튜브 등 전현직 승무원들의 상세한 면접 후기가 꽤 많았다.



1. 외항사 승무원의 장단점

현실적으로 외항사 승무원을 할 수 있을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했다.


찾아보니 장단점이 더 뚜렷한 직업이었다.

우선 큰 단점이라면,

다른 곳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면접의 비중이 커서

타고난 성격과 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면접장에서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뛰어나거나 비슷한 이미지의 경쟁자가 많다면,

긴 면접 시간 동안 돋보이지 못하거나 밉보인다면,

결정적으로 면접관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어려울 것이라고 많이들 얘기했다.


또 직업 특성상 불규칙한 스케줄과 기내 환경 때문에 체력과 건강관리가 힘들다는 점.

타지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으니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독립심이 강해야 하고,

외국인 크루들과 얼마나 잘 소통하고 지낼 수 있는지도 중요할 것 같다.

그 외 사실상 레이오버 시간은 하루 이틀 정도로 짧다는 점,

다국적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 직종이라는 점, 직업 특성상 꾸밈 노동이 있는 만큼

회사 규정에 맞는 정도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 정도가 있다.



이 모든 단점들을 뒤로하고도 강력한 장점들이 많다.

대형 항공사에 주로 해당하는 내용이겠지만

나의 1순위였던 에미레이츠 항공사의 경우 복지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가족 지인들의 할인 티켓뿐 아니라 전용 기숙사와 전용 셔틀버스를 무료로 지원하고

따로 승무원 전용 할인 카드가 있어서 외식비, 체육관 멤버십, 유흥비 등등

개인적인 비용을 제외하고는 생활비가 크게 들지 않는 환경이다.

한국과 비교하면 초년생에 비해 높은 초봉, 중동 국가엔 세금이 없다는 점도 클 것 같다.


대형 중동 항공사의 경우 위치적으로 다양한 국가의 취항지 기종의 비행기

가지고 있어 좋은 환경에서 평소에 가보지 못할 나라들에 가보고 여행할 수 있다.

외롭지만 그만큼 개인 시간이 있다는 점.

서비스직이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수평적인 업무 문화,

팀 형태이지만 그 구성원이 매 비행마다 다르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2. 네이버 카페와 스터디

실시간 정보를 얻기 위해서 전현직 승무원 카페에 가입했다.

스터디에 참여하기엔 아무 경험도 없는 무지의 상태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면접을 경험하기 전에 나처럼 준비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 일지 궁금했다.

스터디 모집 글을 보고 무작정 강남역의 스터디룸으로 갔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면접 경험이 있는 30대 언니들 4명이었고,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모의 면접도 하면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민폐이긴 했지만 도움이 꽤 되었다.

확실히 외항사를 준비하는 분들은 국내 승무원 준비생들과 느낌이 다르긴 했다.

만나본 사람들은 4명이 전부이지만 조금은 프리하거나 개성이 강한 느낌이었다.

외항사 승무원은 국내 승무원 스터디만큼 많지 않아서

면접 경험이 있거나, 어느 정도 준비가 되고서 참여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3. 승무원 학원 상담

승무원 학원은 전현직 분들에게서 정보를 얻고자,

객관적으로 인재상에 맞을지 궁금해서

대형 학원 위주로 몇 군데 돌며 상담을 했다.

학원은 대부분 항공과 출신 준비생 위주, 국내 항공사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었다.

나처럼 해외취업으로 외항사를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했다.

학원에서 만든 정형화된 답변은 외항사의 성격에 맞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상담해 보면서 느낀 건,

온갖 프로그램의 가격에 한국은 역시 학원 공화국임을 다시 확인했고

나이가 어리고 이미지도 괜찮으니 국내 승무원도 도전해 보라는 말,

키와 체중을 묻더니 살을 조금 빼야겠다는 조언에서

역시 알고는 있지만 국내 승무원은 나이와 외모가 제일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외항사는 나이 외모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원자들의 옵션처럼 느껴졌다.


승무원 학원은 내가 원했던 외항사에 대한 정보는 많이 없었지만,

승무원의 세계와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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