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외취업 도전기 #2
호주에서 hospitality 분야는
수요가 확실하기도 하고
경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친절함, 적극적인 성격, 강인한 체력, 성실함 중
한 가지라도 강점이 있다면 도전할 만하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대부분 워홀과 유학생 등 외국인이 많고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제대로 직업으로서 커리어를 쌓고자 하면
외국인들에게도 커리어 발전의 기회가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지금 상황은 조금 달라졌을지는 모르지만,
2022년 당시 시드니에 도착했을 당시
코로나 직후라 호주 인력난이 심각했고
여러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들이 꽤 있었다.
평소에 매일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커피로 유명한 호주이니 한 번쯤 일해보고 싶었다.
당장 바리스타로 일할 수는 없지만
카페의 올라운더/웨이터로 지원할 수 있었다.
주로 gumtree, seek.com (jora), 호주나라에서
그리고 직접 이력서를 돌리기도 했다.
호주엔 한국만큼 카페가 많고 그래서
올라운더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경력이 없는 경우 처음에 구하기 힘들 수 있다.
나의 경우 첫 카페 올라운더는 gumtree에서 지원했고
굉장히 바쁜 쇼핑몰 근처 카페로
중국인 사장과 주로 동양인 직원들과 주로 일했다.
면접의 연장선으로 트라이얼 trial 이 있는데
실제로 1-2시간 혹은 30분 정도
같이 일해 보면서 결정하는 절차가 있다.
1시간이 넘어가면 이 시간도 시급으로 쳐주며
보통 면접 후 바로 일해보거나 아니면 날짜를 정해서
일해보고 때에 따라 그날부터 같이 일하게 된다.
대부분 카페의 규모가 작고 바쁘기 때문에,
그만큼 팀워크가 중요하기에 그런 것 같다.
경쟁률이 높거나, 큰 실수를 했거나,
사장님 마음에 들지 않는 점 등등으로
나도 몇 번 트라이얼 후 다시 집에 돌아간 적이 있다.
그래도 대부분 객관적인 피드백을 주기 때문에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서 계속 도전하다 보면 된다.
카페 올라운더의 경우 일 자체가 복잡하지 않고
시급이 높지 않고 수요가 늘 있는 편이라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다 보니 하나는 걸렸던 것 같다.
카페 올라운더 cafe all-rounder는
쉽게 말해 카페의 웨이터로 많은 잡일을 한다.
규모에 따라 한 명에서 세 명 정도가 있고
주문, 계산, 커피/음식 전달
음료나 간단한 음식 조리, 바리스타 돕기,
주방 간단한 재료 손질, 설거지,
바닥 화장실 청소 등등 여러 가지 일을 한다.
확실히 한국의 카페와 다른 점들이 많다.
처음엔 주문받는 게 가장 어렵다.
영어와 소통 문제뿐만 아니라,
호주 커피는 종류가 참 많기도 하고
우유, 설탕, 샷, 농도, 온도의 옵션까지 있다.
너무 많다 보니 카페마다 약어를 만들어서 쓰는데
주문을 받으면서 바로 커피 컵이나 종이에 순서대로 써서
바리스타에게 전달해야 한다.
처음엔 이 모든 게 수학 공식처럼 생소했다.
또 이 방식이 카페마다 조금씩 달라서
실수도 정말 많이 했고,
암기하고 익숙해지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또한 테이블이 있는 카페인 경우,
손님에게 좀 더 신경 쓰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보통 직원이 손님의 자리를 직접 지정해 주거나,
커피 주문을 먼저 하고 음식을 시키는 경우가 보통이다.
카페의 브런치 메뉴도 처음엔 생소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메뉴가 정해져 있으며
베지테리언 비건 특정 알레르기 옵션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 손님이 커피 음식을 비우면 눈치껏 바로 치우는 게 매너이며,
주기적으로 더 필요한 건 없는지 질문하는 등등
이런 사소한 서비스들이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로컬 카페이거나 테이크아웃 위주일수록
매일 오는 고정 손님들이 있고 대부분 항상 같은 커피를 마신다.
그래서 올라운더의 역할은 단골손님의 이름과
커피 종류를 기억하고 친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주문받고 계산하면서
또 영어로 적절한 스몰 톡을 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 스몰 톡이 필수인 건 아니지만,
이 부분은 타고난 센스가 필요한 부분이다.
사회성뿐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적절한 유머감각이 필요하다.
물론 가게나 사장님의 특징에 따라
그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호주 카페에서 요구되는 서비스는
손님에게 이름을 부르며 친구처럼 대하는 친근함이다.
파워 내향인으로서
일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긴 했지만
이게 성격 탓, 문화 차이나 언어 때문인지
일을 실수 없이 하기 위해 긴장하면서
친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쉽지 않았다.
카페 근무의 최대 장점은
일찍 출근하고 퇴근한다는 점이다.
호주 카페 평균 영업시간은
아침 6시-오후 2시나 3시이다.
물론 카페 올라운더의 경우
바리스타나 주방보다는 늦은
오전 7시-9시 정도까지 출근이다.
나의 경우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서
늘 제정신이 아닌 고장 난(?) 상태로 일하긴 했지만
오후 시간이 자유롭고 투잡이 가능할 수 있다.
그 외에는 한국 카페에서 일할 때와 비슷하다.
커피를 원할 때마다 마실 수 있고
브런치 메뉴나 원하는 재료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다.
또 퇴근하면서 남는 재료나 빵을 바리바리 싸 올 수 있는 점.
또 음식점과 비교해서 규모가 크지 않고
메뉴도 커피나 간단한 브런치 정도라서
환경이 꽤 쾌적한 편이고 옷에 음식 냄새보다는
커피 냄새가 배기는 정도이다.
반대로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카페의 규모나 단가가 낮은 만큼
다른 직업들과 비교한다면
시급이 높지는 않다는 것.
그래서 주로 평균 6개월 정도 오래 일하면
대부분 바리스타나 주방 기술을 배우고
맡는 일들, 실적에 따라 시급도 올라가긴 한다.
그리고 주로 현금을 주급으로 지급받는다.
보통 초반에는 적응하고 지켜보느라 일하는 날을 적지만
조금씩 적응하고 신뢰감이 생기면 쉬프트가 늘어나고
급하게 대타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은 규모의 카페 올라운더는 특히
필요할 때 언제든 부르고 취소할 캐주얼 고용 형태가 많다.
어쩌다 보니
한 군데에서 진득하게 일해본 적이 없어서
이력서에 쓰지 못하겠지만,
대략적으로 총 8-9개월 정도 일해본 것 같다.
주로 시티 근처 로컬 카페에서 일했고
한인타운에서도 짧게 일해보았다.
전반적으로 동양인 혹은 이탈리아 출신
외국인 사장님과 직원들이 많았고,
일하는 동네와 요일에 따라 그 분위기도 많이 달랐다.
나와 잘 맞는 사장님과 직원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다.
개인적으로 한국인 사장님 직원들의 경우
왠지 모를 텃세가 있는 경우가 많고,
한국인을 제외한 동양인들과 일할 때 가장 편했다.
한 군데에서 오래 일하지 못한 이유는
파트타임이기도 했고, 바리스타로 일하거나
향후 풀타임으로 전환해서 일하고 싶지 않았고.
딱히 경력으로 남을 수 없는 점이 컸다.
특정 빌런 때문에, 건강상의 이유로,
다른 분야에 도전 등의
사소한 핑계로 중간에 관두고 구하기를 반복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호주 커피나 카페 일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있으면 언제든 다시 일을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페 올라운더는
평소에 카페와 커피를 좋아한다면,
캐주얼한 호주의 카페 문화를 직접 느껴보고 싶다면
최종적으로 바리스타나 요식업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 볼만한 것 같다.
그렇지만 호주 커피 종류나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있고
일의 강도에 비해 시급이 높지 않다는 것,
소규모의 팀의 형태로 일하며
경우에 따라 스몰톡이 필요하다는 것.
또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면 힘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