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

by 민지글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떠돌이 생활은 자유와 동시에 고독하다.

마음과 상황이 딱 맞는 동행자가 있다면 조금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행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도 해외에 가기로 결심한 이유도 자유와 독립이었다. 그래서 혼자가 되는 것이나 외로움은 나에겐 어쩔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이기적인 선택이기는 하지만 나는 젊었고, 딱히 정착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정말 자유를 얻고자 한다면 인간관계에는 소극적일지도 모른다.

함께하는 여행은 뭐든 배가 된다. 즐거움도 괴로움도 두 배. 뭐랄까 나는 덜 행복하더라도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나의 모습이 더 꼴 보기 싫다.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하면서 괴로워하는 나는 너무 혼란스럽다. 그래서 아직 나에게 진짜 여행은 행복보다는 자유나 해방감이고, 그래서 혼자 하는 여행이 더 좋다.



젊은 여성인 내가 해외에서 혼자 지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사기도 한다. 특히나 어른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늘 연민에 가깝다. 그 가여워하는 마음이 위로가 되고 감사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더욱 이곳의 이방인처럼 느껴지거나 왠지 잘못된 선택을 한 것만 같은 느낌에 휩싸일 때가 있다.


아마 그들에게는 나는 길을 잃어버린 길고양이처럼 느껴지는 듯하다. 물론 낯선 타지에서 가끔씩 현타가 오거나, 힘들 때마다 기댈 곳이 없을 때, 엄마 밥이 그립고 가족의 따뜻한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 돌아가고 싶지는 않는 정도이다. 도망이기도 하지만 나에겐 나름대로의 많은 고민과 상처가 쌓인 목적 있는 선택이었다.


안정감보다는 도전을 선택했을 뿐이다. 대부분 개인보다 가족이 더 중요한 가치이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환경 속에서 혼자 꿋꿋하게 싱글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평생 떠돌이로 살아온 내게 정착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들에게 당연한 게 나에게 당연하지 않을 때. 나만 다른 가치를 품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은 좋지 않다. 마치 내가 신을 믿지 않는다고 했을 때, 남자친구를 사귀지 않는 나를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시선처럼.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은 점점 변한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충분히 많이 자유로웠으니 이젠 행복에 집중해서 좋은 것들을 같이 나누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거의 일생을 떠돌이로 산 기분이지만 나도 언젠간 정착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그때가 오겠지. 젊음의 유효기간이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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