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l asian girl의 해외취업
해외 생활을 하면서 느낀
호주나 서양 국가에서의 한국인의 이미지는
생각보다 무지와 무관심에 가깝다는 것이다.
아직도 남한인지 북한 사람인지 물어보는 사람도 꽤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유입된 마니아들
평소 동양에 관심 있는 사람들 아니고서는
세계 속 한국은 아직 작다고 느꼈다.
다문화 국가에서 살아가더라도
뭘 하든지 외국인, 동양인, 한국인이라는 핸디캡이 따를 수밖에 없다.
나에겐 꿈꾸던 해외취업이지만
현지인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그저 외국인 노동자일 수 있다.
경력도 기술도 인맥도 없는
평범함 그 자체인 내가 해외에 나와서
내세울 수 있는 특징은 전형적인 아시안 여성,
typical asian woman이라는 것인데
처음엔 해외 취업에 있어서 이게 큰 약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 특징을 잘 활용한다면 꼭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
해외에서 다른 외노자와 현지인과 경쟁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
shy 하다는 말은 수줍고 소극적인 성격이라는 말인데,
확실히 긍정적인 어감의 단어는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문제 되지는 않더라도
취업시장에서는 특히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라고 오해받기 쉽다.
특히 면접에서나 사람들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에
치명적인 단점일 수 있다.
극복하고 싶지만 내가 shy 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본래 성격이 뼛속부터 내향인이기도 하고
낯선 환경과 문화. 완벽하지 않은 언어.
또 겸손이 미덕인 곳에서 살다 보니
긴장되고 배려하는 모먼트가 왠지 그렇게 비친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 이미지를 깰 수 있는
자신감 있는 태도와 밝은 성격이 나에게도 있다면 좋았겠지만, 결과적으로 성격 바꾸기에 실패했다.
그런데 이 완벽하지 않은 점이 누구에게는 오히려 진정성으로, 때로는 친절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주로 서비스 직종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일해 보면서 느낀 건,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느끼는 포인트는
화려하고 완벽한 언어보다도
비언어적인 특징들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성적이지만 나름 최소한의 생존 전략으로
아이컨텍, 밝은 표정과 인사만큼은 유지하려고 했던 것 같다.
또 실제 성격과 무관하게 어눌한 언어나 생김새 때문인지 동양인 여성에게서 친절함을 보다 쉽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뭔가 무해함 속에서 느껴지는 친절함일까?
나의 경우 한국에서 온갖 사교육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했고
딱히 공부 머리가 좋거나 똑똑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해외에 나와서 전반적으로 비교해 보면
아시아 특히 한국의 교육 수준은 높은 편이고
영어, 수학, 과학, 규칙 법칙에 강하다.
평균적으로 확실히 많이 배우는 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단순한 학업 수준과는 별개로 한국 사람들을 특히
손이 빠르거나 상황 파악이라든지 일머리가 좋다.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그래서 좋은 편견들이 있다.
나는 회계 전공으로 석사 유학을 했다.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와 별개로 호텔 등 서비스직에서 일하거나 회사에 취업을 할 때도
회계 전공이라는 배경이 꽤나 좋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또 현지인들의 경우엔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고
외국인 유학생의 비중이 많은데 그중 대부분의 동양인들이
이과 계열, 회계, 법, 의료 등 전문직에 주로 종사하기에,
확실히 꼼꼼하고 숫자에 강하고, 똑똑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상하 수직관계에 익숙한 점,
겸손하고 말을 잘 듣고 꼼꼼한 점이
상사의 입장에서 언어나 융통성이 부족하긴 해도
자유로운 영혼이나 개성 강한 영미권 유럽 친구들보다는 다루기 쉬운 동양인을 선호할지도 모른다.
서비스직의 경우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에
가끔은 같은 일을 하더라도 시키는 일만 성실하고 묵묵히 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좀 더 매력적인 사람이라든지 보이는 퍼포먼스와 눈치 센스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같은 일을 해도 눈치가 빠르거나 손이 빠른, 외향적인 친구들이 인정받는 게 늘 부러웠다.
그래서 초반엔 오해를 받거나 치이는 순간이 많았지만
나의 동양적 사고방식과 태도를 좋게 봐주는 상사와 고객들이 있고,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신뢰감을 줬던 것 같다.
아마 동양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없거나
현지인들만 있는 곳에서는 적용되지 못하겠지만
내가 일했던 호주에서는 특히 hospitality 분야에는 외국인 비중이 높고,
매니저도 외국인 혹은 동양인인 경우가 많다.
문화 차이 중에서 위생관념도 꽤나 큰 요소인데,
내가 일하고 있는 호주는 도시보다 자연이 더 많고
해변 동네가 아님에도 길거리나 가게에서
맨발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런 사소한 것들에서 한국보다는 더 자연적인 부분들이 있다.
그에 비해 다른 외국인 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은 깨끗하고 단정한 편이다.
해외에 살면 살수록 한국은 확실히 세련되고 '도시적인' 나라라는 느낌이 들곤 한다.
유행이란 게 딱히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선 한국 스타일이 유독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이런 점이 취업 시장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데 많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그 외에도 외국에서 중국인 사장님이나 동양인 상사가 있다면 난이도가 쉬워진다.
아시아권 내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상당히 좋은 편이고
문화 차이도 덜하고 비슷한 생김새와 정이 있다는 점이 서로 일하기도 편하고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외국에서 한인 일자리가 구하기 더 쉽긴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 상 반반인 것 같다.
좋은 사람과 일자리도 많이 있겠지만
한국의 좋지 않은 문화인 텃세나 서열이 있는 경우가 더 많아 보였다.
물론 취업을 위한 조건은 굳이 인종 성별과 별개로 개인의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나와 같이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없는
평범한 동양인 여성으로서 해외취업 꿈꾼다면,
유학으로 전문 직종에 도전하거나,
혹은 좋은 이미지를 살려 hospitality 서비스 직군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회계 유학 + 호텔에서의 경력을 살려
호주의 미국계 기업에 취업한 케이스이다.
서비스직은 진입장벽이 낮고 외국인 신분으로
일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기도 하지만,
특히 호주와 같이 관광산업이 발달한 곳에서는
분야가 생각보다 꽤 세부적이라 커리어로 쌓는 외국인 상사와 팀원들이 특히 많다.
그게 아니더라도 해외에선 인맥이 특히 중요한데,
다양한 손님들과의 접점에서 새로운 제안이나 기회를 얻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