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J Feb 16. 2024

뱅쇼의 계절

지금은 뱅쇼를 즐길 때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뱅쇼가 생각이 난다. 찬바람이 느껴지고 목과 코가 살짝 간질대는 시기. 뱅쇼, 바야흐로 뱅쇼의 계절이 돌아왔다.


뱅쇼 [프랑스어] vin chaud

명사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으로, 와인에 과일과 계피 등을  넣고 끓여 만드는 음료.


아는 사람은 다 알만한 뱅쇼는 대중화가 되어 요즘에는 카페에서도 겨울이 되면 뱅쇼를 파는 곳이 많아졌는데 처음 마셨을 때만 해도 생소하고 이국적인 음료였다. 처음 뱅쇼를 마셔본 때는 10년도 훌쩍 넘은 예전인데 프랑스에서 오래 거주했던 단골 카페 주인이 마셔보라며 한잔을 건네주었다.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던 쯤이었는데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던 시기였다. 달콤한 술과 따뜻한 술에 대해 약간 거부감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던 향기롭던 술을 입에 댄 순간 뱅쇼에 빠지게 되었다.


매해 맵싸한 겨울 냄새가 코끝에 와닿을 때면 마트에 들러 가장 싼 와인 두병을 사들고 집으로 간다. 시나몬스틱, 정향, 팔각이 필수로 필요하다. 과일은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궁합이 잘 맞기로는 사과, 귤, 레몬 정도라 내가 필수로 준비하는 것도 이 세 가지이다. 정향, 팔각이 들어가 배를 넣어도 잘 어울리는데 비싸니까 남으면 넣자.


준비물 : 와인 두 병, 사과 2개, 귤 4개, 레몬 2개, 정향+팔각 약 20g (밥숟가락 하나), 시나몬 스틱 2개


이렇게 넣고 2-30분 정도를 끓여내면 된다. 묵직하고 진한 맛이 좋은 나는 가끔 재료를 두 배씩 넣고 30분 정도를 끓여내는데 따뜻할 때는 약처럼 먹고 식으면 탄산수 같은 것을 넣어서 먹기도 한다. 가끔 어딘가에서 판매하는 아이스 뱅쇼나 뱅쇼 에이드. 그렇지만 뱅쇼는 역시나 따뜻한 맛이 최고지. 달큰하고 알싸한 시나몬 향이 나는 뱅쇼는 다른 안주와의 페어링 하는 것보다 식전주나 식후주로 마시는 것이 좋다. 간결한 견과류 정도라면 괜찮지만 그냥 뱅쇼만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마시면 없던 감기도 다 나아버릴 것 같은 따뜻하고 알싸함. 지금 당장 한 잔 마시고 싶다.





인스타그램에 뱅쇼 만드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reel/C0aYtUrh_Qz/?igsh=eGVmZTI3MzlhNXRl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