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맛
해마다 겨울이 시작되면 가장 탐나는 먹거리는 김장 김치가 아닐까 싶다. 김장 김치와 수육은 보쌈과 비슷하지만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코끝이 시리게 추운 공기 그리고 입안에 넣을 때 느껴지는 서늘한 배추와 갓버무린 양념의 싱싱한 맛. 그 뉘앙스의 차이는 역시 한국인만이 알 수 있는 게 아닐까. 어릴 때 김장철에는 동네 어른들이 서로의 집으로 모여 품앗이를 하며 김장을 했다. 아주머니들이 절인 배추를 뜯어 김치 속을 넣고 입에 쏙 넣어주는 그 맛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는 백 포기 단위로도 담그던 김장은 이제 몇십 포기로 줄었다. 이제는 김장날이 되면 도우러 가는데 실상 엄마가 대부분 다 하기 때문에 할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절여둔 배추에 속을 버무리고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끝이 난다. 그러면 바로 즐거운 수육을 먹을 수 있는 시간. 제철인 싱싱한 굴과 해산물도 함께 먹으니 더 즐겁다. 잔뜩 먹고는 김장 김치를 또 많이 얻어와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여러 번 가진다.
수육을 삶아보자. 원래 기름진 고기를 좋아하는데 수육은 돼지고기 앞다리살이 좋다. 이번에는 일행이 기름진 고기를 싫어해서 앞다리살, 뒷다리살을 500g씩 샀다.
수육 만들기 :
물에 돼지고기를 넣고 대파 2대, 양파 반 개, 된장 한 스푼, 통후추 반스푼, 월계수잎 3장, 미림 3스푼 (소주나 청주로 대체 가능) 평소에는 이렇게 넣는데 이번에 무가 있어서 1/4 넣어서 삶았는데 고기가 더 부드러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냉장고기 기준 4~50분 정도 삶으면 되는데 잘 익었는지 체크해 주면 된다.
김장김치는 바로 한 후에 익지 않았을 때도 바로 익었을 때도 맛있다. 싱싱한 굴과 함께 하면 좋다. 수육을 삶아간 날 친구가 홍합탕, 대하, 피조개를 삶아줬는데 겨울을 제대로 즐긴 기분이 들었다. 함께 마시는 술은 무엇이 좋을까. 막걸리나 전통주가 역시 좋겠지만 이번에 꼬냑을 함께 마셔봤다. 알싸한 꼬냑을 한모금 입에 머금고 수육을 먹어보니 페어링이 나쁘지 않다. 그러고보니 최자로드에 막걸리와 위스키를 섞어 마시던데. 다음에는 도전해 봐야겠다. 이 계절의 축복을 즐겨야 할 때. 오늘도 수육을 삶아볼까.
여러 차례 친구들과 마음껏 즐긴 김장 김치
이번에는 꼬냑, 일본 고구마 소주와 함께 했는데 아주 좋았다.
* 인스타그램에도 수육 삶는 법이 올라갔어요 ^^
https://instagram.com/mjbar_archive?igshid=NzZlODBkYWE4Ng%3D%3D&utm_source=q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