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와인 안주
와인 마실 때 제일 좋아하는 안주는 리코타 치즈다. 리코타 치즈는 맛있다. 그런데다 근사하다.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 크래커나 그리니시를 찍어 먹어도 좋다. 그냥 치즈만 떠먹어도 고소하고 풍부한 맛이 와인과 잘 어울린다. 쇼비뇽 블랑이나 샤도네이 같은 화이트 와인도 좋지만 까베르네 쇼비뇽 같은 묵직한 레드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개인적 취향은 쉬라나 까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조합은 리코타 치즈에 올리브유를 뿌리고 방울토마토, 와일드 루꼴라, 올리브, 견과류, 크래커를 곁들이는 것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와인 안주. 리코타 치즈를 처음 만든 건 2015년쯤이었다. 언니에게 치즈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 만들어보았다. 준비물은 우유와 생크림, 설탕과 소금, 레몬즙. 처음 도전부터 성공이었다. 그 적은 재료로 이렇게 고소하고 근사한 치즈를 만들어 내다니. 다음부터는 여러 번이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생크림과 휘핑크림 모두 가능하지만 당분이 들어간 크림은 사용하면 안 되는데 그걸 모르고 썼더니 이상한 맛이 나왔다. 깜빡하고 유청을 빼내는 시간을 넘겼더니 치즈가 너무 물기가 없어 부슬부슬한 정도가 되었다. 분리가 되기 때문에 저으면 안 되는데 조금 저었다고 아예 뭉쳐지지 않고 액체로 되어버렸다. 레몬러버라 생레몬을 사용하는데 레몬이 크길래 그냥 넣자 하고 즙을 많이 넣었더니 바삭하고 부서져버릴 정도였다. 처음의 성공이 무색했다. 이후 거듭되는 도전으로 나만의 레시피를 구축했다. 크림은 꼭 생크림 혹은 휘핑크림으로. 우유는 저지방이나 다른 첨가가 없는 일반 우유로. 설탕은 빼고 굵은소금 반 큰 술을 넣으니 간이 딱 맞았고, 레몬즙은 늘 생레몬으로 (이건 사실 개인적인 취향이다) 하되 용량을 지키고, 끓이는 시간 15분과 유청을 거르는 시간 35분을 지키면 딱 좋아하는 평균적인 맛을 지킬 수가 있다.
리코타 치즈 만드는 법
준비물 : 우유 1000ml, 생크림 500ml, 소금 1/2Ts, 레몬즙 50ml (1개 분량) 우유와 생크림은 2:1 비율
1. 우유+생크림+소금
센 불로 끓이다 크게 끓어오르면 제일 약한 불로 줄이고, 레몬즙 넣는다. 시중 레몬즙 (레몬주스) 대체 가능. 절대 저어주면 안 된다. 끓으면서 알아서 섞인다.
2. 약불로 15분 끓이고 면포에 내려서 35분 유청을 빼준다.
3. 면포 채로 통에 잘 넣어 냉장고에 약 반나절 정도 둔 후 먹으면 된다.
뽀얗고 보드라운 귀여운 리코타 치즈가 완성된다. 이제는 먹을 일만 남았다. 고소한 이 맛을 보면 사 먹기 힘들거라 장담해 본다.
이번 겨울에는 눈사람으로 많이 만들어 보았다.
인스타그램에 만드는 영상이 업로드 되었어요!
https://www.instagram.com/reel/C0g2_pNhfOB/?igshid=MzRlODBiNWFl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