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초당근김밥과 달걀우엉김밥

겨울의 맛 섬초

by MJ


계절이 바뀌면 좋은 일 중 하나는 새로운 제철 식재료를 만나는 것. 겨울이 되면 놓칠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는 섬초다. 섬초는 시금치의 일종인데 전남 신안에서 개량된 품종인데, 해풍을 맞고 자라 시금치보다 길이가 짧고 뾰족한 잎사귀 모양이 특징이다. 겨울 해풍을 맞고 자란 섬초는 단맛이 나는데 살짝 데쳐서 딱 소금, 참기름, 참깨만 넣어 무쳐 먹으면 그 맛이 극대화가 된다. 이 맛이 생각이 나 겨울이 되면 섬초를 자주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 어렸을 때는 시금치를 좋아하지 않았다. 엄마는 어릴 때 늘 김밥에 시금치를 넣었는데 소풍에 가서도 싫어하면서 빼먹던 기억이 난다. 어릴 때부터 먹을 것을 좋아하고 먹성이 좋은지라 골라서 먹지 않은 거라곤 콩이랑 시금치뿐이었다. 그럴 정도로 안 좋아했는데, 역시 어른이 되면 입맛이 변한다. 고백하자면 아직도 시금치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섬초는 다르다. 씹을 때의 그 달짝지근한 풀 맛은 시금치와 차이가 난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섬초를 먹을 생각에 반갑다.


김밥을 좋아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만 속재료를 무엇을 넣어도 둘둘 말아두면 맛있는 게 김밥인 것 같다. 맛있는 섬초가 한 박스가 들어온 김에 반가운 마음에 섬초로 김밥을 말기로 했다. 섬초와 당근, 우엉과 달걀을 넣은 두 가지 김밥이다. 이렇게 재료를 나눠서 만들면 조금 더 다양한 기분이 들어 좋다. 먹을 때는 비슷한데 두 가지 김밥을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


섬초는 물에 소금은 반스푼 넣고 살짝 데쳐낸다. 너무 무르게 되면 식감이 좋지 않으니 살짝만 데치는 것이 좋다. 한 김 식혀내고 물기를 짜내어 소금, 참깨, 참기름 세 가지만 넣어 무쳐낸다. 당근은 채 썰어 물을 잠길 듯 자작하게 넣어 찌듯이 삶고 물기가 없어진 후 소금으로만 살짝 간을 한다. 우엉은 채를 쳐서 물에 식초를 1~2스푼 넣어 3분 정도 데쳐내어 떫은맛을 없앤다. 건져내고 간장 : 설탕 : 물 = 1 : 0.5 : 1 비율로 자작하게 부어 졸여낸다. 국물이 다 없어지면 참기름을 한 스푼 넣어 살짝 볶는다. 달걀은 말이로 돌돌 말아둔다. 두툼할수록 맛있으나 집에 계란이 몇 개 없는 이유로 살짝 얇게 되었다.


재료가 다 준비되었으니 이제 밥에 소금, 참기름, 참깨로 간을 하고 말아 낼 시간이다. 재료가 조금 들어가면 좋은 점은 말 때 부담이 없는 것이다. 밥을 얇게 펴내고 재료를 듬북 넣어 돌돌 말아준다. 별거 없는데 꽤나 맛있는 김밥이 완성된다. 국물과 함께 먹고 싶으니 겨울 무를 오래 삶아 만든 어묵탕을 함께 곁들였다. 푹 익은 겨울 무를 먹는 것도 섬초를 먹는 것도 겨울이라 가능한 일. 역시 제철 식재료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김밥에 어울리는 술은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해보았으나, 사이다처럼 탄산감이 있는 맥주가 제일 좋지 않을까 싶어 가볍게 라거와 함께 먹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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