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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xperience Expert Oct 29. 2023

더현대 서울에서 느낀 것들

20대가 느낀 짧은 소견을 바탕으로 

정확히 일주일 전,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을 다녀왔다. 더현대 서울은 항상 즐길거리 넘쳐나는 팝업스토어, 트렌디한 MD들이 어떻게 알고 공수해오는지 모르는 맛있는 F&B 코너들 그리고 세상에서 유명하다던 카페들은 다 모여있는 그런 곳이다. 기존 고객들의 인식속에 박혀 있었던 '백화점'이라는 정의를 완벽하게 뒤엎은 더현대 서울은 오프라인 매장 가치의 재조명시켰다. 심각한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광고없이 SNS로 입소문타며 그 명성이 해외에까지 뻗쳤다. 실제 현대백화점 부사장님께 듣기로는, 코로나 시국이어서 정부의 제지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백화점의 역사는 단순하다. 2000년도부터 2015년까지 친절한 서비스로 럭셔리 상품들로 매장을 구성했다면 2022년 부터는 고객 경험 차별화에 목숨을 걸고 있으며 새로운 소비 주체인 MZ 세대를 잡기 위한 영업 전략을 구성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이 노렸던 부분들이 100% 맞아 떨어지는 순간인 것이다. 더현대 서울에 대한공부를 많이 했는데 해당 내용은 다음 글에서 서술해보려 한다.


어찌됐든, 이번에 현대백화점 자기소개서 작성으로 인해 더현대 서울을 방문했다.각 매장을 방문해보고 매장 별로 느끼는 바를 서술하려 했지만, 본인 스스로 매장에 방문하는 것이 아직 낯설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급하게 자기소개서 때문에 갔기에, 전반적으로 느낀 바를 적어보려 한다. 


더현대 서울의 에스컬레이터를 자세히 안봐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보통 백화점 에스컬레이터를 기획할 때 직렬식, 병렬 단속식, 병렬 연속식, 교차식이 있다고 한다. 다음 방문할 때 보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겠지만, 대부분 백화점의 경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반대편으로 가서 다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야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최대한 많은 매장과 상품을 노출시키고자 함이다. 


백화점 1층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갔던 곳은 패션 브랜드가 몰려있는 3층이다. 현재 여자 가방 회사 브랜드인 조셉앤스테이시의 마케터이자 PM, 개발자로 약 1년여간 근무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자 패션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이 나에겐 좀 더 익숙하다. 매장 한 가운데는 Chul's repair shop이 있었다. 철스리페어샵은 명품 구두 비브람 수선 비용은 기본 3만원부터 시작하며 여성 구두 뒷 편이 힐인 경우 앞쪽만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백화점에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은 에루샤를 판매하지는 않지만, 명품 전문 리페어 샵을 들여 놓으며 기본적으로 재력이 있는 고객들을 유치하고자 하는 더현대의 전략이라고 생각됐다. 


2층 한 가운데는 피아노가 있었는데, 오랜 시간 머물렀더니 피아노에 앉은 고객님들도 상당히 많았다. 장난 치는 고객도 계셨고 진지하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고객님도 계셨다. 우리가 백화점을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나 마네킹을 관찰해보며 현 트렌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미리 다가올 계절에 준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넓은 통로 한 가운데, 사람들의 주목도가 높은 이 피아노. 양 옆에 마네킹을 세워두고 각 브랜드 별 상품을 입힌 마네킹을 세워두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영업관리자들은 자신의 매장들만 신경쓰지 주변의 조형물이 어떤지, 거기에 사람들이 많은지 적은지는 잘 관찰하지 않는다. 오고가며 볼 수는 있겠지만 그 공간에 어떤 전략을 투여해볼지 생각할 여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외, SANDRO 매장, NOMINATE 매장이나 KUHO 매장을 슬쩍 둘러봤다. 모든 매장들의 DP라던지 조명 등이 너무 예뻤으나 각 매장 손님 유무에는 차이가 있었다. 나는 그 차이를 '앞쪽 DP'의 차이라고 봤다. NOMINATE 매장은 고객과 가장 먼저 마주치는 앞쪽 공간에 크리스마스트리와 자사 브랜드 옷들을 DP해놓으면서 다가올 가을이나 겨울에 어울리는 옷이라는 것을 어필했다. 하지만 KUHO 매장의 경우 바로 앞 쪽에 있는 것이 아닌 손님이 KUHO 쪽으로 들어가야만 DP된 옷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사소한 차이에서 매출 차이가 발생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인테리어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던 곳은 'MONOCHROME'이다. 매장은 가로로 긴 형태에 중간에는 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마치 동굴을 연상하는 곳이었고 밖에서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카운터가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손님이 계산을 하고 있는 곳인지 아닌지도 보이지 않는다. 생각보다 우리는 시각에 민감한 사람들이다. 생각해보아라. 음식점을 선택할 때도,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곳도 싫어해서 안가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다고 한 명도 없는 식당은 가기 싫지 않은가? 매장에 손님이 아무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사람들이 찾아갈까. 정말 그 브랜드에 로열티가 있는 사람들이야 찾아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처음 보이는 공간에 대한 설계를 잘 해야할 것이다. 


백화점에 대한 포스팅을 진행할 때는 각 매장 별 리뷰와 느낀 점 그리고 개선점들을 적어낼 것이다. 내 나름대로의 정의가 내려질 것이고 나름대로의 개선 점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담당자들이 만약 보고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면 방문을 요청해주시면 하루종일 그 매장에 머물러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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