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기업 직원의 팝업 방문, 그리고 레트로 감성의 포인트 오브 뷰
지금은 개발팀에 있지만 한 때 그래도 마케팅 팀에서 조셉앤스테이시의 전체 광고를 담당했던 사람이었다. 기존 마케팅 직원이었던 분들 모두 팝업지원을 가셨지만 나는 관련 소식을 못들어 이번에 친구들하고 함께 방문하기로 했다.
솔직히 우리 브랜드에서 팝업을 한다고 했을 때, 아니 우리는 컨셉이 뭐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대부분의 팝업은 한 가지의 컨셉을 가지고 기획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우리 브랜드의 컨셉은 무엇으로 잡았는지 몰랐기 때문에 매우 궁금했다.
위치는 성수에 위치한 포인트 오브 뷰 내에 있는 안쪽 온실 공간이었다. 이번 컨셉은 '크리스마스 트리'! 조셉앤스테이시 만의 시그니처 가방인 플리츠 니트백의 작은 버전들을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꾸며놓았다. 이 아이디어에 대해 정말 이쁘다고 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나같은 경우 광고대행사 직원들, 즉 마케터들하고 같이 팝업을 방문했는데 니트백을 활용하여 트리를 만들어놓은 기획에 감탄을 했었다. 나 역시, 이 부분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실내에 진열되어 있는 플리츠 니트백들은 고객님들이 원하면 착용을 해볼 수 있다고 했다. 직접 착용을 해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를 하시면 될 것 같다.
신세계 강남점에만 위치하고 있어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은 브랜드이다. 아마 백화점에 가기 쉽지 않았던 고객들에게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았다.
또한 플리츠 니트백을 연상시키는 쪽지에, 간단한 소원과 함께 트리에 거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 같은 경우 카카오 플러스 친구나 회원가입만 하면 진행해볼 수 있는 행사로,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어있던 트리들이 팝업에 방문한 다양한 사람들의 손을 거쳐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조셉앤스테이시라는 브랜드를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분들이 많음을 깨닫게 되었다.
급하게 팝업을 기획했기 때문에 현장 팝업 배치된 분들은 모두 우리 직원들이었고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직원분들을 보니 뭉클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나도 분명 부르면 가겠다고 했는데 안부른 거야.. 어찌됐든 고생하는 직원분들을 위해 거금을 들여 비타민 선물을 사갔다.
이번 조셉앤스테이시의 팝업을 구경하고 나오면서 아쉬운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협소한 공간. 전체적으로 공간이 협소해서 여러 명이 들이닥쳤을 때 발디딜 틈이 무척 부족했었다. 메인 공간이라 할 수 있는 내부는 트리 형태의 모양 말고는 구경할 수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소품이 부족했었다. '트리'라는 컨셉은 확실했으나 브랜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내용이 부족했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이 것이 내가 생각하는 두 번째 아쉬운 점이다.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컨셉이 부족했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던 여러 팝업들에서는 브랜드만이 갖는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포인트 오브 뷰내에 있는 다른 팝업들에서는 레트로 컨셉을 보여주는 등 그 브랜드만이 갖는 컨셉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브랜드에서는 크리스마스와 같은 시즈널한 컨셉에 치중되어 있고 브랜드에서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는 좀 부족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고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그 브랜드의 성장성을 좌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음 팝업을 진행할 때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폐 패트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소재로 제작된 플리츠 니트백과 죽은 동물의 가죽을 이용해 만든 레더백 등 ESG를 활용한 컨셉 혹은 가벼운 가방 그리고 집 앞에 간단하게 외출하고 돌아올 때 매기에 좋은 가방의 컨셉 등이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컨셉을 정하고 나면 그 컨셉에 맞춰 팝업 공간을 기획할 수 있고 고객에게 확실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다음으로는 디피된 제품들이다. 아무래도 우리 브랜드만의 특장점인 제품이 플리츠 니트백이었기 때문에 플리츠 니트백을 주요 제품으로 디피했었다. 같이 간 대행사 분들의 말에 의하면, 머플러가 너무 이뻤는데 디피되어 있지 않아서 아쉬웠다는 피드백을 주셨다. 확실히, 자사 머플러가 이쁘기는 했으나 사실상 가격 때문에 구매까지는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보기"에 이쁜 제품들을 깔아놓는게 디피 첫 원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아쉬운 대목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아무래도, 여성 가방 전문 브랜드에서 머플러를 디피하는게 브랜드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었겠지.
마지막으로는, 역시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 대기 줄. 나는 지인들과 대기를 하면서 조셉앤스테이시가 팝업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조차도 알 수 없었다. 작은 스티커라도, 아니라면 큰 트리를 앞에 배치하여 조셉앤스테이시 라는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해당 공간에 방문한 것에 비해 생각보다 큰 효과는 없었을 지라 생각된다. 심지어, 내가 기획했던 QR코드 조차 반대로 세팅됐으니 말이다.
내가 작성하고 있는 글들에도 정답이 있는 것은 없다. 뭐가 아쉬웠고 뭐가 좋았는지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파고들며 이 다음에 유사 팝업을 기획할 때는 좀 더 많은 고객들에게 즐거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언젠가 공간 기획자로써의 커리어에 발을 들여넣을 수 있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입수하고 있고 열심히 공부 중에 있다. 다음에 또 재미난 팝업에 대한 필자의 생각으로 돌아오겠다. 읽어주신 분들께 소소한 감사를 전해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