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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xperience Expert Dec 06. 2023

성수팝업, 선양소주

따뜻한 오뎅탕과 소주 한잔 

지난 토요일, 오후 한 시 30분에 친구들과 선양소주 팝업을 가기 위해 만났다. 함께 만나 현장 대기를 걸어놓고 다른 곳을 구경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랬던 선양소주 팝업은 약 4시간 뒤인 오후 5시 언저리 입장할 수 있었다. 첫 입장할 때부터 반갑게 맞이해주셨던 담당자 분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어린애처럼 설레하던 우리를 바라보며 활짝 웃어주면서 사진 찍어주시는 그 모습은 정말 선양 소주 팝업에 진심이신 분처럼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지칠 만도 한데 그런 프로 정신이 나로 하여금 식당에 가면 한 번이라도 선양 소주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선양 소주의 컨셉은 '퐁당, 물에 빠지다'라는 뜻의 '플롭'을 콘셉트로 잡았다고 한다. 선양 소주에 빠진 마스코트 고래를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정으로 공간을 꾸며놨다. 바닷속과 수면, 모래섬 콘셉의 다양한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했고 실제 병뚜껑 모양의 배를 타고 물길을 건너는 체험을 통해 고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했다. 소주 팝업에서 실제 배를 타볼 수 있다니, 브랜드 기획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오감을 자극하는 VM 구성을 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 방문한 선양 소주 팝업은 컨셉에 정말 진심이라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고심들여 기획을 했는지가 보이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파란색을 활용하여 팝업스토어를 구성하며 시원한 느낌을 많이 줬다. 각 공간 마다 고유한 컨셉을 부여했고 간단한 글귀를 통해 우리가 방문할 공간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저기 하늘 좀 봐봐"

"선양에 빠졌다"

"바람이 데려다준 맑고 투명한 곳에 퐁당 빠졌다"

"저기 파란 모래섬이 보인다. 저곳에서 잠시 쉬어 가야겠다" 


전체 상위의 브랜드 컨셉은 유지한 채 각 공간들에 대한 고유한 컨셉을 부여했다. 한 공간 한 공간에 대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공간들을 돌아다니며 멘트를 읽는 재미는 물론 각기 다른 포토존 컨셉도 즐길 포인트였다. 볼록 거울을 활용한 포토존, 셀카를 활용한 포토존, 거대한 고래와 함께한 영상 포토존 등 한 번 다녀오니 사진첩에 선양 소주로 가득했다. 그만큼 즐길 거리가 많았었다는 거겠지. (나는 셀카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 


팝업 공간의 마지막에는, 다양한 미니게임과 함께 각 종 굿즈들이 모여있었다. 모델인, 아이들에 미연 님 포스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연 님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모델 선정은 지금까지 해왔던 전통 그대로 가는 듯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아쉽긴 했다. 물론, 나 자신도 소주에 아이유 님이나 미연 님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예전부터, 이처럼 소주 맥주 광고 모델은 전통적으로 여자 가수 분들이 맡아 왔다. 하지만 최근 이런 트렌드를 뒤엎듯 켈리에서는 손석구 배우님을 모델로 활용하며 사회적 통념을 완벽하게 뒤엎었던 사례가 있었다. 이 때문에 큰 이슈가 됐었고 쿼리 수가 크게 발생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류 마케팅에는 이런 파격적인 변화도 필요한 것 아닐까? 


팝업 마지막 공간, 미니 게임을 해보며 조금 '소주'와 관련된 게임을 진행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00% 브랜드 컨셉을 유지했지만 사실상 미니 게임이 소주 관련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많은 술(?)게임들이 있기 때문이지. 조금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다트 게임, 총알 맞추기 등이 있었는데 물론 재미는 있었고 담당자들의 유도리로 실패했음에도 기분 좋게 쿠폰을 수령할 수 있었다. 이렇게 팝업에 진심이셨으니, 미니 게임까지도 진심이었다면 어땠을가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다.


정말 팝업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굿즈에 정말 진심이다. 어떤 특정 굿즈들을 하나씩 모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는 지인 분은 가방고리를 그렇게 모으고 다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방 고리를 찾아봤는데 없었던 것 같다. 주로 굿즈를 구성할 때는 어느 정도의 고객 수요가 있을 법한 것들로 구성을 하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내 개인적으로 브랜드 제품 관련된 상품을 기본으로, 주로 사람들이 거치하고 다니기 좋은, 모으기 좋은 열쇠고리나 그립톡과 같은 제품들은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실 가방 고리 있었으면 구매해서 지인을 주려고 했는데 없어서 사지 못한 필자의 아쉬움이다. 


선양 소주는 대전, 충남 지역 소주업체 맥키스 컴퍼니가 출시한 신규 제품으로, 국내 최저 도수(14.9도)와 최저 칼로리를 앞세워 후킹하고 있다. 국내산 쌀과 보리 증류 원액을 블랜딩해 풍미를 높이고 자체 개발한 산소숙성촉진공법을 적용해 깔끔한 맛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런 선양 소주를 '한 잔'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선양 오뎅포차라는 컨셉의 포차에서, 미니 게임에서 수령한 쿠폰을 이용하여 소주 한 잔과 오뎅 하나를 받게 된다. 개인적으로, 소주 잔과 오뎅탕 컵이 담긴 저 이동식 쟁반, 너무 매력적이게 다가왔고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 선양 소주의 팝업 기획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해당 팝업을 기획한 사람에게서 다양한 소스와 절차와 과정 등을 배워보고 싶다. 다음에도 이렇게 만족스러웠던 팝업을 방문할 수 있을까? 오래 기다리는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나보다. 다음에도 또 즐겁고 분석적인 글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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