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셉앤스테이시 PM이다.
말이 좋아 PM인지 가끔 서비스 기획자인지 프로젝트 매니저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렇다고 IT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 기획을 직접 하는 것은 아니고, 내부 ERP에 들어가는 대시보드 UI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거 이외에, 부가적인 프로젝트들이 대략 10개는 되는 것 같다는게 문제다.
개발팀으로 들어가고 가장 처음 맡은 큰 프로젝트가 대시보드 UI를 설계하는 일이었다.
無에서 有를 창조해내는 일은 생각보다 나에게 어려운 작업이었다.
심지어 나는 ERP를 활용해본 적도 없으며 그걸 개발하는 업무는 더더욱 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디자인 역량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내 실력에 내가 의심을 했다. 그렇다고 우리 개발팀 인력에는 UIUX 디자이너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개발자만 네명있는, 패션 브랜드였다. 즉, 내가 데이터를 어떻게 끌고 와야하는지부터 어떻게 나타낼 것이며 그 색상 등을 정하는 것까지 나에게 달린 권한이었다는 말이다.
내가 활용했던 툴은 엑셀과 피그마였고 개발자들은 RUBY와 JAVASCRIPT로 개발을 해왔다. 이번 프로젝트의 단계는 총 4단계로 이뤄져 있다.
"목적 정하기" -> "UI 설계 및 정보 구조도 작성" -> "대시보드 시각화" -> "피드백 및 개선안 발견"
그 첫번째 STEP은
목적 정하기
나에게 할당된 대시보드 제작 업무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실무자들을 위한 지표여야 할까, 경영진을 위한 지표여야 할까. 경영진을 위함이라면 빠르게 체크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만들었어야만 했고 실무자들을 위함이라면 보고하기 최대한 편하게 만들었어야 했다. 나에게 떨어진 미션은 두 그룹 모두를 충족시키는 대시보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머릿속으로는 온갖 멋있는 대시보드를 상상했고 그렇게 구현해보고 싶었으나 역시 개발적 이슈가 있었다. 내가 제작하길 원하는 데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가운데 이사님의 결정이 있었다. 한평생 개발만 하셨고 우리 회사에서도 5년 이상 장기 근속하셨기 때문에 도메인에 대한 넓은 지식과 개발 쪽의 깊은 지식으로 우리 팀을 리딩해나가셨다. 하지만서도, 허접해보이는 UI와 이해할 수 없는 UX 부분들은 내가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나는 실무자와 경영진, 두 그룹 모두를 위한 대시보드를 설계했다. 목적은 매주 진행되는 OKR의 보고자료를 자동화시키는 업무였다. OKR이란, 전사적 의사결정을 위해 대표님 이하 책임급들이 모여 목표와 실적들을 정하는 자리인데, 일단 우리 회사에서는 이러한 의미의 OKR 미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OKR에 필요한 자료들을 매번 다른 플랫폼들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닌 BBB에 대시보드를 만들어 그것만 딱 봐도 해결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결과로만 봤을 때, 100% 성공했다고 보지 않으며 아직 갈 길이 멀다. UI 자체가 너무 구리기도 하여 빠르게 변경도 하고 싶으며 왜 전체 주기를 1년으로 세팅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1년으로 세팅을 해뒀기 때문에 지금 데이터들이 제대로 노출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가졌다.
다음 글에서 이 다음 스텝을 함께 진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