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웹소설 플랫폼 입성기(8)

첫째도 실력, 둘째도 실력, 셋째도... 아 그냥 다 실력!

by Outis

[소년은 기쁜 마음으로 콩요리를 입에 넣었다. 어서 친구에게 이 소식을 전하고 싶었지만 즐거움은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소년은 재빨리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지붕 테라스에 올라 '밈브룸-O'를 바라보았다. 진홍빛이 섞인 노을 사이로 '쿠프랭'의 "신비로운 장벽"의 선율이 스며들었다. 이날 소년은 처음으로 이 아름다운 광경이 빨리 어둠에 잠기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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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좀 하다가 나중에 웹 소설 도전해 봐."


"안돼 ㅎㅎ 그 세계에서 받아들여질 내용이 아니라서."


"그럼 좀 마이너 한 성향을 띠는 곳에다가."


"...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네가 그럴 사람도 아니지만 혹시라도 친구라고 듣기 좋은 말로 넘기지 말고, 솔직하게.


너는 이걸 읽고 싶어?


이 이야기는 읽는 사람에게 내가 가진 질문과 부탁을 전하기 위해 쓰는 거야. 그것만으로도 나로서는 쓰는데 의의가 있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다르니까. 내 뜻을 알 일도, 받아들일 필요도 전혀 없는 사람들에겐 말이지. 그래서 읽는 사람으로서 너의 생각을 알고 싶어."


"글쎄... 내가 웹소설 읽는 게 없어서 막 붙들고 읽는 건 아니지만, 흥미가 당기면 계속 읽을 것 같아.

어차피 너는 쓰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는 거니까, 마음껏 손 가는 대로 써 봐. 난 그걸 알고 읽는 거라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다만 쓰다 보면 다른 플랫폼을 찾아보고 싶어 질지도 모르니까 한 번 말해 봤어."


"음... 고마워. 참고할게."


"일단 필력은 충분함 ㅎㅎㅎ 그것만으로도 술술 읽혀~"



(이런 구라쟁이 ㅋㅋ 여러분, 이래서 친한 친구 말 믿고 사업 시작하는 거 아닙...)




'필력'.

3년 전 저 때, 저는 친구를 통해 이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능력을 뜻하는 말로, 내용 전달력, 문장 구성 능력, 표현력, 독자의 주의를 빨아들이는 흡인력, 설득력 등, 이 모든 걸 포괄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꼭 웹소설 작가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직업에 몸을 담고 계시다면, 필요한 건 역시 필력이죠.


흔히 '웹소설' 하면 많이들 '좀 수준 떨어지는 글'이라고 생각하시죠? 물론 순수 문학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탑(top)급 웹소설은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문장력이 장난 아닌 작품도 많습니다. 가독성을 위해 적절한 곳에서 선을 그은 게 보이기도 하죠. 한마디로 '똑똑한 글'입니다.

어쩌면 흡인력에 있어서는 그들이 순수 문학보다 뛰어날 지도 모릅니다.


이에 더해 저는 웹소설 한정으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은데요, 바로 '지구력''순발력'입니다.


문장력과 표현력이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테크닉이라면, '지구력'은 그 시선이 돌아가지 않도록 붙잡는 힘입니다.

즉, '매일 연재하는 능력'이죠.

웹소설은 하루에도 수백 개 넘게 올라옵니다. 거기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매일 글을 올려야 하지요.

이게 말이 쉽지, 5,000자 분량을 매번 개연성 있게 계속 뽑아내는 게 결코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처음에는 미리 일정 분량을 써놓고 예약 발행을 하시지요. 그럼에도 지쳐서 중도 포기하시는 작가님들이 속출합니다.


저는 이걸 몰라서 처음에 매번 새롭게, 일주일에 한 편씩 써서 올렸더랬습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깨닫고 나서는 가능한 매일 연재를 했어요. 미리 써둔 분량이 없어서, 게다가 밤에 몰래 쓰고 있었던지라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2주인가? 뒤에 베스트리그에 오르더군요. '아, 이게 가장 큰 문제였구나' 하고 그때 깨달았죠.


'순발력'그때그때 독자의 반응을 보고 글을 개선해 나가는 능력입니다. 또는 중간에 새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개연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글에 잘 스며들게 하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어우, 저는 못했어요. 제멋대로 아예 얘기를 바꾼 적은 있어도... 하다 하다 처음부터 뒤엎고 리메이크를 하질 않나, 아주 난리 블루스를 췄습니다. (리메이크는 정말, 리스크가 엄청납니다. 기존 독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일이거든요.)



아무튼 웹소설 작가의 소양첫째도 실력, 둘째도 실력, 셋째도 실력 되겠습니다.

더럽죠. 세상에 안 그런 게 어디 있겠어요.



베스트리그에 글이 올라간 기쁨도 잠시, 저는 이 필력의 한계에 부딪힙니다.

일단 매일 연재가 가장 버거웠어요. 글을 쓰는 게 아니라, 플랫폼에 올리려고 분량을 채우는 느낌이 컸죠. '이 정도 쓰면 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플롯도 머릿속에만 있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야기도 진행이 안 되고 자꾸 막히고요.


'내가 지금, 대체 뭐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야말로 삽질하는 기분인데, 하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계속해도 의미는 없는 거 같고.


애초에 '복수'라는 제 목적이 잘못된 것일까요.

어떻게 하면, 얼마나 하면 그 목적이 달성되는지 모른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은 탓일까요.


조회수는 점점 줄어가고, 가늠도 못하는 목표는 갈수록 소원해지고.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그때, 뭐라도 좋으니 답을 얻고 싶었던 그때였습니다.



"どうして、そちが リアル で、こちが バーチャル なの?"



우연히 들은 이 한 마디가 제 마음에 불을 질렀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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