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첫차
차라리 귀가 없었으면 싶었다.
동틀 녘 바람 맵고
턱이 굳어 말도 안 나오던
두산 삼거리
언발로 얼음을 구르며 차를 기다렸다.
젖이 분 새댁은 주막집 부엌에 들어가
울며 아픈 젖을 짜내고
흐르는 젖에서는 김이 오르고
김치그릇 미끄러지는 밥상을 든
어린 식모는 손등이 터졌다.
-김사인 시 첫차-
며칠 전부터 김사인시인의 추운 겨울 풍경을 묘사한 시중 양철밥상에 김치그릇이 꽁꽁 언 밥상 위에 미끄러지는 장면이 떠올랐다.
지나간 머지않은 그날에는 패딩도 없고 털신발도 변변치 않아서 더 혹독한 겨울을 보냈을듯하다.
시 중에 나오는 아기엄마는 어딜 가려고 추운 겨울에 첫차를 기다렸을까 하는 궁금증이 이는 시다.
아마 젖먹이 아기를 떼어놓고 와서
급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겨울은 죽음과 닮아서 모든 걸 떨궈낸다.
춥고 냉랭하고 경직되고 써늘하지만
이 시를 읽으면 얼음장밑으로 졸졸 흐르는 시냇물 같이 겨울도 왠지 따뜻하게 느껴진다.
(네이버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