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순조로웠다.
방어가 제철이라서 방어를 사러 전철을 타고 남편과 보냉백을 들고 노량진 수산시장을 갔다.
남편은 한동안 대방어 먹어야 한다고 유튜브를 보며 회 뜨는 법을 익혔다
"방어는 큰 놈이 맛있지 자연산보다 양식이 더위생적이고 지방의 맛과 쫄깃한 식감은 일품이야 "
시댁 식구들 초대해서 자기가 만든 쯔유 간장에 방어 한점 씩 먹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였다. 참 애틋한 마음이다.
수산시장은 개비하고 처음 가보는데 처음에는 상인들과 마찰도 있었지만 잘 정비가 돼있었다.
방어 풍년답게 여기저기 수족관에 방어들로 차있고 상인들은 지나가기 가 무섭게 자신들의 방어를 자랑한다." 싸게 잘해 드릴 테니 여기로 오셔" 하며 여기저기서 부른다.
상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손님들은 물고기 같고 말로 손님을 낚는 낚시꾼 같다. 말솜씨와 인사로 거래가 성사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가자미 , 오징어와 새우젓과 대방어 한 마리를 사 가지고 오롯 이를 수전을 들여서 떠서 다시 버스 타고 전철 타고 오는데 그다음부터 남편의 맘이 급해졌다.
"빨리 가서 방어 상하기 전에 랩에 싸서 공기가 안 통하게 해야 될 건데"
집에 비닐랩이 다 떨어져서 아파트 앞 장사가 안돼서 문 닫기 직전인 작은 가게에서 비닐 랩을 샀다.
남편은 집에 오자마자 외출복도 안 벗고 오로시 한 생선을 키친 타올로 싸서 비닐랩으로 감싸기 시작했는데 비닐 랩이 여름내 안 팔려 오래됐는지 거의 떨어질 생각을 안 하고 휘 감기며 잘 벗겨지지 않았다. 이것처럼 짜증 나는 게 있을까 싶다
바짝 깎은 손톱 끝으로 비닐 랩을 벗기면 오래된 투명 테이프처럼 중간에 갈래로 끊어져 버렸다. 끊어진 부분을 찾기는 왜 그렇게 어려운지 계속 둘러봐도 연결 부위를 찾을 수가 없다.
조금 돌리면 끊어지고 마음이 급하니 더 조바심이 났는지 남편이 화나기 시작해서 빡구가 돼버린 것이다.
" 너 때문에 이게 뭐야 이때까지 기분 좋았는데 뭐야 xx "하며 큰소리로 육두문자를 내며 안 벗겨지는 비닐 랩에게 계속 뭐라 하다가 휙 집어던진다.
'갑분싸'
식사 준비를 하던 내가 놀라서 비닐 랩을 주워서 살살 달래 가며 벗기니 간신히 비닐랩 방향을 찾았다.
'저 방어만 아니 었으면 남편이 랩에게 크게 화낼 일도 없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
참 사소한 것이 기분 잡치게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때 남편의 표정은 '방어고 뭐고 다 집어치우자'하는 표정이었다.
다음날 시댁 식구들이 와서 어젯저녁 비닐 랩에게 화낸 이야기를 하니 동서도 한마디 한다.
시동생도 사물에게 화를 낼때가 있는데 옆에 있는 동서 들으라고 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다고 했다.
"너 나한테 왜 그래 좋은 말 할 때 말 들어라 갔다 버린다" 하며 조립하는 가구를 화를 내며 발로 찬 경우도 있다고 했다.어찌됬건 화내는건 주변과 나를 가라앉게 하는것 같다.
시댁 식구들이 앉아 이 이야기 저 이야기하며 쉬자 비닐랩에 잘 싸여 있는 방어 오로시를 보고 가라앉았던 기분이 풀렸는지 남편은 ' 방긋'하며 손수 회를 뜨고 계란 초밥을 만들었다. 끝은 훈훈하게 계란초밥과 방어회 방어 초밥으로 한상 차렸다. 푸짐하네.
먹는 것 앞에는 모두 무너져 행복한 주말이 되었다. 남편도 흐뭇한 모습으로 식구들이 먹는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식구들이 맛나게 먹는 걸 보더니 남편은 다시 내주말에는 노량진에 참돔 사러 갈 작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