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의 물 한잔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여동생과 입춘 다음날 삼청동에 나갔다. 현대미술관에서 사진전시도 보고 삼청동 수세비도 먹고 거리를 만보 이상을 걸었다.


다리도 아프고 쉴만한 곳을 찾다가 카페를 들어가 카푸치노

커피를 시켰는데 서브하시는 분이

" 물부터 드릴게요"

하며 약간 따뜻한 물을 가져다주었는데 물만 탁 놓고 가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 있었다.


요즘 카페는 물을 청하거나 구석에 셀프로 비치한 경우도 있고 아예 물을 사 먹으라고 진열대에 비치하기도 하는데 기껏 물 한잔이지만 참 따뜻했다.


의무적으로 주는 싸한 냉수도 아니고 뜨거운 물도 아니고 적당한 온도의 물이었다. 요즘 이렇게 물부터 주는 카페가 몇이나 될까 싶다. 마치예전 다방에 가면 엽차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길에 나서면 모두 나그네인데

"물부터 드릴게요" 하는 이 한 마디는 마치 '걸어 다니느라 힘드셨을 텐데 잘 앉아 쉬세요' 하는 것 같았다.


투명한 물이 햇볕에 비춰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카푸치노 커피가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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