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슈 물감으로 그린 단단이 사과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어린애들에게 장난감을 사주면 한동안 거리를 두며 관찰하고 선뜻 가지고 놀지를 못한다.


낯 섬은 호기심과 어색함의 반반의 심리가 생긴다. 그림 그릴 때 안 쓰던 과슈 물감을 샀다.


과슈 물감은 포스터 칼라처럼 불투명 물감인데 유화물감과는 다르게 냄새가 없고 아크릴처럼 금방 말라서 일러스트 그리기에는 딱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과슈 물감은 손이 안 갔던 것 같다.


과슈 물감을 사놓고 한 달을 아이들이 장난감 구경하듯 그냥 놔뒀다가 그림을 그려보았다.

지난여름 폭염과 벌레와 비바람을 이겨낸 사과 한 알 , 단단하면서 광합성으로 상흔이 생겼지만 어려움을 극복한 훈장을 단 사과이다.


지난해 냉장고 속 청소하다가 발견한 한알의 사과는 과슈 그림으로 재탄생되었다.


처음 써본 과슈 물감은 아이가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그리다가 어른이 되어 물감을 업그레이드시킨 기분이다.


어른의 장난감으로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늘 소소한 새로운 도전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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