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나나나 난난 나나나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그 여름 강의실 에어컨은 25도




난 여기가 아파요


는불면증에 시달려

나 는 사람에게 맘을 베어 숨쉬기가 어려워요


난 배추와 상추의 벌레를 잡고 키우는데

다음날이면 그 밭을 누가 뭉개 놔서 똑땅해요


산티아고 길을 걷다 내 짐이 너무 무겁다고 느껴서 주저앉았어요


나는 페미니스트예요 아직도 그늘에서 울고 있는 여자가 많아요


나는 늘 배움이 고파요 아니 공허와 정적이 두려워요


난 늘 착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요

난 식물 테라피스트예요 그들과 대화를 해요


나는 늘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요


나는 늘 타인을 번역해야 하는 가난한 선생님이에요


난 나중에 이만하면 잘 살 앗다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난 늘 리더가 되어야 해요


난 아직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는 고양이 집사예요


난 인디 밴드예요


개구리 합창 같은 자기 이야기들을 했다.


여름 지고

강의가 끝나는 날 모든 게 끝이 났다.

문 닫는 순간 어둠이 차올랐다.


우리 그냥 맑은 날에 다시 만나요

맑은 날에

난나나나 난난 나나나



<2019년 어느 글쓰기 모임에서>


현대미술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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