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당신을 응원합니다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벌써 작년이 된 12월 중순부터 올 1월을 같이 보낸 국화가 시들어가고 있다. 아니다.


꼿꼿해진다고나 할까? 남편에게 국화가 죽어가고 있다고 말하자 아니란다.

그냥 사위어 갈 뿐이란다.


하긴 뿌리는 엄동설한 도 지나온 국화이지 않나. 시든 꽃이 있으면 집안사람이 아프다고는 하지만 꽃을 꺾어 버릴 수는 없었다.


내 눈에는 말라가는 꽃잎이 금빛국화로만 보인다.

그런데 구석 쪽 화분에서 7.8월에나 피는 과꽃이 봉오리를 맺으며 국화의 바통으로 꽃길을 내준다.


그래 올 한 해도 꽃길만 걷자.

작년에 여러 힘든 일이 있었지만 꽃이 많은 힘을 주었었다.

응원했던 꽃들을 기억해 보니 첫 번째로 산수유꽃이다.


작년봄에 제일 먼저 찾아온 산수유 꽃을 필두로 여러 가지 꽃들이 나를 응원했었다.


다음은 매화다. 청초한 맛의 꽃 보기만 해도 좋다.


말해 뭐 해. 벚꽃 늘 행복함을 주는 꽃

미끄러지는 언덕길에서 나를 이끌어준 진달래, 진달래 나를 살린 꽃

무라카미 다카시 꽃그림 같은 데이지 빵빵 터지는 웃음 같은 꽃

감자꽃 여름내 못난이 여왕 같이 만만한 꽃

채송화 물방울 같고 드롭프스 같은 사탕 같은 명랑 한 꽃

의리 있는 국화 겨우내 지지 않고 내 곁을 지킨 꽃

국화가 지고 나니 베란다 화분에서 고개를 드는 철이른 과꽃이 봉오리를 피워 내고 있다.


올해도 나에게 힘을 주는 꽃만 바라보고 걸으리라

꽃을 보고 있자니 힘내라고 응원하는 가족들의 얼굴도 하나둘씩 떠오른다.

또한 응원하는 사람이 꽃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떤 꽃들이 나를 응원해 줄까 하고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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