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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쓸쓸해도 되지 않을까

사는 맛레시피

by 달삣

인산인해 시청 앞 대박집 콩국수를 전쟁통 따발총소리 속에 먹는 것처럼 정신없이 먹고 시립미술관에 에드워드 호퍼 그림을 보러 갔다.


반값정도의 얼리버드티켓을 놓쳐서 아까웠지만 뉴욕이 사랑하는 작가가 처음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전시를 놓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보는 내내"세상에"하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호퍼그림에는 인간 본연의 고독과 외로움이 묻어있는데 슬프지 않고 오히려 위안을 준다.


회화자체가 데생력이 뛰어나고 색채도 음영의 그림자대비가 좋고 빛의 연출이 세련됐다.


호퍼 그림은 멀리서 보면 더 아련하면서 쓸쓸하고 아름답다. 그림에는 영원한 아웃사이더인 작가자신이 잘 드러나있다.


키 190의 장신인 데다가 성격도 내성적이라서 어릴 때부터 왕따를 많이 당했다. 그래서인지 화가는 그림에 더 몰두했는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아내가 남편인 화가를 잘 이해해서 내조를 잘했던 것 같다. 그림 모델도 되며 여행길도 문화생활도 외롭지 않게 동행했음은 그림 곳곳에 묻어나있다.




에드워드호퍼 '길 위에서'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온 자만이 느끼는 위안이 되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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