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방울 토마토 세알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올해는 이상하게 베란다 화분에 꽃이 피지 않는다.

작년에는 길 가다가 '거리가꾸기 행사' 매대에서 얻어온 씨를 베란다 화분에 던져 놓았더니 선물처럼 꽃이 피었었다.


베란다 화분에 기생초, 데이지가 '팡' 피어오르고 감자싹을 심었더니 여왕님 흰 가발 닮은 감자꽃도 피었었다.


그러나 올해는 작년 잘 피던 채송화조차 꽃을 피우지 않고 있다.


올봄 꽃을 보고자 일부러 꽃씨를 종묘시장에서 샀었다.


데이지, 미모사씨 등을 심었는데 많은 꽃을 보고자 씨를 과하게 뿌렸더니 오히려 싹들이 중구난방으로 피더니 서로 잎사귀들끼리 엉크러 지고 시드는 것이 아비규환처럼 볼썽사납게 됐다.


역시 꽃을 보고자 하는 과한 욕심과 탐욕의 결과 같았다.


베란다에서 커가는 식물들을 보면 과하게 관심 주는 것보다 약간 무심한듯하게 쳐다보는 것이 더 잘 자라게 하는 것 같다.


유칼립투스는 과습에 약한데 매일매일 물을 주니 죽어 버렸고 일주일에 물 한번 준 로즈메리는 살아있다.


물을 좋아 하지만 예쁘다고 자꾸 이파리를 만진 보로니아도 말라버렸고 무심하게 둔 아이비와 '안 죽어 '다육이는 짱짱하다.


꽃을 기대하고 향기를 기다리며 매만지고 자주 물을 주며 관심을 과하게 준식물들은 다 떠나갔다.


식물을 기르니 인간관계도 너무 과한 친절과 관심을 주면 오히려 떠난다는 걸 알았다.


무심한 듯 그 사람의 상황을 배려해서 거리를 두며 가끔 들여다보는 것이 오히려 관계를 좋게 하듯 말이다.


꽃이나 사람이나 언제 얼마나 관심을 둬야 하는지가 피아노 조율하듯 참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올해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조금 더 기다리면 꽃이 필 거야'

하며 베란다구석의 화분안 방울토마토세알이 볼빨갛게 응원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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