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깃든 물건 정리하기_2

사는 맛레시피

by 달삣




추억서랍 속정리 하다가 옛날 CD들이 먼지 쌓여있는 걸 발견했다.'버릴까 말까'갈등이 시작된다.


하나하나 모은 CD의 사연이 있으니 다른 거는 버려도 CD는 사진앨범처럼 버리기가 망설여졌다.


용재오닐의 연주회를 보고 CD를 구입한 일, 영화샤인을 보고 교보에 가서 라흐 마니 호프의 피아노협주곡 CD를 산일,

유진박의 연주를 보고 유진박 CD를 산일, 90년대 발라드 음악을 CD로 구운 것과 클래식 전집 등등이다.


이 음악들을 들으려 해도 매일아침에 듣는 FM라디오에 장착된 CD플레이어가 애초에 고장이 나서 라디오만 듣고 있는 중이었다.


그동안 라디오를 버리고 새로 장만할까도 했지만 요즘은 헤이구글, 휴대폰등 음악을 접할 기기 들이 많아서 그냥 쓰고 있었다.


하지만 고장 난 물건들을 보면 인간이든 사물이든 고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인지 상정인 것 같다.


고쳐 쓰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늘 쓰는 물건은 오래 같이 있으니 감정이입이 되어 식구같이 애착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참에 CD플레이어를 고치려고 라디오 AS센터로 전화를 했지만 워낙 오래된 거라서 부품 없다고 했다.


헌 라디오를 들고 고 칠요량으로 세운 상가로 갔다.


뚜껑 열린 CD플레이어를 본 첫 번 전파사는 옛날 명품오디오 고치는 인터넷 장인으로 소문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산이네"하며 무시를 했다.


중국산이면 어떠한가!

내게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데는 손색이 없는데 하는 생각에 슬며시 라디오를 들고 나와 다른 전파사를 찾았다.


몇 미터 안 되는 다른 전자상회에서 CD를 고쳤다.


커다란 로봇이 세워진 세운상가는 못 고치는 게 없는 것 같다.


고친 가 격이 싸지는 않았다. 새로 사는 것만큼의 수리비를 들여서 플레이어를 고쳤다.


세운상가 근처 에는 서울레코드라고 레코드와 CD 파는 곳이 있어서 둘러보았다.


미니멀리즘이라 해서 무조건 버리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옛것이라도 지금 잘 쓰고 있으면 고장이 나도 고쳐서 내 곁에 두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친 플레이어로 천천히 라흐마니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들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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