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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사진뒷면의 메모

재미한 알

by 달삣



지난 사진정리를 하다가 사진뒷면의 메모를 보고 많은 생각이 오간다.

시간은 매 순간 흐르므로 기록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대학 다닐 때 찍은 사진뒤에 친구글씨다.

글씨하나로 사진을 찍었을 때의 기억이 또렷이 떠올랐다.

옛날 비디오를 usb로 변환할 때도 글씨 하나하나가 그때 상황을 떠오르게 했다.


메모가 없는 것은 그냥 휴지통에 버려진다. 빈테이프일 가능성이 크지만 잘 찍어 놓고도 메모가 안된 것도 있을 것만 같았다.


사진은 버릴 수 없는 이유가 사진 한 장 한 장의 돌아올 수 없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기록의 소중함을 알려준 아름다운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


로미오 줄리엣의 사랑을 능가한 '홍랑의 시'도 기록을 버렸다면 그 시대의 애절한 사랑을 우리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왼쪽홍랑의 자필 시)


조선시대 고죽 최경창과 홍랑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


홍랑의 최경창을 향한 애정과 정성은 해주최 씨 문중에서도 감복해서인지 첩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부부묘옆에 홍랑묘를 두고 기록을 한 문서를 같이 묻어둔 것이다.


기록들을 다 태워버리지 않고 같이 묻어준 그 해주 최 씨 집안의 안목도 대단한 것 같다.


이 시는 묘를 이장할 때 홍랑의 묘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해진다.


애절한 진정성은 세월을 초월하는 것 같다.


홍랑의 글씨를 따라 써보니 홍랑의 인품이 관기를 떠나 여성으로서 기품이 느껴지고 단정한 성품이 묻어 나옴을 느꼈다.


이 글은 애정하는 이에게 보내기 위해 얼마나 고심히 썼는지가 묻어 나온다.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대 자시는

창밖에 심어 두고 보서소

밤비에 새잎 곧 나거든

날인가로 여기소서'

~홍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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