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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촌 인숙이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Mar 20. 2024
얼음공주처럼 차가웠던
나의 외사촌
인숙이
영어 교사였던 아버지의 위선에
일찍 독립했던 인숙이
부잣집에 시집가선
미도파 백화점에서 마주쳤을 때
자기보다 추레한 몰골의
우리를 외면했던 인숙이
화재로 정신 잃은 여동생을
끝내 자기 집에 못 오게 하던 인숙이
유방암 걸렸을 때도 끝없이
허세 부리던 인숙이
유방암으로 세상 떠나고
장례식장에서 만났는데
사진이 몹시 인상을 쓰고 있어
눈물도 안 났네
그래도 보고 싶다
한겨울 흰 장미 같던 인숙이
기일이 돌아오네
어릴 적 골목대장놀이에
잘 따라주던 인숙이
중학교 방정식을 가르쳐주던 인숙이
대학교 때 유난히 흰 팔목의 인숙이
나와 동갑인
미소 예쁜
인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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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림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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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삣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미술가
안가본 골목길이나 시장통 구경하며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인생맛 레시피에는먹는 맛과 사는맛이 닮아있다. 그걸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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