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예약하고 거의 한 달이 됐고 11월 폭설이 내린 날 예약도서가 도착됐다는 메시지를 받고 길을 나섰다. 아파트 밖을 나가니
온 세상이 하얗다.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가끔 눈의 꽃을 선물로 주시는 것 같다.
흰책을 세상이 하얀 날에 읽으니 그야말로 몸과정신이 정화되듯 하얗게 된다.
읽은걸 또 읽기를 반복해도 새롭다.
흰 은 시 같은 글이어서 문장이 미려하며 눈물 나게 아름답다.
책에 나오는 내용처럼 다 읽고 나니 하얀 거즈에 소독약 뿌리고 상처를 치유받는듯한 느낌이 좋았다.
흰
활로 철현을 켜면 슬프거나 기이 하거나 새된 소리가 나는 것처럼, 이 단어들로 심장을 문지르면 어떤 문장들이건 흘러나올 것이다. 그 문장들 사이에 흰 거즈를 덮고 숨어도 되는 괜찮은 걸까 -10p- 눈보라 ...대체무엇일까,이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 -63p-
흰색은 잘난 색이 아닌 화려하지도 않은 수수 섬섬하고 안정감을 준다. 마치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하는 것처럼 천사의 연결고리 같은 인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