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록해야 하냐고요?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들을 기록하세요.
저자 김신지
출판사 자기만의 방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라는 제목만 보았을 때, 기록 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짐작했다. 일부는 나의 짐작이 맞았지만, 사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잊어지는 소중한 것들을, 무심히 놓쳐버리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간직하기 위해, 그 당시의 감정과 마음, 모습 등 모든 것을 너만의 언어나 방식으로 기록해 보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 가족과의 따뜻한 시간, 친구들과 웃던 순간들... 시간이 흐르며 기억은 흐릿해지고, 감동하거나 순수하게 웃는 일도 줄어든다. 왜일까?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종종 그러한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가끔은 사진첩도 좋지만 대신 기록으로 그 순간들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특별한 순간들을 어떻게 기록할 수 있는지 조곤조곤 이야기해 준다. 노하우나 지침서라기보다는 저자가 느꼈던 순간들을 진솔하게 담아내어 감동을 더한다. 표현력도 뛰어나서 쉽게 이해되고 공감된다.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뭉클하다.
책을 읽게 된 이유
책 모임에서 추천한 도서다. 자그마한 크기의 책이라 부담 없게 느껴졌다. 감성적으로 쓰여 있을 것 같은 표지 역시 마음에 들었는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느낌이 좋았다. 책을 읽는 동안 이야기가 스며드는 듯 술술 읽혔다.
가장 인상적인, 기억에 남는 부분
기록은 분명 가치 있는 작업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러한 기록들이 쌓이기만 하고 정리가 되지 않으면 마치 찾지 못하는 쓰레기처럼 될까 봐 걱정을 하기도 한다. 저자처럼 꾸준히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기에 금방 지치고 중도에 포기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전에 중도 포기한 경험도 있어 더욱 그러한데, 그럼에도 '잘할 수 있겠지?'라며 다시 한번 다독이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을 기록해 본다.
무엇이든 기록해주세요. 매일 기록하는 사람은 하루도 자신을 잊지 않습니다. 그건 곧, 하루도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말과 같아요.
P.8
저자 김신지 님은 본인의 기록에 대한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떤 하루의 끝에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한테 중요한 것들은 정작 따로 있는데, 다른 데 신경 쓰느라 불행해지고 만다는.
이런 마음을 내내 안고 살지 않으려면
나한테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채고,
잊지 않도록 어디든 적어두어야 했습니다.
기록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죠
P.14 목차 소개
목차조차도 잘 정돈된 항목들로 인상적이다. 목차별 키워드가 기억에 남는다.
P.35
습관 만들기: 목표는 가능한 작게 만들기> 그 행동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 신호와 보상 만들기
최근 루틴관련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다. 본인의 루틴 만들기, 시스템 만들기, 일을 잘게 쪼개어 실행하기 등 말이다. 챌린지 프로그램에서 이불개기 챌린지, 아침에 영양제먹기 챌리지와 같은 주제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P.48
" 마음이 가난해서 그래"
오늘 내 마음을 스친 것들 기록하기(#감정일기)에 쓰인 예시글이다. 이 스토리 자체가 매우 마음에 와닿아 사진찍어 보았다. 다른 사람의 스토리임에도 왜 이런 상황이, 이런 감정이 내게도 또는 주변에도 흔히 일어나고 있는 걸까?
마음이 가난해서,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넉넉함이 없고, 시간도 마음도 자꾸 아끼게 된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정확히 꼬집어 이거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도 이런 상황이 종종 있었던 같다.
P.59
매달 나만의 베스트를 가려보기 #월말결산 < 이달의 OO >
하루에 하나씩만 좋은 순간을 줍기
P.82
"효용성이나 효과보다는 '기록'이라는 결과물 자체가 기록의 가장 큰 쓸모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승희, <기록의 쓸모>
김신지 작가는 자신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기록이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기록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잊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을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일기이든, 일지이든, 메모이든 많은 사람들은 기록하는 것이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
기타. 추천도서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 다닐 알렉산드로빛 그라닌
북모임을 통해 읽었던 책이다. 두 권의 책을 읽고 느낀 점은 같은 '기록'에 대한 이야기지만, 각기 바라보는 기록의 방향은 조금 다르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의 김신지 님은 중요한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본인에게 중요한 것이 무언이지 알기 위해 기록을 했다. 반면, '시간을 정복한 남자'의 류비셰프는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기록을 활용하는데, 특히 그의 도덕적이고 바른 성향이 반영되어 하루 일과를 시간/분 단위로 기록하여 효율적으로 시간관리를 했다.
결론적으로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느낀 것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과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은 공기처럼 소중하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