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과 이력서 작성의 난관
2022년 12월 퇴사 후, 2023년 휴식기는 예상보다 길어졌다.
이 1년은 그동안 주저하면서 못해봤던 소소한 것들을 시도해 보는 시간이라 여기며 이것저것 호기심이 있었던 것들을 해보았다. 돈을 벌려는 것도 아니고, 취미를 찾으려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궁금해서,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나씩 시도해 본 것이다. 단기간 목표는 있지만 장기간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닌 그러한 것들... 그래도 이렇게 나열해 보니, 꽤 많은 것을 해낸 것 같아 뿌듯하다.
2023년 소소한 시도
6시에 일어나는 습관과 의미 있는 무언가를 시작했던 미라클모닝
글로 무언가를 기록해볼까 싶어 시작한 브런치 글쓰기 & 작가 되기
한 달 도전으로 10km 마라톤 대회 도전
꽃이 좋아 시작했지만 꽃은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 된 화훼장식기능사 도전
자동차로 국내 여러 곳은 가봤지만, 가보지 못했던 제주도 가기
책 읽는 습관을 길러보고자 시작했던 트레바리 북모임
다이어트를 해보겠다면 시작한 PT
대학교 때부터 몇 년에 한 번씩 시도했던 수영 - 자유형 멋있게 하기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시 시작했던 테니스
1년 사진 정리하고 기념컷 인화해 선물하기
그러다 이 휴식기가 길어지면서 자유시간이 많아진 나는 문득, 집 근처 베이커리 카페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게 되었다. 대학교 다닐 때에도, 대학원을 다닐 때에도 늘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나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망설임 끝에 시도하게 되었다.
1. 입문기. 경력이력서 못지않게 어려운 알바이력서
2. 알바 한 달. 메뉴 읽히기도 회사일처럼. PPT/엑셀로 만든 메뉴판과 메모지
3. 일과 사람. 이제 손님이 사람으로 보이다.
#1. 카페 투명문에 붙은 모집 공고. 망설이다 물어보다.
얼마 전, 아침 운동을 가던 길에 눈에 익은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이전에도 관심 있게 봤던 공고이기는 한데 용기가 안나 연락하지 못했던 공고인데, 운동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연락처를 사진으로 찍었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되던지. 다행히 사장님은 아직 사람을 구한다고 하셨고, 간단한 이력서와 건강보건증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셨다. 아휴~
#2. 알바 이력서 작성, 경력이력서 못지않게 이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알바 이력서를 써야 했다. 사장님은 간단하게 작성해 달라고 하셨지만, 직장인 습관인이 남아서인지 '그래도 이력서인데..'라는 생각에 베이커리 카페 알바에 맞춰 작성하기 시작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지원 동기와 핵심 역량이다. 왜 이 알바를 하고 싶은지 솔직히 작성하고, 이전의 경험(마케팅/서비스 등)이 어떻게 도움이 될지 진심을 담아 작성했다. 쓰면서 더 "이게 맞나?"싶업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다.
분량: 2p
목차: 지원 동기 / 핵심 역량 / 경력, 학력, 교육, 기타 활동
쓰고 나서도 조금 부끄러웠지만, 최선을 다해 작성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이력서를 사장님께 드리고 기다리는데 곧바로 연락이 왔다. 사실 학생들이 많은 동네라 학생 알바를 더 선호할 것 같았지만, 그런 편견 없이 뽑아주신 것 같았다. 또 다른 경험의 시작이다. 그래서 그 새로운 배움이 기대됐다.
Lesson Learned: 일단 지금 바로 시작하라!
Tip: 알바 도전
사전 준비: 파트타임이어도, 최선을 다해 이력서를 작성한다.
가게 칭찬: 아르바이트할 곳의 좋은 점을 어필한다
나의 장점: 알바 업무와 관련된, 나의 장점을 어필한다. #서비스 #친절함 #자격증 #
의지 어필: 초롱초롱 열심히 하겠다는 눈빛으로 사장님께 어필한다. 씩씩하고 밝은 모습
배움 자세: 성실함, 신뢰 있는 사람, 배울 자세 완비 어필의 자신감
문득 드는 생각, 알바생에 대한 편견
나는 어쩌면 알바생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 같아. 카페 알바는 학생들이 할거라는 생각, 그리고 사장은 어린 학생들을 고용할 거라는 생각말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 40대가 넘어 퇴사나 이직을 하려고 할 때 그런 말을 입버릇처럼 서로 하고는 한다. "나이 때문에 어려운 것 같아. 채용하기에는 무겁기도 하고 상관이 나보다 어릴 수도 있고. 젊고 연봉도 높지 않은 친구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걸리겠지. 그래도 일은 정말 잘하는데..."라고 본인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어쩔 수 없는 환경이라고 일부 인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떨 때에는 정말 그게 그렇게 큰 이유일까?라는 의구심도 갖는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회사라는 조직이나 그 사회 시스템보다 내가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정말이지 현실적으로 그러한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나는 그러한 이유를 본인이 만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기에는 경험에 의한 폭넓어진 시야/판단, 나의 본질적인 능력이나 성향, 성장에 대한 열정들은 그대로이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