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휠체어를 타고, 생각은 많지만 제대로 언어로 표현하기 쉽지 않다.
유진이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가 제일 어렵다.
제일 사랑하는 엄마는 자신의 눈빛만 봐도 얼추 다 이해하는데.
도발적인 사건
어느 날 학교 버스에서 도우미를 하는 공익 형이 아파, 새로운 공익 형이 오게 된다.
유진이는 쉬가 마렵지만 아무리 말을 하려고 해도, 공익 형은 알아듣지 못한다.
엄마와 통화했지만, 전화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엄마의 도움도 받기 어렵다.
결국 바지에 쉬를 한 유진은 속상하고 창피해서 울고 만다.
엄마와 새 똑똑 손전화를 사러 갔다가 스마트폰 사용 설명서를 읽는다.
이를 보고, 유진은 <도토리 사용 설명서>를 만들기 한다. (데굴데굴 굴러다닌다고 해서 유진의 별명은 '도토리'다)
그럼 누구나 설명서만 보면 특별한 뇌를 가진 자신을 어떻게 다룰지 알게 되니까.
이 설명서 덕분에 유진을 처음 보는 자원활동가나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도토리와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아빠와도.
유진이의 반 친구들 모두 사용 설명서를 만든다.
절정
유진이는 난생처음 2박 3일 캠프를 가게 된다. 엄청 신나게 논다. 물장구치며 놀기, 다람쥐 형과 줄넘기 하기, 강강술래, 산가지 놀이, 한밤중의 숲 속 모험 등. 유진은 비장애인 도우미 3명과 함께 줄넘기를 하면서 만세를 부르며 희열을 느낀다.
추천 이유
지금까지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친구 정도로 등장했다면,
처음으로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장애인 아동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당당하고 사랑스럽고 유쾌하다.
유진이의 캐릭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대사:
"선생님은 뭐라고 뭐라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그건 선생님이 뭘 잘 몰라서 하는 얘기다. 내가 엄마 없이는 못 산다고? 나는 엄마가 없어도 잘 살 수 있다. 밥 먹고 화장실 가는 거야 누구하고라도 하면 된다. 오히려 내가 없으면 엄마가 가장 아쉬울 거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틈만 나면 나를 꼭 안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예쁜 아들, 엄마는 우리 꼬마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 아, 진짜 우리 꼬마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내가 태어난 그 순간에도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특별한 보물을 선물 받은 것 같아 날아갈 것처럼 행복했다고 그랬다. 내가 몹시 아팠을 때는 많이 속상하고 가슴이 아팠지만 나 때문에 행복한 마음만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나. 그러니까 고마워해야 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엄마다. 그래서 어린이날에도 내가 사 달라는 건 다 사 주는 거다. 그런데 선생님은 왜 자꾸 나더러 엄마에게 선물을 하라는 건지, 정말 알 수 없다." (67쪽)